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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던 작가가 절필을 선언한 지 몇 달이 지났다. 그는 자신이 언론사에 쓴 칼럼을 두고 논란이 일자 자숙하겠다는 의미로 모든 글쓰기를 중단했다. 그가 쓴 칼럼은 가정폭력을 옹호한다는 이유로 사람들의 지탄을 받았다. 말하려고 했던 바가 ‘공부는 남이 아닌 나를 향해야 한다’인 듯하지만 인용된 사례가 부적절했다.사람들은 그의 사과문을 두고도 비난했다. ‘철없는 아들’이라는 문구가 잘못됐다고 했다. 중년남성이 쓰기에는 적절치 못한 문구라며 여전히 낮은 성 인지 감수성을 드러낸다고 했다. 그가 낸 책을 두고도 비난하는 이가 있었다. 자기개발서 위주의 실용서라며 인문학적 고찰이 결여됐다고 했다. 그가 운영하던 블로그 글도 비난의 대상이었다. 효용성을 강조했을 뿐 성찰이 없다고 했다.오랫동안 그의 행보와 글을 지켜본 나로서는 그를 향한 비판 중 몇몇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인생에 어려움에 부딪칠 때마다 책을 읽는다고 했다. 조언을 구할만한 어른이 없어 책에서 인생의 답을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그가 쓴 글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많았다. 그는 영어 학습법을 책으로 냈지만 그 안에는 삶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그가 매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는 글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단순히 책상머리에서 고민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불의에 항거하기도 했다. 이 모든 건 언론, SNS, 유튜브에 다 기록돼 있다. 그가 고민해온 것들이 ‘혼자만 잘 먹고 잘사는 것’이 아닌 ‘올바르게 사는 삶’이었다는 걸 조금만 찾아보면 알 수 있다.그렇다고 그의 잘못까지 옹호할 수는 없다. 그의 말대로 그가 쓴 논란의 칼럼은 잘못됐다. 그렇지만 그가 그 사실을 인정했고 사과했는데도 끝까지 그를 비난해야 할까? 그의 사과에도 그를 향한 비난을 멈추지 않았던 어떤 이는 ‘그가 읽은 책에는 효용성만 있고 그래서 논란의 글을 쓰게 된 것’이라고 주장 했다. 나는 ‘당신이 읽은 책에는 용서나 관용, 너그러움은 없었냐’고 묻고 싶다. 그의 책을 한 권이라도 다 읽거나 블로그 글을 몇 편 읽고 비판하는 이들이 몇이나 될까? 남을 비판할 때는 날카로워도 칭찬은 뭉뚱그려야 하는 데 이를 반대로 행하는 이들이 너무 많다. [이해인 수녀의 詩편지](40) 매일 우리가 하는 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