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그 이후’를 보는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다이나믹 코리아’에선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 수많은 이슈가 ‘핵관’(핵심관계자)의 입에서 말을 통해 명멸합니다. 쏟아지는 말들 중 옥석을 가리고, 말 뒤에 숨은 속내를 간파해 전해드립니다.
● 마침내 종착역에…‘5대3 데드락’ 가설은 틀렸다.
● 헌재 판단 끝났어도, 남은 걸림돌은 ‘첩첩산중’
● 마침내 종착역에…‘5대3 데드락’ 가설은 틀렸다.
▶헌법재판소
“2024헌나8 대통령(윤석열) 탄핵 사건에 대한 선고가 4월4일 금요일 오전 11시 헌재 대심판정에서 있을 예정이다. 선고기일에 방송사의 생중계와 일반인 방청이 허용된다.” –헌법재판소 공지
▶박찬대
“헌법재판소가 국민 명령에 따라 4월 4일에 선고하게 된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내란 상황을 진압하고 종식할 수 있는 최고의 판결은 내란수괴 윤석열의 파면뿐이다. 만장일치 선고를 확신한다. 8명의 헌법재판관은 윤 대통령을 파면함으로써 민주주의 위기, 민생과 경제위기, 안보와 평화위기를 반드시 해소해줄 것이라고 국민과 함께 기대하고 명령한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국무총리 공관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권영세
“당연히 기각을 희망하지만 어떤 결론이 나올지 알지 못한다. 승복 필요성에 대해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야당은 유혈사태니 협박할 일이 아니라 어떤 결론이 나오든 승복해야 한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서초동에서 한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권성동
“헌재가 어떤 결론을 내려도 사회적 갈등이 거세질 것으로 생각한다. 헌재 판결 뒤 여야 등 정치권은 국민 갈등을 완화하고 국민 통합에 앞장서야 한다. 헌재가 빠른 시간 내에 기일 잡은 것에 대해 다행으로 생각하고 환영한다. 대통령 탄핵심판은 국가의 중대사고 국가와 국민 운명을 바꿀 정도로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법리와 양심에 따라서 공정한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기대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드디어 선고일이 결정됨. 꽉 막힌 속이 이제야 풀리는 느낌. 8명의 헌법재판관들은 어제 평의를 열고 최종 평결도 마쳤다고. 이제 남은 시간 동안 결정문을 다듬는 일만 남은 것.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도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결정문을 읽어 내려가기 전에 “헌법은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국가 기관의 존립 근거이고, 국민은 그러한 헌법을 만들어내는 힘의 원천이다. 재판부는 이 점을 깊이 인식하면서 역사의 법정 앞에 서게 된 당사자의 심정으로 선고에 임하려 한다”고 밝힌 적이 있음. 지금의 재판관들도 이러한 심정으로 남은 기간 결정문 작성에 최선을 다해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음.
② 헌재가 오랜 침묵을 깨고 이날 선고 일정을 고지함으로써, 지난 주말부터 급격히 확산했던 ‘5대3 데드락’ 가설은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었음이 드러났음. 이유는 간단함. 헌재는 재판관 1명이 공석인 상황에서 5대3으로 의견이 갈리면, 9명의 완전체가 될 때까지 선고를 미뤄왔음. 나머지 1명 의견에 따라 6대3으로 선고 결과가 바뀔 수 있기 때문. 선고가 지연되자 이런 데드락에 걸린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있었는데, 결국 헌재가 8명 체제에서 일정을 확정했다는 건 8대0, 7대1, 6대2 등 인용 결론이거나, 4대4의 기각 결론에 도달했다는 의미라고 해석해야. 즉, 재판관 1명이 없어도 결론이 달라지지 않는 상황이 됐다는 것. 헌재 재판관들의 구성상 4대4 결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점에서, 결국 6명 이상의 인용 결정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게 법조계와 헌재 안팎의 압도적 관측임.
③ 국민의힘 등 일부에서는 ‘5대3 데드락’ 상황이어도 선고 일정 공지가 나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음. 그 이유도 간단함. 만약 5대3 상황이었다면, 문형배 권한대행으로선 자신의 퇴임이 예정돼 있는 18일까지는 어떻게든 선고를 연기하며 마은혁 임명 등을 기다리는 선택을 했을 것이기 때문. 결론에 대해서는 별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임. 참고로, 헌재가 윤석열 탄핵심판 선고 생중계와 일반인 방청을 허용한 것 역시 긍정적 신호로 보는 시각도 있음. 헌재는 중요 사건에 대해 통상 방송사 생중계를 허용해 왔지만, 정치권에서는 “국민 다수가 바라는 결론, 상식에 어긋나지 않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에 이를 허용한 게 아니겠느냐”는 희망 섞인 해석이 나오고 있음.
④ 헌재의 선고 일정 공지 이후 국민의힘 권영세-권성동 투톱이 헌재 결정에 승복하겠다고 다시 한 번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의미 있어 보임. 윤상현 등 친윤계 일부가 포함된 ‘아스팔트 의원’들은 헌재 결정에 승복하지 않고, 윤석열과 극우보수들을 등에 업고 뭔가 다른 시도를 도모할 가능성이 없지 않음. 다만, 당 지도부가 그래도 중심을 잡고 조기 대선 쪽으로 당의 무게추를 가져간다면, 아스팔트로 튀어나가려는 국민의힘 전체의 원심력은 상당히 약화될 수밖에 없음. 막상 윤석열이 파면되면, 지금껏 윤석열에게 쏠렸던 당의 충성파들이 모래알처럼 흩어지는 장면을 보게 될 수도.
⑤ 헌재가 선고 일정을 공지하자마자 어제 ‘폭망’했던 주식시장도 반등하고,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환율도 다시 떨어지며 정상 수치를 향해 가능 중. 미국발 관세전쟁의 여파로 회복은 쉽지 않겠지만,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 해소가 시장에 얼마나 중요한 전제가 되는지 알 수 있는 장면. 나라 경제를 생각한다는 보수세력들도 이런 상황을 눈 여겨 보며, 헌재 결정 이후를 대비하기를 강력히 권함.
● 헌재 판단 끝났어도, 남은 걸림돌은 ‘첩첩산중’
▶한덕수
“(상법개정안 거부권 행사와 관련해) 고심을 거듭했다. 일반 주주를 보호하는 법률안 취지에 결코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기업 경영 의사 결정 전반에서 이사가 민·형사상 책임과 관련한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돼 적극적 경영 활동을 저해하고, 국가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포함한 대다수 기업의 경영 환경 및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정부는 상장 기업에 한해 합병 등 자본거래 과정에서 이사회에 주주 이익 보호 노력 의무를 부여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덕수 권한대행, 국무회의에서
▶박찬대
“내일(2일) 본회의가 열리면 (최상목 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보고가 된다. 최상목과 한덕수가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음으로써, 마지막까지 위헌 상태를 유지하는 중 (윤석열 탄핵심판) 선고를 맞이하게 됐다. 최상목 한덕수에 대해 깊이 판단해, 국민의 마음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릴 것”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등 책 출간
“(12·3 비상계엄의 정당성 등을 담은) 『87체제를 넘어 새로운 대한민국』 책이 곧 나온다. 늦어도 4월10일부터 예매가 가능하다. 윤 대통령과 함께 김기현· 나경원· 윤상현·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과 백지원 전 대변인, 헌법학자 이인호 중앙대 교수· 심규진 스페인 IE대 교수, 신평· 도태우 변호사, 복거일 작가, 전한길 역사강사 등 12명이 힘을 합쳐 책을 만들었다. 40년 전 세운 ‘87체제’는 점차 낡은 체제로 바뀌어 갔고 ‘진보귀족’은 기득권 세력화하여 부패의 구린내를 풍겼다. 무엇보다 그들은 절대 ‘친중국’, ‘친북한’의 시대착오적 자세를 벗어나지 못해 실질보다 이념을 중시하는 탓에 전체주의적 성향을 띄게 됐다. 이러한 87세력이 의회의 압도적 지배뿐만 아니라 집행권까지 장악한다면, 강한 경찰권력을 구사하며 파시즘적 정치형태로 국민 위에 군림할 것은 명약관화하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으로 언론, 문화, 노동계를 중심으로 막강한 지배력을 갖추게 된 그들에게 저항했다. 그러자 청년들이 대거 탄핵반대 집회에 참여하며 엄청난 시대의 변환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사회변혁 운동은 점차 시민혁명으로 커갔고 이것이 추구하는 가치 질서는 곧 윤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으로 추구했던 그것이다.” –신평 변호사, 자신의 페이스북에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헌재가 윤석열 탄핵심판 선고 일정을 공지하는 날마저, 권한대행이라는 한덕수는 마은혁 임명을 철저히 외면하며 위헌적 행위를 계속해 나가고 있음. 국민들에게 자신의 위헌 행위에 대한 최소한의 설명이나 양해를 구하는 절차조차 없는 무례한 태도임. 그러면서 또 기업들과 국민의힘이 강력하게 주장했던 상법개정안 거부권은 행사. 아무리 윤석열이 임명한 총리라고 하더라도, 저런 정도의 행태이면, 윤석열이 현직에 있는 것과 다른 점이 전혀 없다고 할 만. 이전의 최상목이 보여준 행태, 그 뒤를 이어받은 한덕수의 행태를 보면, 우리 사회가 윤석열 탄핵 이후로도 넘어야 할 걸림돌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음. 나라 경제가 풍전등화에 처한 지금, 다음 대선 때까지 무려 60일을 이런 인물들에게 국가 운영을 온전히 맡겨야 한다는 것 자체가 한심하고도 두려운 일.
② 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민주당이 매만지고 있는 최상목 탄핵과 한덕수 재탄핵 카드는 이제 접는 게 혼란을 최소화하는 일임. 실익도 없는 줄탄핵으로 아스팔트와 국민의힘 쪽에 괜한 불복의 빌미를 줄 이유가 없음. 강경파를 이끌었던 박찬대 원내대표도 “숙고해 보겠다”고 밝힌 만큼, 일단 한덕수, 최상목 체제를 내키지 않겠지만 그냥 두는 게 차악의 선택임. 남은 60일 대선 관리와 미국발 태풍에 대한 대처도 필요한 상황. 총리와 경제부총리의 공백은 중도층의 반감만 살 것임. 그럴 리 없겠지만, 혹시나, 한덕수-최상목이 윤석열 파면 뒤에는 ‘영혼 없는 공무원’ 기질을 유감 없이 발휘해, 노선을 변경해 착하게 굴지도 모르는 일이니…
③ 윤석열이 이 와중에 책을 냈다는 건, 아직 탄핵 기각에 대한 ‘헛된 망상’을 버리지 않고 있다는 증거. 그게 아니라면, 파면 이후에도 세력을 끌어 모아 극우의 지도자 자리를 노리고 있을 수도. 다만, 어느 쪽이건 내란죄 형사재판을 받아야 할 윤석열로서는 파면이 되면 그 순간 재기는 불가능. 소수의 아스팔트가 그를 지지하더라도, 파면이 되면 윤석열은 재구속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큼. 아마 그를 가장 따르며 한몸처럼 굴었던 검찰부터 윤석열을 가장 먼저 먹잇감으로 삼을 것. 정치 검찰과 검찰 정치의 비정하고 의리 없는 세계가 실제로 그러함.
④ 책의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다른 이들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이제 완전히 아스팔트 친윤으로 자리 잡으며 이번 책의 집필에 참여한 김기현· 나경원· 윤상현· 조정훈 등은 정치적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워 보임. 특히 넷 중에 윤석열의 재임 초기 핍박 받았던 나경원은 왜 뒤늦게 ‘골수 친윤’으로 변신해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망쳤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 이게 바로 안절부절, 좌고우면, 갈팡질팡하는 ‘헛똑똑이’의 최후인가 싶어 딱한 마음마저 드는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