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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MZ 지뢰와 늑장 대응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가 단순한 안전 사고를 넘어 안보 문제로 번지고 있습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사고 현장 인근에서 북한군이 사용하는 수지 반보병지뢰가 추가로 발견됐다는 점입니다. 지난 21일 폭발한 2발 외에도 지뢰가 더 확인됐고, 장병들이 당시 목격했다고 진술한 지뢰와도 다른 종류로 평가됐습니다. 이른바 '숨은 지뢰'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국경선 요새화를 위해 의도적으로 지뢰를 매설했을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일부가 군사분계선(MDL) 남쪽에서 확인된 만큼 정전협정 위반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강 장관 역시 "정전협정 위반이 명백하다"며 상응하는 조치를 예고했습니다. 북한의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한 수순입니다.

 

그러나 더 치명적인 문제는 사고 이후 우리 군의 대응입니다. 현장조사는 사고 엿새가 지나서야 시작됐습니다. 그 사이 군 당국은 추석 연휴 이후인 29일 조사 방침을 세웠다가 입장을 바꿨습니다. 추가 폭발 위험이 있는 DMZ의 특성상 신중한 접근이 필요했다는 점은 인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이 묻는 것은 속도만이 아닙니다. 왜 그렇게 판단했고, 무엇을 근거로 조사 시점을 정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면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을 피할 길이 없습니다.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에서도 같은 허점이 드러났습니다. 우크라이나 측과 비공개 사안을 두고 입장이 엇갈리는 사이,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엔 무대에서 포로의 한국 송환 사실을 공개하면서 외교적 논란으로 번졌습니다. 안보와 외교는 작은 판단 하나가 적지 않은 파장을 낳는 분야입니다. 정치적 해석에 앞서 사실관계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밝히는 것이 기본입니다.

 

DMZ의 지뢰는 북한이 묻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고 이후 커진 의문까지 북한 탓으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확인된 사실마저 정치적 부담을 이유로 설명을 미루는 정부는 국민의 신뢰를 스스로 갉아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을 판단했고 왜 그렇게 대응했는지 설명할 책임은 결국 우리 군과 정부에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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