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공장 가동률 24년 10%→25년 55%
설립 후 적자 지속, 모기업 누적 출자 670억·대여금 지원도
자동차용 플라스틱 부품 전문기업 에코플라스틱이 4년여 전 세운 미국 현지법인의 수익화 시점이 지연되고 있다. 당초 지난해부터 흑자 달성 가시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와 원청사의 생산 체계 조정 등 대외 변수가 겹친 탓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코플라스틱 미국법인(ECOPLASTIC AMERICA)은 지난해 매출 1917억원, 28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매출은 전년(166억원)보다 1051.3%(11.5배) 늘어난 반면, 2024년 당기순손실 213억원에서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에코플라스틱이 2022년 설립한 미국법인은 미국 조지아주 사바나에서 전기차 부품(범퍼) 공장을 운영 중이다. 앞서 에코플라스틱은 고객사인 현대자동차의 북미 전기차 공장 범퍼 1차사로 선정되면서 현지 생산기지 구축 등 동반 진출에 나섰다. 2022년 하반기 공장검토, 2023년 6월 착공에 들어간 미국 전기차 부품공장은 2024년 10월부터 본격 양산을 개시했다.
고객사 니즈에 맞는 생산 체제를 구축했지만, 생산 능력 대비 생산 실적을 나타내는 가동률은 상승세가 더딘 편이다. 지난해 미국 조지아주 공장의 가동률은 55.6%를 기록했다. 생산개시 첫 해인 2024년 가동률은 10.8%였다. 저조한 가동률은 안정적인 수익 실현 국면에 진입하는 데도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에코플라스틱은 미국 내 부품 공장 건설의 첫 삽을 들었을 당시, 기존의 국내 부품사업과 더불어 고객사와의 해외 장기 공급계약을 통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그룹이 짓는 연 30만대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인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의 부품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공장 가동을 본격 개시한 2025년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139억원, 63억원으로 잡았다. 이는 연간 14만대 생산 기준으로 추산한 값이다. 향후 2030년에는 연 33만대 기준으로 매출 7382억원, 영업이익 348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원청사의 생산 체계가 바뀌면서 부품사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당초 HMGMA는 순수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설립될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준공 당시 전기차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차종도 투입해 다양한 친환경차 수요를 충족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HMGMA는 2024년 10월 아이오닉 5 생산을 개시했고, 2025년 3월 현대 전동화 플래그십 SUV 모델 아이오닉 9 양산에 돌입했다. 오는 6월부터 기아 모델도 추가 생산하면 전기차 3종을 생산하게 되고, 내년 하이브리드 두 차종도 추가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에코플라스틱이 2023년 미국법인의 연도별 손익 전망치를 발표했을 당시엔, 생산체계 변동안이 반영되기 전이다. 이를 감안하면 HMGMA의 하이브리드 차종 생산을 개시할 때까지 에코플라스틱의 미국법인 수익화 시점도 연달아 미뤄질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더욱이 전기차 3종 역시 순차적으로 생산라인을 가동하면서 부품사의 초반 공장 가동률도 영향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해외법인의 더딘 실적 개선은 모기업 입장에서도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에코플라스틱은 미국법인 지분 100%를 쥐고 있으며 매년 추가 출자를 단행하고 있다. 2022년 최초 출자한 금액은 67억원이며 2023년 129억원, 2024년 134억원, 지난해 340억원으로 누적 670억원 규모다. 자본 확충에 더불어 양산 첫 해에는 대여금 지원도 병행하며 해외사업장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동력을 끌어올렸다. 2024년 미국법인 대여금 명목으로 계상된 금액은 1029억원이며, 지난해 기준으로는 1004억원으로 나타났다.
에코플라스틱의 미국법인 대상 채무보증 규모도 적지 않다. 지난달 기준 에코플라스틱의 채무보증 총 잔액은 2747억원으로 집계되며, 2025년 말 자본총계(개별 3330억원) 대비 채무보증 비중은 82.5%에 달한다. 이 가운데 미국법인에 가장 많은 1875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지고 있다.
에코플라스틱 관계자는 “HMGMA 자체 정해진 캐파(CAPA·생산능력)가 있는데 생산체계가 바뀌다보니 부품사도 기존 전기차 2종만으로 가동률이 충분히 나오지 않는 것”이라며 “내년 하이브리드 차종까지 양산되는 시점에 자사 미국법인이 처음 계획했던 생산실적이나 매출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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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데일리
천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