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는 요즘, 출근하려고 현관문을 열면 저절로 '헉' 소리가 납니다. 집안과는 확연히 다른 바깥의 온도 때문입니다.
한여름에도 이너셔츠를 꼭꼭 챙겨입을 정도로 추위를 싫어하지만, 요즘의 더위는 '해도해도 너무하다' 싶습니다. 양산과 선글라스로 중무장해도 뜨거운 햇빛을 피하기엔 역부족입니다.
주위를 둘러봐도 양산을 쓰거나 손풍기를 든 행인을 심심찮게 마주할 수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시원하게 걷기 위함이겠지요.
걷기만 해도 더운 날씨에 노동자들이 시원하게 일하고 싶어하는 것이 과한 욕심일까요. 아니, 최소한 '덥지는 않게' 일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늘이 부족한 건설현장은 폭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건설노동자 10명 중 8명은 아무리 더워도 작업을 지속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내용이 담긴 건설노조의 설문 결과를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태양 아래서 걷는 5분도 괴로운데 하루 종일 불볕더위를 피하지 못하고 일을 한다는 것을 감히 짐작하기도 어려웠습니다.
또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쉼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고 응답한 노동자들도 있었습니다.
한 노동 전문가는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재해는 단기간에 눈에 보이지 않아 산재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야외 노동자들은 시원하다 못해 추운 노동 환경을 요구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야외라는 특성상 실내와 동일한 조건의 냉방시설을 갖추기엔 물리적으로 한계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살인더위'라고 불리는 폭염에 최소한의 그늘은 있어야 합니다. 정부는 소규모 작업장에도 폭염 대피 시설 설치를 의무화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잘 지켜지는지 꾸준히 관리·감독하는 것입니다. 온열질환 재해는 충분히 사전에 예방할 수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현장을 모니터링 해 노동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예의주시 해야 합니다. 부디 고용당국의 통계에서 온열질환 재해자 수치가 줄어들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