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휴가, 해외서 즐기신 분들 많을 겁니다. 실제 올해 상반기 해외 카드 사용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나 증가한 12조원(92억달러)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해외여행 인구 급증으로 여권 발급량도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367만권의 여권이 발급됐다는 것인데요, 지난해 같은 기간(103만권)과 비교했을 때 3.5배나 급증한 수준입니다.
물론 엔데믹의 영향입니다. 다만 더 이상 '그 돈주고는 제주도 안가지, 동남아나 일본을 가겠다'는 여론도 지배적입니다. 요즘엔 '돈 없어서 해외여행 간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K- 바가지' 대표명소인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이 점점 줄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외식 비용과 숙박, 골프장 그린피, 입장료 등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요, 코로나19를 맞아 인기가 높아지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바가지 요금을 점점 더 씌운 탓에 외면받고 있는겁니다.
실제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과 8월 제주를 찾은 내·외국인 관광객은 230만8261명(잠정)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54만4940명(확정치)보다 10%(23만6679명)가까이 줄어든 것인데요.
내국인 관광객만 놓고 보면 그 격차는 더 벌어집니다. 같은 기간 213만3857명(잠정)으로 지난해(253만997명·확정)보다 40만명 가까이 감소한겁니다.
제주 공항을 오가는 국내선 공급 좌석도 쪼그라들었습니다. 올 상반기 제주공항 국내선 공급 좌석은 1534만6789석으로 코로나19 기간이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1654만942석)보다 119만4153석 줄어든 규모입니다.
정부는 내수진작, 소비 활성화를 명분으로 추석과 개천절 사이 비휴일인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습니다. 추석 연휴를 포함해 6일 연휴동안 가족들과 국내 여행, 여가 활동, 쇼핑 등을 통해 민간 소비를 늘려 내수 경기를 살리겠다는 취지인데요.
K`바가지에 내수 진작이 아닌 해외여행 수요만 부추길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해외여행 예약 건수가 2배 이상 늘었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제주도의 관광 산업, 이대로 가다간 국내 소비자들이 거들떠보지도 않을 날이 머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외면하는 제주도에 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붐빌리도 만무합니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