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고 집값이 하락하는 가운데 전국적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 통계치인 지난해 11월 기준으로도 전국 아파트 미분양은 5만8027가구로 전월(4만7217가구)보다 22.9%(1만810가구) 늘었습니다.
한 달 새 1만 가구 이상이 급증한 셈입니다. 지금과 같은 속도대로라면 정부가 '미분양 위험선'으로 판단하는 6만2000가구를 이미 넘어설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그렇다면 미분양은 왜 부동산 시장의 '뇌관'이라고 불릴까요.
미분양 물량이 쌓이면 건설사는 유동성 위기를 거쳐 줄도산에 직면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부동산 사업의 경우 통상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해 자금을 마련한 뒤 분양대금을 받아서 대출금을 갚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됩니다.
아파트 분양 시장 특성상 분양 계약자들에게 계약금과 중도금을 받아 사업비를 조달해야 하는 상황인데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신규 PF 대출이 막히고 기존 PF 대출 차환이나 만기 연장도 어려워지면 결국 자금난에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건설사 줄도산은 금융기관의 유동성 위기로까지 번져 우리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는 사안입니다.
문제는 지금과 같은 시장 분위기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는 최근 분양권 시장만 보더라도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방의 경우 최근 분양을 마친 일부 단지들의 경우 프리미엄이 없는 분양권인 이른바 '무피'가 일반적이고, 일부에선 분양가보다 싼 '마이너스피'까지 등장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