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탈건설'을 들어보셨나요? 어느 일이나 어려운 점이 있다지만 건설업을 탈출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국내 건설사 중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건설사의 직원도 "좋은 기회만 있다면 탈건설을 마음먹고 있다"고 말합니다.
무엇이 건설업을 떠나고 싶은 곳으로 만들었을까요? 건설업은 더이상 성장성이 없다는 시각, 한결 무거워진 안전에 대한 책임감, 붕괴사고 이후의 이미지 추락과 실망감 등이 결합된 부정적 인식이 저변에 깔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건설업은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15%를 차지한 중추산업입니다. 철근, 콘크리트, 마감재, 미장 등 각종 제품과 시공업체를 감안하면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국내 경제의 굵은 기둥입니다.
건설사들의 SOC 건설로 한국은 경제 부흥을 이뤄냈으며, 중동 건설현장에서 땀흘렸던 산업 역군들의 외화벌이도 큰 힘이 됐죠. 이같은 옛 영광의 기억은 사라지고 지금은 "어쩌다가 건설업이 찬밥 신세가 됐는지 모르겠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까지 나옵니다.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한 아파트 공사현장. (사진=뉴시스)
젊은층들은 소위 '노가다'로 칭해지는 건설 현장직을 꺼리면서 현장 인력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오래전부터 그 빈자리를 외국인이 채우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작업반장도 외국인이 맡는 시대가 왔습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인식 변화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더이상 노가다가 아닌 기능인, 기술자로 대접하는 등 3D 업종이라는 시각을 탈피할 수 있도록 여러 방면에서 힘써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정부의 건설산업 죽이기도 멈춰야 합니다. 안전과 품질을 강화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이지만 정치 논리에 의한 불필요한 건설산업 때리기를 우려하는 시선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불법 하도급, 최저가 입찰 등 건설현장 사고 발생마다 근본적인 문제로 지목됐던 사안에 대한 건설업계 당사자들의 자성과 관행 근절이 수반돼야 할 것입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