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으로 재무구조 안정성을 위해 다양한 협의를 진행 중이며, 현재 우수한 입지에 위치한 사업들이 착공 및 분양을 앞두고 있어 향후 더욱 안정적인 재무구조가 기대된다.”
최근 롯데건설이 유상증자와 금전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하며 내놓은 설명입니다. 각각 2000억원, 50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이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의 우려 속에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위한 선제적 대처라는 입장입니다.
롯데건설 유상증자 결의 공시(캡쳐=금감원)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나 일반투자자·특정 투자자(제3자 배정)에게 대가를 받고 신주를 배정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국내 건설사들이 올해 들어 유상증자를 잇달아 단행하며 자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철근, 시멘트 등 주요 건설 자재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금리인상과 경기 침체로 재무안전성 문제가 불거진데 따른 대응입니다.
건설업 특성상 차입금이 많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Project Finance)과 같은 자금조달이 끊임없이 필요한 만큼 운영자금 조달 등을 위한 목적에서 유상증자를 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유상증자 역시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유증의 경우 이자 부담 없이 자본금과 자본잉여금(주식발행초과금)을 늘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유상증자 자체가 재무 상태가 좋지 않은 곳이 선택하는 ‘최후의 수단’이란 이미지가 강한데다 결국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공시한다는 측면에서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최근 들어서는 강원도 레고랜드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 등으로 부동산PF 부실 우려가 높아지면서 건설사 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린 상태입니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금융시장의 경색으로 건설업계에 유동성 리스크와 신용위험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강원도의 레고랜드 지급금 지급의무 불이행 사태 이후 PF 유동화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BBB급 건설사와 차환 예정 PF ABCP 등의 금액이 과중한 A급 건설사들의 경우 현재 금융시장 내에서의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잠재적 매도 물량부담(오버행)에 따른 주가 희석과 유동성 대응에 대한 우려를 건설사들이 이겨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