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기준 절반이 넘는 바이오기업이 매출을 내지 못하거나 적자라는 통계가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2021년 바이오 기업에 대한 분석이 나왔는데, 절반 이상이 매출을 내지 못했거나 적자였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바이오협회가 최근 발간한 '2021년 기준 국내 바이오산업 실태조사 결과보고서'를 보면 지난 2021년 바이오산업체 기업 1055개 중 미응답 기업 89개를 제외한 966개 기업 중 258개 기업은 매출 발생 이전 단계로 조사됐다. 전체의 26.7%를 차지하는 셈이다.
매출 발생이 있는 기업은 708개 중 247개에 불과했다. 25.6%가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결과다.
바이오산업은 꿈을 먹고 토양을 일궈 결과물을 낸다고 여겨진다. 특히 신약이라도 개발한다면 기간은 짧게 잡아도 10년, 성공률은 높게 잡아도 10%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모든 상황이 잘 풀렸을 때의 일이다.
매출도 내지 못하는 바이오기업은 무얼 먹고 살까 싶은데, 대부분은 건강기능식품을 만든다거나 다른 곁다리 사업을 한다. 신약개발처럼 시간이 오래 걸리고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주력 사업 자금은 투자를 받거나 주식시장에 상장해 마련한다.
이런 구조적 한계를 감안하면 문제는 더 이상 매출이 없거나 적자를 기록한 곳들이 아니다. 꿈을 먹고 자라는 바이오기업이 되레 꿈만 파는 경우가 문제다. 매출이나 적자폭이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추구하는 결과물의 실체가 핵심이다.
바이오업계를 취재하고 기사를 쓰다 보면 몇몇은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를 장담한다. 아직 사람에게 투여하지도 않은 동물실험 단계의 약을 꿈에 빗대 부풀린다거나 그들이 신청할 수도 없는 긴급사용승인을 따놓은 당상처럼 여기는 건 부지기수다.
이런 곳들은 매출이 없지도 적자도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히려 그릇된 방법으로 주가를 끌어올려 기업가치를 올린다.
꿈을 꾸는 자에게 제한은 없다. 가난해서 꿈꿀 자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부자라고 더 큰 미래를 그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꿈을 진짜로 포장해 팔지는 않았으면 한다. 어쩌면 바이오 거품론은 매출이 없고 적자인 곳들보다 허황된 말들에서 시작됐을 수 있다는 걸 명심하자.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