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2014년 이후 줄 곧 불황 국면이던 조선업체들이 2년 전 수주 대박을 터뜨리며 훈풍 분위기가 돌고 있습니다. 장기간 부진한 실적도 향후 반등세로 전환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면서 조선사들의 직원 성과급 지급 규모도 점점 늘어날 것이란 기대도 받고 있습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HD현대그룹 계열 조선사들은 지난해 성과급 규모를 늘렸습니다.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은 기본급의 170%를 지급했습니다. 또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역시 기본급의 182%, 221%를 성과급으로 제공됐습니다. 2~3년 전 규모보다 약 30% 증가한 수준인데요.
지난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HD현대그룹 조선부문 계열사들이 올해에도 흑자 폭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내년 성과급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02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연간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했습니다. 그래서 향후 3~4년치 일감을 이미 다 확보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또 보통 조선사들은 선박 수주 계약을 체결할 당시 선수금을 적게 받고 인도할 때 대금을 많이 받는 형태의 '헤비테일' 방식의 특수성 때문에 수주가 실적에 반영되기 까지는 1~2년 정도가 소요됩니다. 이에 수주 목표를 달성한 과거 년도의 수주계약 대금이 올해부터 본격 반영된다는 관측이 나와 성과급 확대 기대감이 더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아직 적자 행진을 끊지 못하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상황도 달라질 기미가 보입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초과이익성과급(OPI)이 지급하진 않았지만 상반기, 하반기 두차례 목표달성장려금(TAI)을 제공했습니다. TAI가 지급된 건 지난 2015년 이후 7년 만으로 간만에 직원들에게 활력 요소로 작용됐습니다.
마찬가지 수년째 성과급을 받지 못한 대우조선해양도 최근 적자 폭을 줄이고 있는 데다 지난해 한화그룹 인수를 계기로 실적 개선과 임금 정상화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제기됩니다.
조선업은 2010년대 초반 '성과급 잔치'라고 불릴 정도로 성과급을 받으며 타 업계의 부러움을 받았습니다. 지난 2010년 현대중공업은 기본급 600%의 성과급으로 지급한 적도 있었죠.
이같이 긍정적인 분위기 때문인지 업계 관계자들과 식사마다 좋은 시기에 잘 오셨다는 환영 인사가 많습니다. 과거 성과급 잔치라고 시기질투를 받던 조선업계가 정당한 보상을 통해 다시 한번 업계 관심의 대상이 되길 기대하겠습니다.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해 2021년 스웨덴 마린베스트(Marinvest)사에 인도한 5만 톤급 메탄올 추진 PC선 ‘마리 이노베이터(Mari Innovator)’호. (사진=HD현대그룹)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