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정부가 올해 HMM 매각을 완료하겠다고 밝히면서 과연 인수자가 누가될 것이가에 대한 업계 관심이 뜨겁습니다. HMM은 시가총액 11조원에 육박해 인수 비용이 막중한 부담이 있는 대형 선사이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지난달 말 차관급 회의를 통해 HMM 매각을 위한 컨설팅 추진을 확정하는 등 매각 업무를 본격 착수했습니다. 이같이 올초 매각 기대감은 증권시장에 즉각 반영됐습니다. HMM의 주가는 지난 1월에만 20%가량 상승하며 2만33000원까지(지난달 30일 기준) 올랐습니다.
HMM의 현재 지분율은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신용보증기금 등 공공부문이 45% 가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것 외에도 이들이 보유한 영구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까지 모두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지분율은 70%대로 추정됩니다.
첫번째 관건은 HMM의 공공부문 주주들이 CB와 BW이 주식으로 전환을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두 메자닌(CB·BW)은 대규모 주식으로 전환이 가능해 HMM의 민영화를 까다롭게 하는 요소입니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산은과 해진공의 HMM 보유지분 40.65%를 전량 넘겨받더라도 두 공적기관이 메자닌을 주식으로 전환한다면 지분율은 19.39%로 변합니다. 결국 HMM의 잠재적 인수 후보자는 추후 경영권을 확실하게 보장받기 위해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CB와 BW의 일정 부분 함께 사들여야 한다는 뜻 입니다.
HMM의 인수 후보군으로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그룹, CJ그룹, SM그룹, LX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최대주주 산업은행이 HMM 매각 의사를 타진하기 위해 접촉했던 대기업 집단의 명단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인수 의지를 확실하게 표명한 그룹은 없습니다. 최근 포스코홀딩스는 HMM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못을 박기도 했습니다.
해운업계 시황도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3고 현상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후 해운 운임은 1년 만에 80% 이상 하락했습니다.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해운업 특성상 지금은 그 어떤 기업도 HMM 인수에 적극 나서긴 어렵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경기 충격 속에서 기업들은 하나 둘 유동성 확보 등 재무건전성 강화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투자 시기가 올해 좋지 않다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정부 뜻대로 올해 안에 HMM 매각 작업이 성사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현 상황입니다.
HMM. (사진=뉴시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