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은 그대로인데 택시비는 엄청 올랐네", "이제 택시 못 타겠다"
2월1일, 제 주변 지인들이 한 마디씩 이렇게 말했는데요. 바로 확 비싸진 택시비 때문입니다. 중형택시 기본요금은 기존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올랐습니다. 인상률은 무려 26%입니다. 근로자 임금인상률은 5%도 오르기 힘든데 26%나 올랐습니다.
기본 거리도 줄어들고 거리 당 요금은 더 올랐습니다. 결과적으로 택시 요금 미터기 오르는 시점이 더 빨라졌습니다. 더 무시무시한 게 있죠. 바로 심야할증입니다. 심야할증은 오후 10시부터 시작되는데 문제는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할증률이 기존 20%에서 40%로 높아졌습니다.
실제 택시비 인상 체감은 어떨까요? 오후 11시, 심야할증이 붙은 상태에서 제가 직접 타봤습니다. 송파구 방이동 먹자골목에서 문정역까지 타봤는데요. 불과 4.3km의 거리인데 1만원이 넘는 금액이 나왔습니다. 과거에는 동일한 시간일 경우 잠실역에서 강남역까지도 갈 수 있는 금액입니다.
지난 1일 서울 중구 서울역 택시승강장에 대기 중인 한 택시의 미터기에 4800원으로 인상된 요금이 표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택시 요금이 오른 건 택시 공급이 줄어든 탓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배달 시장이 뜨자 택시 기사들이 배달업계로 빠지면서 승차난이 가중됐는데 수익성을 높여 다시 택시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계산입니다.
문제는 역효과입니다. 택시비가 너무 가파르게 오르자 승객들은 오히려 택시 이용을 줄이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제가 만난 일부 택시기사들은 오히려 승객이 줄었다고 토로했습니다. 또 요금 인상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좀 더 지켜봐야한다고 말한 기사들도 많았습니다.
택시 공급을 늘릴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함께 심야시간에 이동할 수 있는 다른 대체제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심야 택시 승차난이 일었을 때 우버와 타다, 풀러스(카풀)와 같은 다른 이동수단이 있었다면 상황은 어땠을까요.
아침에 휴대폰을 보니 문자메시지에 이렇게 찍혀있네요. 택시비 1만1000원. 우버와 타다, 풀러스가 그리운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