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작품들이 자세히 뜯어 보면 남성 중심의 서사로 이야기가 진행이 됩니다. 여성 캐릭터가 등장을 하지만 소모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드라마에서도 남자 중심의 이야기, 여성 캐릭터는 기껏해야 캔디형 캐릭터가 전부였습니다. 1990년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노골적 성차별, 로맨스를 가장한 로맨스 폭력 등을 아무렇지 않게 보여줬습니다.
영화로 넘어가면 남자 중심의 서사 작품의 쏠림 현상이 더 심했습니다. 아예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는 작품도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흥행 영화 중 여성 감독 작품 비율이 한자릿수 밖에 되지 않고 여성 캐릭터가 전면에 등장하는 작품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여배우들이 하나 같이 입을 모아 여성 중심의 서사 작품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그들의 외침이 통했던 건지 최근 서사의 중심에 선 여성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미국 CNN 방송도 이를 조명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드라마가 여성을 묘사하는데 있어 상당히 진전했다고 평가를 했습니다. 2021년 드라마 주인공 중 53% 이상이 여성이기도 했습니다.
배우 김옥빈은 영화 '악녀'가 나온 뒤 "'악녀'의 등장으로 여성 주인공 영화가 활기를 띠길 바란다"고 이야기를 한 바 있습니다. 그만큼 2017년 공개된 '악녀'는 남성 중심의 서사, 남성 액션만 있던 충무로에 여성 원톱 액션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그렇게 여성 주인공 영화가 활기를 띠길 바란다고 했던 김옥빈은 현재의 여성 캐릭터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김옥빈은 자신만 하더라도 '여자가'라는 말을 듣고 자란 세대라고 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어릴 때 천방지축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할머니가 집에서 여자가 뛰어 다니며 안 된다는 이야기를 매번 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김옥빈은 왜 여자가 뛰면 안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나중에 어르신들이 그렇게 이야기를 하니까 다들 그렇게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했습니다.
김옥빈은 자신의 어린 시절과 달리 최근에는 SNS 발달 영향인지 다양하고 개성적인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했습니다. 여러 캐릭터가 있다 보니 이런 캐릭터를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마음이 활짝 열린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도 최근 나온 대본을 보면 여자 캐릭터들이 변화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고 했습니다. 다양성이 부족했던 여성 캐릭터들이 최근 3, 4년 사이에 굉장히 다양해졌다고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넷플릭스 '연애대전'에서 자신이 연기한 미란과 같은 캐릭터도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과거 다양성이 부족했던 시절이라면 미란과 같은 캐릭터가 로맨스와 접합이 될지 의문을 가졌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수동적인 여자들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어마무시한 여성 캐릭터들이 많다고 했습니다. '펜트하우스'에 나오는 여자 캐릭터들도 그렇고 '일타 스캔들'에서 사랑스러운 캐릭터도 그렇고 여성 중심의 서사를 가진 작품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김옥빈(사진=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