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보험, 연금보험과 같이 노년이 돼서야 관심을 가질만한 보험상품에 청년들이 관심이 없는 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요즘 청년들은 유독 관심이 없다고 생명보험사들의 걱정이 큽니다. 주력상품인데 신규 고객 유입이 안 되는 것이죠. MZ세대(MZ세대는 이렇게 불리는 것을 싫어합니다만)들이 보험을 가입하지 않다보니, 보험연구원에서는 이런 보고서도 냈더랬습니다. '보험소비 경험 분석 : MZ세대를 중심으로'.
최근 보험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30대 미만의 보험자산 보유율은 2020년 50%에서 2021년 36%로 그야말로 뚝 떨어졌습니다. 생명보험 전체 신계약 중 30대 미만의 비중은 2010년 25.1%에서 2019년 16.5%로 줄어들었습니다. 장기손해보험은 전체 신계약 중 30대 미만의 비중이 28.1%에서 22.2%로 감소했고요.. 생명보험 타격이 컸습니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30대와 30대 미만의 연평균 신계약 증가율은 각각 –7.2%, -5.5%로 마이너스 성장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보험연구원 보고서에 의하면 MZ세대는 경험소비를 중시하는 성향이 있는데 보험 소비에서도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MZ세대는 유독 지인의 추천에 의한 니즈 인식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는데, 특히 가장 어린 연령대인 25~29세에서 지인 추천에 의한 니즈 인식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광고나 건강상 염려로 보험에 가입하기 보다, 주변사람이 가입했는가를 중시한다는 거죠. 보험 소비가 함께 줄어들 여지가 있는 겁니다.
하지만 보험은 확실히 일찍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요즘 더더욱 느낍니다. 저도 MZ세대에 속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최근 제 지인의 일화를 듣고 나니 그런 생각이 굳어졌습니다. 이 지인은 여러가지 질병을 종합 보장하는 보험을 들면서, 허리 관련 질환 담보는 보장받지 못하게 됐는데요.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허리가 아파 도수치료를 받은 것 때문이었습니다. 보험에 가입하더라도 이 보험에서 보장하는 허리 관련 질병에 걸렸어도, 남들 다 받는 보험금을 못 받게 되는 겁니다.
사실 직장인에게 허리 통증은 흔한 편이지요. 그런데 뻐근해서 도수치료를 좀 받았다고 담보 가입이 거절되다니. 지인의 보험설계사분이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하더라고요. "나이 들어 더 병원 갈 일 많아지기 전에 미리미리 가입해야 보험에 들 수 있다"고요. 저는 비슷한 보험을 이미 가입했는데, 지인에게는 미안하지만 속으로 안심이 됐습니다. 저도 요즘들어 손목 통증이 있어 물리치료를 받고 있거든요. 아마도 저 역시 이 기록이 다른 보험을 가입할 때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글을 쓰는 오늘은 보험을 가입해야 한다는 계시를 받은 것 같은 하루를 보냈습니다. 보험사 관계자는 종신보험을 어린 나이에 들어야 한다고 재촉했습니다. 같은 날 선배는 보험기자는 어떤 보험에 가입하는 지 궁금하다 하셨고요. 안 그래도 종신보험 가입을 고민 중이었는데 그 말을 들으니 생각이 많아지더군요.(이후에 보험을 가입하게 되면 체험기를 써볼 작정입니다.)
보험기자 경력이 오래되진 않았지만, 아직 전 종신보험이 없습니다. 사실 가입해야 한다는 생각을 미처 못했었는데요. 이날 만난 보험사 관계자는 서른 즈음 미리 종신보험에 가입했다고 합니다. 종신보험이라는 것이 사망보험금을 받는 것이라, 젊은 나이에 고려할만한 대상은 아닌데 말이지요.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보험료가 저렴할 때 가입하기 위해서. 갱신때마다 보험료가 오르기는 하지만, 그래도 가입 시점 보험료가 많이 저렴하니 더 이득이라고 하더라고요.
운 나쁘면 200세까지 산다는 말이나 유병장수시대라는 말이 많이 들려옵니다. 보험료를 생각헤도, 보장을 다 누리기 위해서라도 미리미리 보험에 드는 것이 좋겠습니다. 젊어서 노는 것도 좋지만, 꼭 필요한 보험을 더 늦기 전에 가입하는 지혜도 필요하겠습니다. 기술의 발달로 수명은 느는데, 생활습관의 문제나 환경오염으로 질병에 노출되기는 더 쉬운 요즘이니까요.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 수납 창구에서 시민들이 수납하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