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근(왼쪽) 당시 수원삼성 감독과 이기제가 지난 2월20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3년 개막 미디어 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월25일 닻을 올린 2023 K리그1에 두 달도 안 돼 벌써 피바람이 몰아닥쳤습니다. 팀 생존과 더불어 감독들의 생존 경쟁 역시 치열합니다.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수원 삼성은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성적 부진에 대해 책임을 물어 이병근 감독을 경질하기로 결정했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해준 이병근 감독에게 감사하고, 또한 죄송하다"고 밝혔습니다.
구단이 감독과 이별할 때 직접 '경질'을 언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그만큼 현 수원의 상황이 최악이라는 방증이기도 한데요.
실제로 올 시즌 리그 7경기 무승(2무5패)에 그친 수원은 리그 12개팀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며 명가의 자존심에 단단히 상처를 입었습니다.
리그 개막 전 외국인 공격수 뮬리치(세르비아) 등을 영입하며 공격을 단단히 했지만, 오히려 7경기 13골을 내주며 수비가 무너진 상황입니다. 한 경기 두 골을 내주는 경기 내용으로는 승리를 가져오기 힘듭니다.
이 감독은 지난해 4월 선수 시절 오래 활약했던 수원 지휘봉을 잡았지만, 지난해 리그 10위에 그치며 부진한 성적을 낸 바 있습니다. 특히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간 끝에 FC안양을 물리치고 간신히 1부리그에서 잔류했었는데 달라질 것이라던 올해에도 반전을 꾀하지 못했습니다.
수원은 K리그1에서만 4차례 우승한 대표적인 명가입니다. 특히 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전신인 아시안클럽챔피언십에서 두 차례 우승할 정도로 국제적인 명망도 가졌습니다. 하지만 지난해에 올해 연달아 부진하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당장은 이 감독 한 명이지만, 현재 3무4패(리그 11위)로 역시 리그에서 승리가 없는 강원FC의 최용수 감독과 우승 후보 전북 현대를 이끌고 2승1무4패(리그 9위)에 머물고 있는 김상식 감독도 경질설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입니다.
특히 매년 우승 경쟁을 벌였던 전북의 경우 상황이 심각합니다. 서포터즈는 김 감독의 경질을 요구하며 팀과 대립하고 있습니다. 김 감독은 승리로 변화를 꾀하려고 하지만 여의치 않습니다. 강원 역시 최 감독의 용병술을 바탕으로 위기 탈출을 노리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선수 때는 모두 이름을 날렸던 이들이지만, 팀을 이끌고 내는 감독으로서의 성적은 별개라는 점에서 이들에게 앞으로 해결책은 팀 승리밖에 없습니다.
이 감독으로 촉발된 K리그 팀 감독 경질 서막이 계속될지 관심이 쏠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