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기가 무섭다는 말이 실감 나는 요즘입니다. 근래 들어 물가상승률이 다소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고물가 영향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점심 한 끼 사 먹기도 부담스러운 지경입니다. 백반 1인분의 가격이 1만원에 육박하고 순댓국 등 서민 음식도 1만원을 넘기기 일쑤입니다.
문제는 한번 오른 물가는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 특징이 있고 여기에 더해 추가 상승 요인도 남아있다는 점입니다.
이달 초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111.13으로 1년 전보다 3.3%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7월 6.3%까지 치솟았던 소비자물가는 올들어 지난 1월 5.2%를 기록한 이후 2월 4.8%, 3월 4.2%, 4월 3.7%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5월 한 달 전기·가스·수도는 23.2% 오르며 전달(23.7%)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20%대 급등세를 이어갔습니다. 전기료가 25.7%, 도시가스가 25.9% 각각 올랐습니다. 지역 난방비도 30.9% 상승했습니다.
외식 물가도 비교적 큰 폭 올랐습니다. 외식 가격은 6.9% 상승하면서 물가상승률을 0.90%포인트 끌어올렸고 외식 부문의 생선회 가격의 경우 6.4%나 올랐습니다.
특히 체감물가는 이보다 높아 정부도 이를 끌어내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달 초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식품업계를 향해 가격 인하를 압박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정부의 공개 압박 효과 탓인지 실제 라면업계를 시작으로 가격 인하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먼저 농심과 삼양식품 등 라면업계는 다음 달부터 라면값을 인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농심은 내달부터 신라면 출고가를 4.5% 인하할 예정입니다. 삼양식품 역시 삼양라면, 짜짜로니, 맛있는라면, 열무비빔면 등 12개 제품 가격을 평균 4.7% 인하하기로 했습니다. 이외에 오뚜기도 라면류 15개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하한다고 밝혔습니다.
라면업계에 이어 제과업계서도 가격 인하에 동참했습니다. 양산빵·제빵 프랜차이즈 1위 업체인 SPC는 식빵류, 크림빵, 바게트 등 대표 제품 30개 품목을 평균 5% 인하하기로 했고 파리바게뜨는 식빵·바게트 등 10종의 가격을 평균 100~200원 인하합니다.
하지만 이같은 인하 가격이 얼마나 길어질지 장담하긴 어렵습니다. 원·부자재 가격 불안에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인상 등으로 기업들의 운영비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올 하반기 물가 안정세를 확고히 안착시키겠다는 계획인데, 국민들 시름을 덜어주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