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곧 목동으로 이사갑니다. 아무래도 교육 환경이 잘 갖춰진 곳에서 학교를 다니는 것이 낫다고 부부가 합의를 봤어요"
최근 만난 한 학부모의 말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아이를 둔 학부모는 목동 일대 중학교에 배치받기 위해 전셋집을 얻었습니다.
지난해 가을에 만난 한 건설사 직원도 같은 말을 했습니다. 이 직원은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학군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며 "중학교 진학을 준비하면서 동네를 옮기기로 결심했고, 전학가기 싫어하는 아이를 설득했다"고 말했습니다.
도대체 학군지는 뭐가 다를까요? 이들은 면학 분위기를 꼽았습니다. 위 관계자는 "유해시설이 적고 학원가와 인접한 인프라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관심사도 공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여러모로 공부에 집중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했습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모습. (사진=뉴시스)
학군지라는 타이틀은 부동산에서도 큰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강남 집값을 견고하게 떠받치는 것 중 하나는 교육열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대치동 학원가를 중심으로 인구 유입이 지속되니 집값이 쉽게 내려가지 않는 것이죠.
주민등록상 주소지에 따라 학교가 정해지기 때문에 하반기에 접어들면 학군지로의 이사 행렬이 이어집니다. 따라서 가을 이사철이 되면 강남 일대, 목동, 노원구 중계동 등 서울 내 주요 학군지가 들썩입니다.
최근 수능의 '킬러 문항'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며 사교육, 나아가 학군지 맹목현상에 대한 고찰과 개선 여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고질적 문제로 자리잡은 만큼 쉽게 뿌리 뽑히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사교육에 칼을 빼들었어도 부동산 전문가들은 학군지 집값에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일부 지역 전셋값에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학군지 인식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며 "사교육 대책이 유지될 것이라 보장하기도 어렵다"고 전망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