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발생한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로 촉발된 아파트 부실시공 논란이 커지고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아파트 시공 과정에 철근을 빼먹은 이른바 '순살 아파트'가 대거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임대·분양 단지 중 '지하 주차장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91곳에 대해 최근 정부가 전수조사한 결과 15개 단지에서 철근이 제대로 시공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가운데 10개 단지는 설계 미흡으로 철근이 빠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철근이 어디에 몇 개나 들어가야 하는지 구조 계산도 제대로 되지 않았고 계산은 됐어도 도면에 빠진 사례도 있었습니다. 나머지 5개 단지 역시 시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무량판 구조가 뭐길래 이런 문제가 발생한 걸까요.
우리나라의 아파트 건축 공법은 크게 벽식, 기둥식(라멘식), 무량판으로 구분됩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이 적용되는 방식은 벽식 구조입니다. 이는 기둥이나 보 대신 벽이 슬라브(천장)를 받치는 구조로 공사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벽이 하중을 지탱하기 때문에 한 번 짓고 나면 내부 구조를 바꾸기 어렵고 바닥을 구성하는 콘크리트 층이 얇아 층간 소음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라멘 구조로도 불리는 기둥식 구조는 기둥에 보를 연결하고 그 위에 슬라브를 얹는 방식입니다. 위층 바닥을 기둥과 기둥 아래의 보가 지탱하다 보니 위층의 바닥 충격 소음을 보와 기둥이 흡수해 층간 소음 차단 효과가 뛰어나고 벽 철거가 가능해 내부 리모델링이 용이합니다. 다만 시공비가 비싸다는 게 단점입니다.
최근 문제가 된 무량판 구조는 보 없이 기둥이 직접 슬라브를 지지하는 구조 공법입니다. 보가 없는 만큼 층고를 높일 수 있고 위층 소음이 벽이 아닌 기둥에만 전달되기 때문에 층간 소음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다른 공법에 비해 시공이 빠르고 공사 비용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기둥과 슬라브에 접합 면에 보강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이번처럼 붕괴로 이어질 위험이 큽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이번 주부터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민간 아파트 293곳에 대한 전수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정부는 늦어도 오는 9월까지 약 25만가구에 대한 모든 조사를 마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