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전 세계 금융시장은 미국 국채금리에 울고 웃는 장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10년물 국채금리가 우려했던 대로 결국 5%대를 찍으면서 시장은 또 한 번 충격을 받기도 했는데요.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지난 19일(현지시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5%를 돌파했습니다. 30년물 국채수익률도 5.10%까지 높아졌습니다.
국채 금리를 끌어올린 것은 미국의 소비 강세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발언의 영향이 컸습니다. 파월 의장의 강도 높은 긴축 발언과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이어 이스라엘에 대한 긴급 안보지원 약속으로 미국의 재정 적자 확대 우려가 커지가 국채 금리를 우상향시키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문제는 월가에서는 미 국채 금리가 연 5.5%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는 점입니다. 월가의 일부 분석기관들은 연준의 비둘기적 신호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5% 이상의 고금리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5.5% 수준'도 가능하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금리 리스크 여파가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국채 금리와 동조화를 이루는 우리나라 채권시장 역시 영향을 받아 국채는 물론 은행채 등 전반적으로 시장금리의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미 국내에서는 시장 금리 상승과 더불어 급증한 가계부채 관리로 주요 은행권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각각 연 7%, 연 8%를 향해 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고금리 장기화가 현실화되면서 자금이 필요해 새롭게 대출을 받으려는 소비자도, 기존 대출자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금리 변동 리스크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추가 대출을 자제하고, 신용대출의 경우엔 부채 규모를 줄여나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시장의 충격이 상당한 가운데, 문제는 고금리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공포감입니다. 소비자들 역시 최대 관심이 언제까지 고금리가 이어지냐는 것이지요. 일단 앞서 언급한 대로 월가에서는 단기적으로 5.5%까지는 열어둬야 한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고금리 뉴노멀 시대를 대비해 전략을 새로 짜야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대출금리는 치솟고, 가계대출은 계속 불어나고 있어 '빚' 관리가 전 세계 가계, 정부 모두에게 최대 숙제가 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지난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