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외교수장 '이란, 이스라엘 공습 며칠 전 통보'

"미사일·드론 격추될 수 있다는 것도 이란 전략의 일부"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이란으로부터 이스라엘 공습을 사전에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보렐 고위대표는 16일(현지시간) 보도된 프랑스 일간 르몽드와 인터뷰에서 지난 13일 밤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에 대해 "며칠 전 미리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공격 후 이란 외무장관은 내게 군사 시설만 표적으로 삼았다고 하면서 이것이 통제된 대응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피해를 주고 싶을 때 (목표물에) 도달하기까지 6시간이나 걸리는 무인기(드론)를 보내지는 않는다"며 "미사일과 드론이 격추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란의) 전략 일부였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공격 전후 EU와 이란 사이에 '최소한의 교감'이 있었고 피해를 주려는 실질적 군사행위가 아니라 보복 자체에 의미를 둔 제한된 범위의 작전이었다는 취지다.
보렐 고위대표는 이어 "현재 헤즈볼라나 이란 모두 전쟁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군사적 상황에서는 모두가 힘의 균형을 분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이번 공격이 정당화되거나 (그 책임이) 완화되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이란이 이스라엘 공습 전 미국과 주변국에 작전을 사전 통보했는지를 두고 진실 공방이 벌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14일 테헤란 주재 각국 대사들에게 "주변국과 미국에 공습 72시간 전 작전을 하겠다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에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란이 이스라엘을 '보복 공격'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일과, 관련 징후와 예상은 있었지만 "(이란으에서 이스라엘 공격의) 시기와 규모 등에 대한 통보는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가 이란과 소통하며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란이 공격 시기나 표적, 방식을 알린 적은 결코 없다"고 강조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EU가 이란에 새로운 제재를 가할 가능성에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한 것처럼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 조직 목록에 올리는 방안을 여러 차례 논의했었다"며 "테러 단체로 지정하려면 회원국의 사법 당국에서 해당 조직이 테러 행위를 저질렀다고 판단해야 하는데 현재까지는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은 2019년 4월 외국 정규군으로는 처음으로 혁명수비대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가자지구 전쟁에서 EU가 외교적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에는 "EU의 강점은 단결력에 있지만 안타깝게도 유럽은 이 문제에 있어 분명하고 깊은 분열을 보였다"며 "이는 만장일치로 투표하는 EU의 한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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