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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남희 박광온 기자 = 17일 별세한 고(故) 박종철 열사 어머니 정차순씨의 빈소에 정치권과 시민사회 등 각계 인사들의 조문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6월 민주항쟁으로 전두환 정권을 무너뜨리는데 힘을 모았던 86운동권 정치인들은 첫날부터 장례식장을 찾는 모습이었다. 박종철 기념사업회 등에 따르면, 정씨는 이날 오전 서울 강동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가족들은 고인이 이틀 전 밤 한 차례 위독해졌다 전날 회복한 뒤 이날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임종을 맞았다고 전했다. 이현주 박종철센터 센터장은 이날 오후 서울 강동성심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유공자법 제정이 아버님과 어머님의 큰 염원이었다"고 밝혔다. 상주이자 박종철 열사의 형인 박종부씨는 "어머니는 강한 분이었다. 죽은 아들 이야기를 잘 안 하셨다"면서도 "제일 좋아하셨던 건 죽은 아들의 생일에 산소에 가서 비빔밥을 먹는 것이었다. 종철이 생일이 4월1일이었다"고 회상했다. 빈소 앞 복도는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보낸 조기와 조화로 가득 찼다.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 여야 정당 지도부가 조화를 보냈다. 이밖에 민족문제연구소, 전태일재단, 이한열기념사업회,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5.18민주화운동서울기념사업회, 서울대학교 민주동문회,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등 민주 시민사회계의 조기가 줄을 이었다. 정치인 중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민주유공자법 처리를 이번에 하기로 약속했다"며 "적어도 국가공권력에 의해 희생된 분들과 민주화를 위해 싸웠던 분들을 민주유공자로 지정하는 것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고 이한열 열사의 동지로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을 지낸 우 의원은 86 운동권 맏형으로 불린다. 강민정 더불어민주연합 의원도 조문 뒤 취재진에게 "민주유공자법이 통과되는 것을 꼭 보고 싶다고 하셨던 분들인데 못 보고 가셔서 마음이 아프다"며 "21대 국회 임기가 한 달 정도 남았는데 어머니가 관철하려 했던 법이 반드시 통과되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이해식, 이학영 민주당 의원, 차규근 조국혁신당 당선인 등 민주계열 범야권 정치인들의 조문 발걸음이 꼬리를 물었다. 이학영 의원은 "같이 민주화 운동을 했으니까 고생하신 어머님 생각이 나서 왔다"고 말했다. 차규근 당선인은 "대학 때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이 있었다. 저도 그때 서울대 학생이라 어머니(정씨)가 서울대에 방문했을 때 뵌 적이 있어서 조문을 오게 됐다"고 전했다. 여권에서는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이 직접 조문했다. 친이계(MB) 좌장인 이 이사장은 대표적 운동권이자 노동운동가로, 이명박 정부 특임장관·국민권익위원장 등을 지냈다. 윤희근 경찰청장과 이원석 검찰총장은 조화를 보냈다. 다만 윤 청장과 이 총장의 조문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18년 박 열사의 아버지 고 박정기씨가 별세했을 때는 당시 검경 수뇌부인 민갑룡 전 경찰청장과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부산으로 내려가 직접 조문한 바 있다. 문무일 전 총장은 오후 9시20분께 빈소를 찾아 조문 중이다. 고인은 전두환 정권을 무너트린 19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열사의 모친이다. 서울대학교 언어학과에 재학 중이던 박종철 열사는 1987년 1월 공안 경찰에게 연행돼 물고문을 받다가 숨졌다. 부산시청 공무원이던 박 열사의 부친 고 박정기씨는 아들을 잃은 뒤 "철아, 잘 가그래이, 아부지는 아무 할 말이 없데이"라는 말을 남겼다. "책상을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던 경찰의 허위 수사 결과 발표는 6월 항쟁과 전두환씨의 퇴진으로 이어졌다. 남편인 박정기씨는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를 이끄는 등 민주화 운동가로 활동했고, 2018년 7월28일 부산의 한 요양원에서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문재인 정부는 6·10민주항쟁 33주년인 2020년 기념식에서 박정기씨와 전태일 열사의 모친 고(故) 이소선 여사와 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 여사에게 자식들의 생전 민주화운동 공을 기리며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했다. 어머니 정차순씨의 발인은 오는 19일 금요일 오전 8시이며,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 후 모란공원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newsis.com, light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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