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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서 대규모 시위…"물가는 하늘로 치솟는데 임금은 지하로"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그리스에서 17일(현지시간) 고물가에 대한 대책 마련과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24시간 총파업과 시위가 벌어졌다고 AFP,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리스 최대 노조인 그리스노동자총연맹(GSEE)이 주도한 이날 총파업에 운송 노동자들이 동참하면서 에게해와 이오니아해의 섬을 오가는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고, 수도 아테네 지하철은 하루 종일 차질을 빚었다. 버스와 택시 운전사도 파업을 지지하며 몇 시간 동안 운행을 중단했다. 병원 의사도 파업에 동조했다. 아테네 중심가에서는 파업에 참여한 일부 노조와 학생, 연금 수급자 등 경찰 추산 약 4천명이 거리 행진을 벌였다. 그리스 국영방송 ERT는 항공기 운항은 정상적이라고 전했다. 그리스에서는 임금 인상이 가파른 물가 상승세를 못 따라가면서 서민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2년 전 37유로(약 5만4천500원)였던 식료품 한 묶음이 지금은 50유로(약 7만3천600원)에 달한다고 현지 언론매체들은 전했다. GSEE는 "물가는 하늘로 치솟는데 임금은 지하로 내려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스는 2010∼2018년 재정 위기를 딛고 최근 몇 년간 유로존의 배에 가까운 높은 경제 성장률을 구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3년 만에 투자적격 등급을 회복했지만 성장의 과실이 국민 삶 곳곳에는 퍼지지 않고 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이달부터 월 최저임금을 830유로(약 120만원)로 6.4%(50유로·약 7만2천원) 인상했지만 물가상승률과 치솟는 집값을 감당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높은 실업률에 시달리는 그리스 젊은층은 높아진 생계비로 더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시위에 참여한 23세 대학생 엘레나 로자는 "전망이 불투명하고 생계를 유지하기가 무척 어렵다"며 "당장은 그리스를 떠나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그리스의 월 평균 임금은 1천175유로(약 174만원)로 15년 전보다 20% 감소한 반면 실업률은 10% 이상으로 스페인에 이어 유럽연합(EU)에서 두 번째로 높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청년 실업률은 20%를 웃돈다. 지난해 6월 재선에 성공한 미초타키스 총리는 임기가 끝나는 2027년까지 월 최저임금을 950유로(약 140만원)로 인상하고 평균 임금도 1천500유로(약 220만원)까지 올리겠다고 약속했지만 GSEE는 최저임금을 즉시 908유로(약 133만원)로 인상하고 단체교섭권을 부활하라고 요구한다. GSEE는 "높은 생계비는 노동자와 연급 수급자의 목을 조이는 올가미"라며 "성장은 소수만을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그리스의 물가 상승률은 3.2%를 기록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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