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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러시아 외교정책구상 기밀부록 문서 토대로 보도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미국 중심의 서방 동맹 약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활동을 중단시킨 것도 이런 외교 정책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시간) 자체 입수한 러시아 '외교정책 구상'의 기밀 부록 문서를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해 3월 공개한 '외교정책 구상'에서 국제 관계에서의 민주화, 주권 평등, 국제무대에서 러시아 입지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러시아는 이 문서에서 미국과 위성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분쟁을 이용해 수년간 반러시아 정책을 확대했다고 비판하면서도 러시아는 "스스로를 서방의 적으로 보지 않으며 서방에 악의가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대외 공개된 '외교정책 구상'에서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표현을 사용한 것과 달리 기밀 부록 문서에서는 좀 더 직설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4월 작성된 기밀 부록문서에서 러시아가 서방의 글로벌 패권에 위협이 되기 때문에 미국이 러시아를 약화시키기 위해 비우호 국가 연합(coalition of unfriendly countries)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과가 미래 세계 질서의 윤곽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서는 그러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비우호적 국가 연합에 대응해 군사·정치, 경제, 무역, 정보 심리 영역 등에서 공격적인 정보 캠페인 및 다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서는 "러시아의 적을 약화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개발한다는 목표를 갖고 그들의 대내외 정책에서 취약점을 찾기 위한 메커니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비우호적 국가와 관계에 대한 접근법을 계속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언급했다. 러시아의 한 학자는 이 문서와 관련, WP에 "러시아가 최근 북한의 핵무기 및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유엔 차원의 제재 모니터링 연장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 14년간의 협력을 끝낸 것은 기밀 부록 문서에서 고려된 조치가 이미 시행되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밝혔다. 이 학자는 "러시아는 중동, 동북아, 아프리카 대륙, 심지어 남미 등 세계 여러 곳에서 미국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모스크바의 독립국가연합 연구소의 블라디미르 자리킨 부소장은 지난해 2월 러시아 외교부에 제출한 한 정책 제안서에서 "러시아가 미국 내 고립주의 우익 세력의 집권을 계속 추진하고 남미 국가의 불안정화 및 극좌·극우의 집권을 촉진하는 한편 미국의 경제적 압력에 불만을 가진 정당을 지원해 유럽 국가들의 주권을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러시아와 중국을 더 가깝게 만들기 위해 대만 문제에 대한 미중간 갈등을 유발해야 하며 미국의 주의 분산을 위해 이스라엘, 이란, 시리아 등 중동에서의 긴장을 고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solec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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