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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법원, NGO 활동가 10명 전원 무죄 판결…"역사적 판결"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밀입국조직과 내통해 불법 이민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비정부기구(NGO) 활동가들이 7년간의 재판 끝에 전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의 트라파니 법원이 19일(현지시간) NGO 활동가 10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고 현지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이 보도했다. 법원의 무죄 판결은 지난 2월 검찰이 증거 부족을 이유로 공소를 기각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2017년 트라파니 검찰은 독일 NGO 유겐트 레테트가 지중해에서 운영하는 난민 구조선 이우벤타를 몰수한 뒤 승조원들이 밀입국조직과 내통한 증거를 발견했다며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이우벤타호가 해상에 배를 멈춘 채 밀입국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업자들로부터 일사불란하게 아프리카 이주민들을 인계받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인도적인 목적에서 위험을 무릅쓴 채 구조 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진 NGO가 실제로는 밀입국 조직으로부터 이주민들을 넘겨받아 이탈리아 항구로 실어 나르는 '택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검찰은 다른 NGO인 세이브더칠드런과 국경없는의사회(MSF)에도 같은 혐의를 적용해 이들 단체의 활동가 총 10명을 기소했다. 밀입국조직과 수색·구조 활동을 조율해 불법 이민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이들은 최대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었으나 7년간의 재판 끝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유겐트 레테트 측 변호사인 프란체스카 칸첼라로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재판에 회부돼서는 안 되는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7년 만에 검찰이 마음을 바꾼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기소는 모든 증거를 철저하게 조사하고 수집한 후에만 이뤄져야 한다. 적절한 증거 없이 재판을 개시하는 것은 부당하며 피고인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진실이 밝혀졌다"고 말했고, MSF도 "우리는 7년간 명예를 훼손하는 비방과 거짓 혐의를 이겨냈다"고 말했다. 이른바 '이우벤타 사건'으로 불린 이번 사건은 2016년 당시 이탈리아 정부가 북아프리카에서 지중해를 건너 자국에 도착하는 이주민들이 급증하자 NGO의 구조활동을 저지하기 위해 기획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피고인 중 한 명인 사샤 기르케는 재판 후 취재진에 "정치적 동기에 의한 잘못된 수사의 결과로 NGO가 수년간 구조 활동을 하지 못해 수천 명의 사람들이 지중해에서 죽거나 리비아로 강제 송환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고인인 다리쉬 베이구이는 "재정적으로 여력이 된다면 이우벤타호를 수리한 뒤 가능한 한 빨리 출항할 것"이라며 "우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제1야당인 민주당(PD)의 엘리 슐라인 대표는 "연대는 범죄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역사적인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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