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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수어 통역사 4인 인터뷰…"매일 새로운 애드리브" 객석 조명 켜두는 '열린 객석'…"농인 관객 반응 볼 수 있어 좋아"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공연 리허설을 하던 날 극이 너무 재밌어서 통역해야 하는 대사가 지나가는 줄도 모르고 보고 있었어요. '통역해야 하는데 웃고 계시면 어떡하냐'며 동료 수어 통역사들에게 혼났죠." 최근 명동을 지나가다 크게 웃음을 터뜨리는 사람들을 잇달아 목격했다면, 그곳은 국립극단 연극 '스카팽'이 열리는 명동예술극장 인근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 12일부터 이곳에서는 통역사마저 본업을 잠시 잊을 만큼 재밌는 공연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카팽'에 출연하는 배우와 수어 통역사들은 작품이 공연이 아닌 축제에 가깝다고 말한다. 19일 공연장에서 만난 배우 이중현과 박경주, 수어 통역사 최황순과 권재은 역시 저마다 웃음을 참지 못했던 순간을 들려줬다. 최황순 통역사는 "작품이 재밌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도 여전히 재밌는 작업이었다"며 "배우들의 연습 분위기가 밝았던 것 못지않게 통역사들끼리도 연습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카팽'은 짓궂고 꾀가 많은 하인 스카팽이 부모에 맞서 사랑을 지켜내려는 두 쌍의 연인을 돕는 이야기다. 스카팽(이중현 분)은 또 다른 하인 실베스트르(박경주 분)와 함께 연인들을 도울 계략을 세우는 한편 한국 사회를 신랄하게 풍자하며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마이클 잭슨의 노래 '빌리 진'에 맞춰 랩처럼 대사를 뱉는 것은 물론,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내분과 '탁구 사건'을 풍자하는 등 곳곳에서 배우들의 재치를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중현은 "연습 과정에서 장난을 치다 재밌는 장면을 찾으면 곧장 맞춰보고 공연에서 애드리브로 활용한다"며 "어떤 장면이 애드리브이고 대본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들을 때면 즐겁다"고 말했다. 지난 12∼15일 공연에서 그림자처럼 배우를 따라다니며 수어로 소통한 통역사들도 연기력을 뽐내며 웃음을 선사했다. 스카팽의 대사를 전담한 최 통역사와 실베스트르의 대사를 전담한 권 통역사 역시 표정 연기와 짧은 대사를 소화했다. 연극배우로도 활동하는 권 통역사는 "통역사의 선을 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순간도 '스카팽'이라면 허용된다"며 "4주 남짓한 연습 과정에서 매일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와 즐거웠다"고 돌아봤다. 박경주는 "연습 과정에서 권 통역사님과 협의 없이 애드리브를 선보이는 일이 많아 어려움이 많으셨을 것"이라며 "어느 순간 통역사님이 작품에 출연하는 인물처럼 느껴졌다.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시선을 주고받고 무대에서 장난을 치기도 할 만큼 호흡이 좋았다"고 말했다. '스카팽'은 이번 시즌 전 회차를 '열린 객석'으로 진행하는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자폐나 발달 장애인, 어린이 등 자극에 민감하거나 경직된 여건에서 공연 관람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공연 중에도 객석 조명을 밝혀두고 자유로운 입·퇴장이 가능하게 했다. 어두운 극장이 익숙한 배우에게는 다소 낯선 환경이었지만, 배우들은 관객의 반응을 살피며 연기를 펼칠 수 있어 좋은 점이 많다고 했다. 박경주는 "'열린 객석'이라기에 직접 객석으로 내려가도 되는지 물어봤다가 바로 제지당했다"며 "무대에 출연하지 않는 순간에는 관객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피느라 바쁘다"며 웃었다. 이중현은 "마지막 리허설 당시 농인 관객들이 극을 관람하셨을 때 수어로 배우들의 대사에 호응하는 순간에 감동했다"고 덧붙였다. 최 통역사는 특히 암전 상황에서 아무런 소통도 할 수 없는 농인 관객에게 열린 객석이 큰 호응을 얻었다고 했다. 통역사 입장에서도 청인과 농인 관객이 같은 대사를 듣고 비슷한 시점에 웃음을 터뜨리는지 확인할 수 있어 도움을 받았다. 그는 "농인들은 암전 상황을 불편해하기 때문에 '열린 객석' 공연을 편하게 관람하신다"며 "'열린 객석'을 'n차 관람'하는 농인 관객도 있고, 농인 관객에게 수어 통역 덕에 너무 재밌게 관람했다는 문자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들이 문화를 향유하는 경험이 늘어나면 공연 수준도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산 문제로 수어 통역사를 섭외할 수 없는 대학로 소극장에 작은 돈이라도 지원된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털어놨다. 공연 기간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는 이들은 관객이 찾는 한 영원히 공연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다. 희곡을 쓴 극작가 몰리에르의 고향 프랑스에서 공연을 펼치겠다는 목표도 가지고 있다. "글로벌 시대에 저희끼리만 웃고 즐길 수는 없죠. 프랑스에서 공연하는 날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이중현) "프랑스어 수어도 미리 열심히 배워두겠습니다." (최황순 통역사) '스카팽'은 5월 6일까지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계속된다. cj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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