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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배우 7명 첫 한국 팬미팅…"다른 日 특촬물 배우들 부러워해"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여러분, 제가 하나, 둘, 셋 하고 '지구방위대'를 외치면 여러분은 뭘 외쳐야겠죠? 잘 알고 계시네요. 그럼 가보겠습니다. 하나, 둘, 셋, 지구방위대!"(성우 김혜성) 20일 오후 2시 서울 강서구 스카이아트홀 지하 1∼2층 공연장. 사회자가 '지구방위대'를 선창하자 팬들이 한목소리로 "후뢰시맨"이라고 화답하며 환호했고, 곧이어 7명의 배우가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일본 특수촬영물 실사드라마 '지구방위대 후뢰시맨'(원제 초신성 플래시맨)의 주연 배우들이 방송 35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에서 팬들을 마주하는 현장은 시간의 간극을 뛰어넘어 뜨겁게 달아올랐다. 참석한 팬은 40대 남성이 가장 많았지만, 30대로 보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같은 옷을 맞춰 입고 참석한 남녀 커플도 있었다. 새치가 희끗희끗한 한 남성 팬은 다른 특수촬영물 속 복장으로 행사에 참석해 망토를 두르고 헬멧을 쓴 채 행사를 지켜봤다. 팬들은 주최 측에서 나눠준 노란색 조명이 들어오는 야광봉을 흔들며 무대에 오른 배우들을 향해 환호성을 내질렀다. 컴투스홀딩스에 따르면 800석을 준비한 이번 행사에서 약 500석이 판매됐다고 한다. 이날 행사에는 '레드 후뢰시' 역할의 다루미 도타, '그린' 우에무라 기하치로, '블루' 이시와타 야스히로, '핑크' 요시다 마유미, 악당인 '키르트' 코지마 유코, '레이 네펠' 하기와라 사요코, '우르크' 나카토 미유키가 참석했다. 연예계를 떠난 '옐로' 나카무라 요코를 제외한 모든 배우가 한자리에 모인 셈이다. 배우들은 서툴기는 했지만 "오늘을 기대했습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등 한국어로 인사를 건넸다. 팬들은 손바닥 '커닝 페이퍼'를 보며 한국어로 인사하는 '핑크' 요시다 마유미를 박수와 함성으로 격려했다. 성우 김혜성과 정의진이 통역을 겸해 진행한 이날 행사에서 배우들은 '지구방위대 후뢰시맨' 촬영 뒷이야기와 한국에서의 첫 팬 미팅 소감을 털어놨다. '레드' 다루미 도타는 "전부터 한국에 오고 싶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5년을 기다려야 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고, '그린' 우에무라 기하치로는 "한국 팬들을 만난다는 소식에 주변의 다른 특수촬영물 배우들이 부러워했다"고 말했다. '우르크' 나카토 미유키는 "오늘 행사를 위해서 드라마 50편을 처음부터 다 보고 왔다"고 털어놓았다. '블루' 이시와타 야스히로와 '레이 네펠' 하기와라 사요코가 즉석에서 일본어로 대사를 선보이자 객석에서 환호가 쏟아졌다. 국내판 더빙을 맡은 성우들도 자리를 빛냈다. '레드' 역할의 김환진, '옐로'와 '우르크' 역할의 최수민, 악역인 '사 카우라'와 '강박사'(원작의 도키무라 박사) 등 여러 배역을 소화한 노민 등이 이날 팬들을 만났다. 행사 말미에는 드라마 중후반부에 악역 '사 카우라' 역할로 출연했던 나카타 조지가 깜짝 게스트로 무대에 올라 드라마 속 설정처럼 채찍을 휘두르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나카타 조지는 이 작품 출연 이후 성우로 전향해 큰 인기를 끌었다. 유명 제작사 도에이가 만들어 1986년 일본에서 방영한 '지구방위대 후뢰시맨'은 1989년 한국에 수입됐다. 이 작품은 일본보다 한국에서 더 큰 인기를 얻으며 방송 종료 후에도 오랜 세월 팬덤을 유지했다. 괴수나 악당과 싸워 지구를 지킨다는 내용의 일반적인 특수촬영물 설정에 더해 다섯 명의 주인공이 우주로 납치됐다가 영웅이 돼서 돌아온다는 흥미로운 서사와 비극적인 정서가 더해져 크게 호평받았다. 현재까지도 온라인 커뮤니티에 관련 글이 게시되고, 특히 2018년에는 한국인 수집가가 '레드'의 의상을 155만4천엔(당시 약 1천600만원)에 낙찰됐다는 소식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팬미팅은 컴투스홀딩스의 블록체인·게임 플랫폼 자회사인 컴투스플랫폼이 개최했다. 이 회사는 작년부터 이 작품의 대체불가토큰(NFT)과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등 '후뢰시맨 추억 소환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jae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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