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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이후에도 자리 지켜 사실상 '군부 투항'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민주 진영 출신이지만 쿠데타 이후 군사정권에서 자리를 지켰던 미얀마 부통령이 사임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3일 AP통신에 따르면 헨리 반 티오(65) 미얀마 부통령이 건강상 이유를 들어 물러났다. 군부 운영 매체 MRTV는 반 티오 부통령이 건강상 이유로 사임한다고 밝혔지만, 건강에 관한 구체적 정보나 후임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반 티오는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끌던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정권에서 2016년 제2부통령으로 임명됐다. 군부는 NLD가 압승을 거둔 2020년 11월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수치 고문을 비롯한 NLD 진영 주요 인사들이 줄지어 체포돼 중형을 선고받았지만, 반 티오 부통령은 자리를 유지했다. 그는 군부가 설치한 안보·국방 관련 최고기관인 국가방위안보위원회(NDSC) 위원으로도 참여하는 등 사실상 군부에 투항한 모습을 보였다. NDSC는 쿠데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권력을 장악하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군부 통치 체제를 구축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반 티오 부통령은 쿠데타 이후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지난해 7월 국가비상사태 연장을 결정하는 NDSC 회의에 참석했다. NLD는 이 회의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그를 당에서 제명한다고 밝혔다. 반 티오 부통령 사임은 미얀마 군정이 최근 수치 고문을 가택연금으로 전환한 뒤 이뤄져 눈길을 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0월 말 이후 저항 세력 총공세에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태국 접경 거점 도시 미야와디를 반군에 빼앗기는 등 수세에 몰렸다. 이런 와중에 군정은 그동안 교도소 독방에 감금했던 수치 고문을 지난 16일 가택연금으로 전환했다. 군정은 폭염으로 인한 노인 수감자 보호 조치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지만, 위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카드라는 해석도 나왔다. doub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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