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음 맞추며 행복' 제주교육청 핫빛 오케스트라 첫 공연

공공기관 직접 고용·운영하는 첫 장애인 오케스트라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서로서로 음을 맞추며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지휘자님과 단원들 간에 서로 친해지고, 함께 합주하는 것이 즐겁고 행복합니다."
25일 오후 제주학생문화원 대극장에서 창단 공연을 앞둔 제주도교육청 장애인오케스트라 '핫빛' 단원들의 얼굴에는 긴장감과 설렘이 교차했다.
오후 7시부터 공연이 시작되지만 낮부터 무대에서 여러 차례 리허설을 진행하며 세부적인 사항까지 점검하는 등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핫빛 오케스트라는 1월 창단 이후 제주도교육청 로비에서 선보인 늘봄 작은 음악회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 식전공연 등 몇차례 공연을 선보이긴 했지만, 오케스트라 이름을 건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원들은 채용 이후 매일 5시간 이상 연습하며 무대에 서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해왔다.
피아노를 맡은 현석환 단원은 공연을 앞두고 "긴장되기도 하지만 관객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바이올린을 맡은 김도유 단원은 "처음 큰 무대에 서서 긴장도 되지만 좋고 설레기도 한다"며 공연을 보러 온 가족들과 관객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석 상임지휘자는 "솔직히 창단 3개월 만에 1시간 프로그램으로 공연을 마련하는 건 성인 오케스트라도 어렵고 힘든 일인데, 단원들이 굉장히 열심히 준비해서 가능했다"며 공을 단원들에게 돌렸다.
이 지휘자는 "장애인 단원들과 함께하는 것이다 보니 우선은 라포(rapport·신뢰와 친근감으로 이뤄진 인간관계) 형성에 집중했다. 단원들이 잘 이해해주고 라포 형성이 잘 돼서 오늘 이 자리에 이르게 됐다"며 이날 공연도 관객과 출연자가 소통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무대가 '장애인들도 이렇게 할 수 있구나'라고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는 첫발을 내딛는 공연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단원들은 하반기부터 '학교 방문 장애이해 교육 공연'을 통해 음악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소통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활동도 해나갈 계획이다.
이 지휘자는 "단원들이 학교나 교육기관 등을 찾아가 자신의 스토리를 이야기하고 연주도 해주며 장애인식 개선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앞으로의 활동에도 많은 성원을 부탁했다.
핫빛 오케스트라는 이날 오후 7시부터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창단을 알리는 연주회 '첫 울림, 가슴에 들어온 하모니'를 연다.
식전 행사인 핫빛 점등식을 시작으로 거위의 꿈, 서머(Summer), 사운드 오브 뮤직 메들리(The Sound Of Music Medley), 시작, 아름다운 강산, 붉은 노을 등의 곡을 선보인다.
보컬 강효민(함덕고 2학년), 김승리(서귀포온성학교 1학년)와 어머니인 성악가 박은혜 모녀의 중창, JIBS제주방송 이정민 아나운서의 사회 등이 공연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공연 전반에 대한 수어 통역은 박상훈 교육청 수어통역사가 맡는다.
핫빛(HeartBeat)은 '사랑을 바탕으로 마음(Heart)을 울리는(Beat) 따뜻한 선율'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국 최초의 공공분야 장애인 오케스트라로 지난 1월 창단했다.
김광수 교육감은 "서로 다른 악기와 음들이 모여 멋진 하모니를 이뤄내듯 우리 모두 함께 어우러질 때 진정 아름다운 사회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이 자리가 장애와 편견을 넘어 모두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사회를 향해 나아가는 첫걸음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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