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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정교한 제구로 이름을 날린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자동 투구판정시스템(ABS)에 불만을 토로하자 KBO 사무국이 이례적으로 투구 추적 데이터를 언론에 공개했다. KBO 사무국은 26일 ABS 운영사인 스포츠투아이의 투구 추적 판정 데이터를 언론에 제공하고 한화 문동주와 류현진이 23∼24일 kt wiz 타자들에게 던진 공의 궤적 자료를 공유했다. 올해 KBO리그가 1군에서 시행하는 ABS는 야구장에 설치된 카메라가 투수의 공 궤적을 찍으면 컴퓨터가 스트라이크 또는 볼을 판정해 이어폰을 낀 심판에게 음성 신호로 전달하는 트래킹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스트라이크 존은 타자의 키를 고려해 설정된다. 지면으로부터 타자 키의 27.64%∼56.35%를 스트라이크존 높이로 설정하고, 폭은 홈플레이트에서 좌우 2㎝씩 늘렸다.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으려면 홈플레이트 중간 면과 끝 면 두 곳에서 공이 모두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해야 한다. 중력으로 공이 떨어지는 수치를 계산해 스트라이크 존 끝 면은 중간 면보다 1.5㎝를 낮게 설정했다. 류현진은 24일 kt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3회말 선두 타자 조용호에게 볼을 연속 4개 던졌다. 후속 안치영은 1볼에서 2구째에 땅볼을 쳤고, 다음 타자 김상수는 볼 4개를 거푸 얻어 볼넷으로 출루했다. 류현진이 4번째 타자 천성호에게 던진 초구도 볼이었다. 홈런 맞는 것보다 볼넷 내주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는 류현진이 볼만 연속해 던진 것도 무척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특히 류현진이 조용호에게 던진 논란의 3구는 그래프상으로 스트라이크존에 낮게 걸친 것으로 보여 ABS의 신뢰성에 의구심을 키웠다. 류현진은 결국 3회에만 3점을 줬다. KBO 사무국은 "이 공은 ABS 중간 존 하단을 0.15㎝ 위로 통과했으나 ABS 끝 면 존 하단을 0.78㎝ 차이로 통과하지 못해 볼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으려면 홈플레이트 중간 면과 끝 면 모두 공이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해야 하지만, 끝 면 존 하단을 통과하지 못해 볼이 됐다는 얘기다. 같은 구장에서 벌어지는 3연전 시리즈에서 왼손 타자에게 던진 바깥쪽 투구 판정에 일관성이 없다는 한화 측의 주장에도 KBO 사무국은 적극 반박했다. 23일 문동주가 4회말 kt 천성호에게 던진 4구(스트라이크), 24일 류현진이 1회말 천성호에게 뿌린 3구(볼)는 그래픽 상에서 위치가 다르다며 문동주의 4구는 스트라이크 존에 걸친 데 반해 류현진의 3구는 스트라이크 존에서 빠졌다고 밝혔다. 수치와 그림에서 나온 ABS 판정에는 이견을 달기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실제 투수나 현장 지도자 사이에는 ABS 판정이 구장마다 다르다는 체감 인식이 팽배한 상황이라 스포츠투아이와 KBO 사무국은 불신을 누그러뜨리기에 골몰할 것으로 보인다. cany99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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