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미국 유명 회화 작가인 프랭크 스텔라가 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보도했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포스코센터 앞에 설치된 조형물인 ‘꽃이 피는 구조물, 아마벨’로 잘 알려진 미니멀리즘의 거장으로, 올해 87세인 그의 사인은 림프종이다.
NYT는 스텔라에 대해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미술계를 대표한 인물로 색상과 형태를 끈질기게 탐구한 혁신가라고 소개했다. 스텔라의 작품은 추상적 표현주의의 시대를 끝내고 새로운 미니멀리즘 시대의 문을 열었다는 평을 받는다.
1936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몰덴의 이탈리아계 가정에서 태어난 고인은 프린스턴대에서 역사와 미술을 공부했다. 대학 졸업 이후 ‘블랙 페인팅’ 연작으로 20대에 일찍이 명성을 얻었다. 당시 돈을 벌기 위해 주택 페인트공으로 일하며 사용하던 붓과 한 통에 1달러짜리 가정용 페인트로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1960년대에는 사각형의 캔버스에서 벗어나 사다리꼴, 오각형, 육각형 등 여러 모양의 캔버스 위에 그린 그림을 처음 선보였으며, 100점 이상의 그림과 판화, 조각 등으로 이루어진 연작 시리즈도 여러 차례 제작했다.
그는 1990년대 조각품과 공공예술로 눈을 돌렸다. 대표작으로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옥상에 전시됐던 조형물 ‘메만트라’(Memantra)가 있다.
포스코센터 앞에 설치된 조형물 ‘꽃이 피는 구조물, 아마벨’은 포스코 의뢰로 제작돼 1997년 설치됐다. 비행기 잔해인 고철 수백 점으로 만들었는데 가까이서 보면 구겨진 금속 덩어리 같지만, 멀리서 보면 꽃 한 송이의 형상이다. 이 작품은 2016년 세계적인 미술 분야 인터넷 매체인 아트넷뉴스가 발표한 ‘가장 미움받는 공공 조형물 10선’에 포함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