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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도 실패 이후 19일만…성공시 2011년 원전 사고 이후 처음 日정부 "원전 폐기 제3기 들어서…마지막까지 책임감 갖고 대응"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도쿄전력이 10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원자로에서 핵연료 잔해(데브리) 반출 작업을 시작했다고 교도통신과 현지 공영방송 NHK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이날 오전 6시 30분께부터 준비 작업을 했고, 오전 7시 20분께 반출 장치가 2호기 원자로 격납용기 격리 밸브를 통과했다. 핵연료 잔해 반출 업무는 작업자 부담을 덜기 위해 하루에 2시간씩만 이뤄질 예정이어서 이날 작업은 이미 종료됐다고 후쿠시마 지역 언론이 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 원전 폐기 공정이 제3기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원전 폐기와 관련해 사용후 핵연료 반출 개시까지 기간을 제1기, 핵연료 잔해 반출 개시까지 기간을 제2기, 핵연료 잔해 반출 착수부터 폐기 조치 종료까지를 제3기로 나눠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야시 장관은 "도쿄전력에는 높은 긴장감을 갖고 대응할 것을 요구하고자 한다"며 "국가도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의 안전하고 착실한 폐로(원전 폐기)를 위해 계속해서 마지막까지 책임감을 갖고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후쿠시마 원전 핵연료 잔해 반출 작업은 지난달 22일 처음 시도됐으나, 도쿄전력이 관련 장비 배치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확인해 중단한 이후 19일 만에 재개됐다. 당시 도쿄전력은 반출 준비 작업 도중 원자로 격납용기에 밀어 넣을 파이프 5개의 배열순서가 틀렸다는 것을 뒤늦게 파악했다. 준비 작업은 원청업체인 미쓰비시중공업이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일을 맡겨 진행했으며, 도쿄전력은 준비작업 현장에 자사 직원을 배치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도쿄전력은 전날 고바야카와 도모아키 사장과 원전 폐기 부문 수장인 오노 아키라 부사장이 원격조사실에서 카메라 영상을 통해 준비 상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고 원전 폐기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작업으로 여겨지는 핵연료 잔해 반출이 이번에 성공하면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 된다. 이 작업은 당초 2021년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장비 문제 등으로 이미 세 차례 연기돼 3년가량 늦춰졌다. 도쿄전력은 새로 개발한 최장 22m 길이의 신축형 파이프 끝에 부착한 손톱 형태 장치를 이용해 핵연료 잔해를 꺼내게 된다. 신축형 파이프가 핵연료 잔해에 도달하는 데 일주일가량, 반출 완료까지는 총 2주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채취하는 핵연료 잔해는 3g 미만에 불과하다. 많은 양의 핵연료 잔해를 반출하면 작업자가 피폭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전력은 반출한 핵연료 잔해를 후쿠시마현 남쪽 이바라키현 소재 시설로 옮겨 성분과 경도 등을 분석한 뒤 이 결과를 토대로 본격적인 반출 작업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 1∼3호기에는 880t가량의 핵연료 잔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잔해는 동일본 대지진 당시 온도가 높아진 핵연료가 녹아서 떨어지는 노심용융(멜트다운) 사고로 발생했다. 핵연료 잔해를 꺼낼 공법은 아직 완전히 정해지지 않아 이번에 소량 채취에 성공하더라도 언제 원전 폐기가 이뤄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본 정부는 2051년께 후쿠시마 원전을 폐기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핵연료 반출 작업이 지연되면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취재보조: 김지수 통신원) psh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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