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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지지자 '보이콧'에 투표율 30% 하회 속 90.7% 득표 정부 비판하던 야권후보들 부패·반역 등 혐의로 철창행 '아랍의 봄' 발원지에 독재·전체주의 전성시대 열렸다 뒷말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운동 발원지인 튀니지를 독재 시대로 되돌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카이스 사이에드(66) 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7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튀니지 독립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치러진 대선에서 사이에드 대통령이 90.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3명이 출마한 이번 대선에서 아야치 잠멜 후보는 7.4%의 표를 얻는 데 그쳤으며, 주하이르 마그자우이 후보는 2%에도 못 미쳤다. 이중 잠멜 후보는 선관위의 최종 후보 승인 직후 유권자 지지 문서를 위조한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아 옥중 선거를 치렀다. 앞서 온건 이슬람 성향의 야당인 엔나흐다당의 라체드 간누치 대표를 비롯해 정부에 비판적인 주요 야권 인사는 대부분 반역 음모 혐의 등으로 수감돼 출마조차 못 했다. 수도 튀니스에서 투표일 사이에드 대통령을 향해 "법을 조작하는 파라오"라고 비난하는 시위도 벌어졌다. 튀니스대학의 스가예르 자크라위 법학교수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아랍의 봄' 봉기로 축출된 지네 엘 아비딘 벤 알리 전 대통령의 독재 치하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사이에드 대통령의 이번 득표율은 20년 넘게 통치한 벤 알리 전 대통령의 2009년 대선 득표율(89.6%)을 뛰어넘었다. 반면 올해 대선 투표율은 28.8%로 '아랍의 봄' 이후 실시된 대선 가운데 가장 낮았다. 이는 야권 지지층 대부분이 투표 참여를 거부한 가운데 사이에드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로 투표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크라위 교수는 "우리는 전체주의, 심지어 독재 권력을 향해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럽 싱크탱크인 유럽외교협회(ECFR)의 타렉 메게리시 선임 정책연구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사이에드 대통령이 이번 선거로 힘을 얻기보다는 약화한 모습으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사이에드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은 이번 선거 결과는 튀니지의 변화와 부패 척결 노력 등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환영했다. 사이에드 대통령은 자신의 압승을 예상한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이후 국영 TV에 출연해 "우리는 부패자, 반역자, 음모자를 청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에 대한 비방은 튀니지를 약화하려는 외국 또는 국내 일각의 음모라고 비난했다, 튀니지는 '아랍의 봄'으로 중동·북아프리카 아랍권에서 유일하게 민주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사이에드 대통령이 이를 물거품으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헌법학자 출신의 사이에드 대통령은 정치권의 부패와 무능 척결을 외치며 2019년 10월 취임한 뒤 튀니지를 권위주의 체제로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사이에드 대통령은 2021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입법부, 사법부 기능을 사실상 정지시켰으며 2022년 개헌을 통해 대통령에게 국가권력을 집중시켰다. 특히 개헌은 쿠데타나 다름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대통령에게 행정부 수반 임명권, 의회 해산권, 판사 임명권, 군통수권이 주어진 데다 대통령이 임명한 행정부가 의회 신임 투표도 받지 않도록 했기 때문이다. kms123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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