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은 올 들어 그간 조여왔던 가계대출 제한 조치를 완화하며 대출 문턱을 낮추고 있습니다. 이처럼 은행들이 자체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연초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까지 점쳐지면서 당분간 대출 수요는 이어질 것이란 관측입니다.
은행들은 올해 상반기 가계대출 영업을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금융위원회가 오는 7월 DSR 3단계를 시행해, 0.75%였던 스트레스 금리를 1.5%로 확대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연봉 1억원의 차주가 수도권서 연 4.5% 금리 변동형 주담대를 받는 경우 한도가 최대 5억7400만원에서 5억5600만원으로 감소하게 됩니다. 같은 조건으로 비수도권서 주담대를 받을 때는 한도가 6억400만원에서 5억5600만원으로 더 크게 줄어듭니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 9월 DSR 2단계 시행 전과 같이 올 상반기에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몰리는 건 당연한 순서로 보입니다.
금융당국은 대출 쏠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가계대출을 월별, 분기별로 관리한다는 방침인데요. 은행들이 여력에 따라 대출을 조였다 풀었다를 반복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출 오픈런 경쟁은 오히려 한층 더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독하게도 반복되는 가계대출 오픈런 현상. 작년 연말 실수요자들이 대출 절벽에 허덕이는 모습을 올해도 또 봐야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곧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생길 변수와 계엄과 탁핵 등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대내외적으로 올해 경기 하방 위험이 작년보다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모든 걸 감당해야 하는 건 결국 서민입니다. 서민의 삶만 더욱 팍팍해질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은행별로 대출 여력이 다르다보니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어 실수요자들은 올해 역시 이 은행, 저 은행으로 떠돌아다니며 오픈런을 하고 수십,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과연 올해는 대출 절벽을 오픈하지 않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문성주 기자 moonsj709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