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초봄과 초여름을 오가는 변덕스런 날씨에 채소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무, 배추 등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채소뿐 아니라 축산물 가격도 급등하며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산지 다변화 등을 통해 물가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가격정보(KAMIS)에 따르면 9일 기준 무 1개 소매 가격은 284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1.15% 올랐다. 평년대비로는 48.61% 오른 수준이다.
배추 1포기는 4351원으로 전년대비 14.65% 올랐고, 양배추 1개 또한 6009원으로 평년보다 24% 상승했다. 양파(1kg)도 2596원으로 전년대비 19.8% 올랐다.
상추 가격 상승 추세도 이어지고 있다. 적상추(100g) 가격은 894원으로 전년대비 15.95% 상승했다.
채솟값 급등은 이상 기후 여파다. 최근 몇년새 폭염과 폭설 등 기후변화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생산량이 크게 줄면서 채소 가격을 끌어올리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가격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는 배추, 무 등의 생산량은 10% 안팎 감소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축산물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국내산 돼지고기 삼겹살의 소비자가격은 100g당 평균 2486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8% 오른 수준이며, 최근 3년간 평균 가격과 비교해도 7.9% 높은 수치다. 삼겹살보다 저렴한 부위로 알려진 앞다리살도 100g당 1436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9%, 평년보다 19.4%나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한동안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소비자 유인을 위한 할인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B급 과일 판매를 늘리거나 산지 다변화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여름 과일·채소가 나오기 전까지는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야채와 과일은 상품의 등급과 산지 다변화를 통해 가격을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트는 통상 ‘특’이나 ‘상’ 등급으로 매입하는 데 최근 ‘중’ 등급 상품까지 매입해 상생제품으로 판매를 하고 있다”면서 “기후 영향을 적게 받고 품질과 생산량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스마트팜 물량도 확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