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3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 13주기였다. 범죄자는 범죄 현장을 찾는다고 했던가? 13주기 추도식에는 노무현의 죽음에 책임 있는 자들이 한 가득이었다. 반성문 한 장 제출한 적이 없고, 반성한다는 말 한 마디 한 적 없는 자들이 범죄 현장을 다시 찾는 범죄자들처럼 나타났다. 지방선거에서 이겨보겠다고 선거운동 소재로 노무현을 팔아먹는 행태는 인면수심(人面獸心) 그 자체였다.
노무현 대통령 재임 기간 대통령을 비판하고 배신하는 데 앞장섰던 ‘정동영과통하는사람들’의 회장을 지낸 이재명조차 노무현을 팔아먹는 세상이 됐다.
혜경궁김씨 계정으로 노무현 시체 운운하던 자가 노무현을 팔아먹고 있다. 노빠라는 인간들이 그 행렬에 동참하며 깨춤을 추고 있다. 친노라고 불리웠던 인간들이 노무현 팔아서 정치인이 되더니 노무현 모욕하고 배신했던 인간의 앞잡이가 되었다. 이 비루한 장면을 지켜보며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온갖 반칙과 특권을 누린 이재명이 노무현을 팔아먹고 있다. 자기가 사는 지역에 있는 선거를 피해 인천에서도 민주당 지지가 가장 강력한, 당선이 보장되는 인천 계양을로 도망갔던 이재명이, 패배를 감수하며 지역주의에 맞섰던 노무현을 팔아먹고 있다. 법인카드 횡령하고, 아는 사람을 사적인 비서로 부려먹은 특권층 이재명이 노무현을 팔아먹고 있다. 이런 이재명 옆에 노빠라는 인간들이, 친노라는 인간들이 깨춤을 추며 추임새를 넣고 있다.
이재명의 방명록을 보면서 인간이 얼마나 뻔뻔해야 정치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반성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 말했는데 이재명을 보면 반성이라는 단어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러시아 혁명의 주역 트로츠키는 “당신은 전쟁에 관심이 없을 수 있지만 전쟁은 당신에게 관심이 있다"고 말했는데 내게 적절한 말이 아닐 수 없다. 나는 민주당에 관심이 없는데 민주당은 나를 내버려두지 않는다. 노무현을 끊임없이 소환하는 더러운 정치가 나로 하여금 민주당에 끊임없이 관심을 갖게 만들고 있다. 민주당이 노무현을 팔아먹지만 않아도 나는 관심을 버렸을텐데, 나로 하여금 민주당 비판글을 쓰게 만드는 것은 민주당의 노무현 팔이 때문이라는 점도 밝혀둔다.
노무현 깃발은 고사하고 그림자도 지워진 민주당의 노무현 팔이는 역사 왜곡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그런 역사 왜곡은 이재명을 통해 그 정점을 찍고 있다. 나로서는 맞서 싸우지 않을 도리가 없다.
그래서다. 2002년 이후 20년간의 내 삶도 결국 역사의 한 귀퉁이에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자각하며 나에 대한 기록도 이제 정리를 시작하고자 한다. 나에 대한 기록은 노무현의 삶에 연동되어 있다. 노무현 역사의 한 페이지에 담겨 있다. 노무현 배신자들이 민주당을 잡아먹은 이 시대를 살면서 전쟁의 한복판에서 물러나 조용히 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깨닫는다.
민주당은 노무현의 죽음을 ‘검찰, 언론, 한나라당’의 책임으로 다 떠넘겨놓고 마치 자기들은 노무현의 죽음에 책임이 없다는 듯이 태연하게 노무현 정신 운운하고 있다. 노무현은 당적도 없이 서거했다. 민주당이 자기들 정치에 도움이 안된다는 이유로 노무현을 내쫒았기 때문이다. 그랬던 자들이 반성문 한 장 쓴걸 나는 본 적이 없다. 어느날 도둑넘처럼 슬그머니 노무현 상주 노릇을 하고, 노무현을 배신하고 등뒤에서 총질했던 역사를 허겁지겁 지우고, 마치 노무현 옆에서 함께 비를 맞았다는 듯이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노무현의 유족들도 자중해야 마땅하다. 노무현의 죽음에 있어 가장 큰 책임은 유족들에게 있다. 그동안 유족이어서 있는 그대로 다 하지 못한 말도 이제는 할 생각이다. 특히 나와는 친분이 있는 곽상언 변호사가 이재명에 대한 문제의식 없이 사실상 행보를 같이 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 속으로 이미 절연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권양숙 여사와 그 가족들도 언행을 자중해야 마땅하다.
2008년 9월 말에 나는 이명박 정부의 검찰이 노무현 대통령의 형 노건평이 세종증권 인수 과정에 개입해 돈을 받아 수사를 시작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이를 소수의 비서진들만 열람할 수 있는 폐쇄형 내부 인터넷 게시판에 정보보고를 올렸다. 그러나 참여정부 마지막 민정수석을 지낸 이호철은 10월에 내가 노무현 대통령 대신 강연을 하기 위해 봉하마을에 내려갔을 때 “그런 일은 없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아무런 대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하지만 불과 2개월 후에 노건평이 구속되는 바람에 노무현 대통령은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고, 마지막 인사를 한 후 스스로 유폐에 들어갔다. 그런 인물이 이호철이었다. 이호철은 노건평 수사가 시작되자 부인과 함께 순례 여행을 떠난다며 해외로 나가버렸다. 2008년 12월부터 2009년 5월까지는 노무현이 고난을 겪던 시기였고, 이 기간 이호철은 해외를 떠돌다 대통령이 서거하자 잠시 귀국해서 장례를 치르고 다시 나갔다.
이호철은 참여정부 기간 명계남 등을 통해 정동영을 막후에서 지원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 집권 기간 동안에는 막후에서 실력자로 행세하며 노무현을 모욕한 이재명을 감싸는 데 큰 역할을 했고, 2018년 4월 ‘원팀론’이라는 반민주적인 파쇼 이데올로기를 내세워 이재명 보호에 앞장서기도 했다. 자기가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는 ‘정도전병’을 앓고 있으면서 이재명도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앞장섰다.
이호철, 양정철, 윤건영 등은 2016년에 인위적으로 경선을 흥행시키기 위해 문재인의 페이스 메이커로 이재명의 대선 후보 경선을 추진했던 인물들이기도 하다. 이재명이 어느 정도 몸값이 올라간 이후에 친문을 향해 큰소리를 칠 수 있었던 배경이고, 소위 친문이라는 자들이 이재명의 호위무사가 된 배경이다.
나는 앞으로 이호철은 물론이고 양정철 등 이재명 옹위와 보호에 앞장서며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를 훼손하고, 이재명이라는 희대의 사기꾼에게 노무현 정신을 팔아먹은 친노라는 정치인들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나는 노무현의 죽음을 마지막까지 지켜본 사람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8년 12월 이후 사저에 유폐됐지만 온라인에서는 글을 쓰고 있었고, 나를 비롯한 소수의 사람들과 교류를 하고 있었다.
이미지는 노무현재단 홈페이지에 있는 '좋은자료모으기동호회' 게시판으로, 김경수의 부탁으로 내가 만든 비공개 동호회다. 즉 노무현 대통령 요청으로 만든 동호회라는 이야기다. 회원 수는 50명을 넘지 않았고, 봉하마을에서 노무현을 모시고 있던 비서진 몇 명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는 내가 한명한명 불러들여서 만들었다. 이 동호회는 노무현 대통령이 요청하는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역할을 했다.
참고로 위의 이미지를 보면 ‘오바마의 진보주의 개혁은 성공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글이 있는데, 2009년 5월 21일 오전 10시 28분에 올린 글로 노무현 대통령의 살아 생전 마지막 글이다. 양정철은 이렇게 마지막 글이 버젓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동호회를 그림자 취급하며 다른 게시판에 있는 글을 마지막 글로 소개하며 역사를 왜곡하기도 했다. 나도 퇴임 이후 대통령에 관한 비공개 사료를 갖고 있으니 지금부터 바로 잡는 작업을 시작해 올해 안에 펴낼 책에 담을 것이다. 그래야만 한다. 내 남은 생에 주어진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 게시판에서 검찰 수사에 대비한 자료도 모으고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박연차가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는 이유, 그리고 기억을 왜곡하고 조작하는 부분에 대해 학술적인 자료를 찾기도 했다.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마저도 권양숙이 있는 그대로를 한꺼번에 모두 말하지 않고 검찰 수사로 하나씩 나올때마다 실토를 하는 바람에 막판에 결국 노무현은 감당할 수 없는 한계를 느끼고 법적 대응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죽음의 길로 갔다.
나는 노무현 대통령 재임 기간동안 국정홍보자문위원으로 활동했고, 이어 퇴임 이후에는 <민주주의2.0> 개발팀에 참여해 노무현과 함께 홈페이지 구축 작업을 했다. 또 <진보의 미래> 집필 작업에는 자료 정리를 담당하는 역할로 참여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 계셨다면 나는 저잣거리 개새끼를 자처하며 노무현을 모욕하고 조롱했던 진보라는 무리들과 개싸움을 하러 나갈 일도 없었을 것이고, 노무현 등에 칼을 쑤셔대고 배신했던 인간들을 상대로 미친놈처럼 싸울 일도, 노무현을 버렸던 이 세상과 싸울 일도 없었을 것이고, 조용히 대통령을 도와 연구나 하고 책이나 쓰고 살았을 것이다. 어쩌겠는가. 노무현도 자신의 운명을 어쩌지 못했는데 나라고 운명의 중력을 비껴날 재간이 있겠는가. 어차피 부질없이 지나간 일이 되었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 계셨다면 나의 인생 행로도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진보의 미래>는 메모 수준의 글을 모아서 펴낸 책이다. 나는 김경수에 의해 이 책의 초고 집필자로 추천받은 상태였다. 글이 딱딱하고 재미없는 교수들 대신 내가 추천받은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향후 나를 한국미래발전연구원에 연구원으로 합류시켜 집필 작업을 하기로 결정한 상태였다. 그래서 노무현의 죽음은 내게 너무 가혹한 시련이었다.(이 과정에서 내 가족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알아서 잘 자라준 아이들에게 감사하는 이유다.)
나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 사람들을 모아서 <역사를 기록하는 사람들>이라는 동호회를 만들었다. 언론사별로 카테고리를 만들어 매일 나오는 모든 기사를 정리했다. 이를 토대로 서거 이후에 펴낸 책이 <내 마음 속 대통령>이다. 이 책은 내가 기획했고, 국회의원 김종민과 함께 실무를 진행했다. 언론사 자료 이외에 검찰 수사 과정에서 발생한 노무현 대통령의 기록은 김경수가 챙겨서 도움을 줬다. 이 책에는 다른 책에서 볼 수 없는 비공개 기록이 많다.
이후 나는 어린이용으로 <우리들의 대통령 노무현>을 썼다. 이 책은 문재인 대통령이 감수 작업을 했고, 유시민이 추천사를 썼다. 2011년 학고재에 출판했고 현재도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팔리고 있다. 적당한 시기에 이 책도 고쳐써야 할테고, 중고등학생용 노무현 위인전도 쓸 생각이다.
노무현이 세상을 떠난 이후 나는 <노무현재단>에서 홈페이지편집위원회 위원을 지냈고, 노무현의 친구 강금원이 출자해서 설립한 <한국미래발전연구원>에 <진보의 미래> 3권 작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2019년 5월에는 노무현을 배신한 소위 진보개혁을 표방한 자들에 대한 기록을 담은 <누가 노무현을 죽였나>라는 책을 썼다. 이 책은 방대한 자료가 담겨있다. 기록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 바람에 책이 너무 두꺼워져서 사람들이 부담을 느끼는 책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출판사도 망한김에 두 권으로 쪼개고, 새로 고쳐써서 다시 펴낼 생각이다.
이 책 1부는 노무현의 생각이 어떻게 변화하고, 노무현이 어떤 정치를 추구했는지, 왜 좌절했고, 누가 배신했는지 국정 현안 각각의 사안마다 노무현을 배신했던 자들의 이름을 상세하게 기록해놓았다. 2부에서는 2008년 2월 퇴임 이후 서거할 때까지의 기록을 담았다. 노무현이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기록한 책이다. 역시 권양숙 여사 등 유족들, 이호철 등 소위 측근들에 대한 기록을 추가해서 새로 펴낼 생각이다. 한 마디로 노무현을 배신한 자들의 언행과 명단을 기록한 책이다.
이어 혜경궁김씨 계정으로 비극적으로 서거한 노무현의 죽음을 조롱했던 이재명이 어떻게 대한민국을 속이고 능력있는 정치인으로 둔갑했는지를 밝혀낸 <이재명, 허구의 신화>라는 책을 2022년 2월에 펴냈다.
이 글은 선전포고로 받아들여도 좋다. 그러나 그 전쟁은 기록으로 하는 전쟁이다. 나는 민주당이 잘되는지 못되는지에 별로 관심이 없다. 세계 10대 국가로 도약한 대한민국이 크게 망할 일은 없을 것이다. 나는 대한민국 관료들을 신뢰하는 사람이어서 멍청한 권력자가 들어와도 대한민국이 망하지 않는다는 걸 박근혜를 통해서 확인했다. 그래서 대한민국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다만 정치도 최소한 인간이 하기를 바랄 뿐이다. 인간 같지 않은 자들이 권력을 갖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노무현의 가치와 정신을 사기꾼에게 팔아먹는 비루한 자들을 기록으로 심판할 생각이다. 내가 힘이 없어서, 내 책이 많이 팔리지 않아서 내가 살아있는 동안 당대에는 패배할지 모른다. 하지만 역사를 돌아보면 당대의 패배자들이 시간이 흘러 최후의 승자가 되는 사례는 허다하다. 당장 내가 비판했던 마키아벨리도 그런 인물이고, 오늘날 유명하다는 정치,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위인들이 대부분 그랬다. 당대에도 성공하고, 역사에서도 승리한 인물은 많지 않다. 당장 노무현도 당대에는 실패한 대통령으로, 그야말로 개나소나 ‘노시개(노무현 씨발 개새끼)’를 떠들 정도였지만 불과 10년이 지나서 그 평가가 달라지지 않았던가.
나는 세대와 세대가 이어달리는 역사를 믿는다. 일단 내 아이들도 잘 자라고 있다. 역사를 두려워하는 자가 역사에서 승리한다고 믿는다. 그 힘은 정직한 기록에서 비롯된다고 믿는다. 거짓은 영원할 수 없다. 진실이 이긴다.
이 글은 선전포고문이 맞다. 그 대상은 일단 노무현을 가장 크게 배신한 친노들이다. 이재명의 봉하마을 방명록이 불러온 나비효과다. 내 남은 인생을 모두 걸고 기록으로 싸워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