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살아오면서 14번의 당적 변경을 경험했다.
(스스로 기억하지 못해 웹에서 찾아 확인했다.)
12대 신한민주당 국회의원의 비서를 시작으로 당시 ‘보수야당’소리를 들었던, 신한민주당에 입당했다.
그리고 겪었던 이 민주당의 변천사를 꽤 알고 있는 편이다.
14번의 당적 변경을 했다면, 혹시 궁금하실터다. 흔히 말하는 그 ‘철새’ 아니냐고.
요즘, 덜 떨어지고, 가치마저 바닥 친 민주당에 뭔 자부심이 남았을까만은 결코 나는 철새가 아니었으며
단 한 번도 ‘역사적 법통’을 지닌 민주당 대오에서 이탈 한 적이 없다.
그저 김대중이었고 노무현이었으며 문재인과 함께 했을 뿐이고
당명이 그대로 바뀌었을 뿐이다,
다만 이 긴 당력을 선출직이거나 임명직을 받아 내 삶에 이용치 않은 것은
그나마 ‘못 난 가장’ 소릴 들어도 내 속의 나만의 자부심으로 조금 남아있다.
지나고 보니 가장 민주당스러웠던 정당을 생각해 보면 ‘신한민주당’이 남는다.
가투를 두려워 하지 않던 자랑스러운 청년당원들
공식적 당 집회의 ‘독재퇴진’ 구호를 자연스럽게 ‘독재타도’로 바꿔 외치며 시위대 속으로 뛰어가던 그들 말이다.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약칭 국본)의 정당 간사 노릇도 했고,
그 유명한 ‘용팔이’에 당한 두개골 땜빵이 아직도 남아있는 시절의 이야기라 꼰대처럼 이야기하게 되는 점 유감스럽긴 하다.
서론이 좀 길었지만 이러한 나에게
‘이재명의 민주당’이라는 말처럼 치욕적인 용어는 다시 없다.
제왕적 총재시절에도 누구도 감히, 저러한 말을 뱉은 민주당 정치 지도자는 없다.
공당이 어찌 한 개인의 귀속물일 것이며 공당이 어찌 한 개인에게 저러한 호칭을 줄 수 있는가 말이다.
‘민주당’이라는 이름속에 청춘을 다한 많은 이름없는 당원들에게는
멸칭에 다름 없는 것이 저 따위 주장이다.
나는 민주당에서 현재 벌어지는 이 난장판의 단초을 만든 원횽으로 이해찬을 꼽는다.
이해찬이 DJ에 의해 문동환 박영숙등과 함께 입당 될 때, 이미 난 당원이었고 그들의 ‘평민련’을 함께 한 입장에서
개인적으로 이해찬의 삶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되,
대표 친노로 명명된 이해찬의 오랜 영향력이 이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든 것이라는 주장을 해 본다.
왜 그렇게 자칭 친노들은 살아 온 이력과 전혀 관계없고 정치적으로도 적대적이었던 이재명에게 그리 관대해 졌을까.
잠시 새천년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으로 돌아가보자.
노무현은 당시 호남의 염동연 영남의 이강철로 경선 조직을 짰고
경선이후에는 국참을 만들어 정동영,추미애를 양 축으로 선거를 치러 냈다.
이 과정의 정몽준 몽니가 생긴 것은 유명한 일이고 이후 정동영 추미애는 반노의 길을 서슴치 않고 걷는다.
이 때 당내 왈왈거리던 조직이 ‘정동영과 함께 하는 사람’이고 이 때 존재감 크지 않게 등장하는 것이 정통의 이재명이다.
이후 이들의 전횡이 준 폐해를 고스란히 기억하는 입장에서 보면
현재 민주당내의 친노팔이 친문팔이 이재명 앞 줄서기 정치인들의 변신은 놀라울 정도이다.
쉽게 이야기 해서 현재의 민주당은 위는 ‘난닝구’를 입고 아래는 ‘빽바지’를 입은 기괴한 행태의 조합이다.
기막힌게 가장 노무현을 당내외에서 흔들었던 송영길 김민석 추미애 급기야 이재명까지가
요즘엔 가장 노무현정신을 팔고 산다는 것이다.
거기에 이해찬 유시민 김두관등 노무현 정권하에 총리 장관등을 지낸 인사들까지
과거를 까마득하게 잊은 듯 이재명 포장에 합세, 부역하고 있으니
이 조합은 참 기괴하기 까지도 하다.
어떤 조직이던 ‘리스크매니지먼트’가 있어야 하는 바, 요즘 민주당은 전혀 그런 곳에 염두를 두고 있지 않다.
시대변천 속에 필자가 있던 곳이 민주당의 법통이 있다라고 슬그머니 자부하는 바
이번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서 이재명이 당대표가 된들
그들의 야심처럼 공천권을 행사하는 2년을 버틸 수 있다는 확률은 거의 0%에 가깝다고 감히 예측할 수 있다.
당장 다가 올 8월부터 당이 얼마나 격랑속에 빠질 것인지 두고 보기로 하자.
내가 요즘의 민주당에서 절망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그나마 타당에 비해 상대적 도덕적 우월이 있었던 바가 이재명의 민주당운운하는 세력에 의해 주도적으로 깨지고,
그들 주도세력의 일천한 실력이 공개리에 박살나고 있는 것을 목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 간판 인사의 비도덕적 처신과 반복되는 거짓말에 대한 염증은
현재 열광하는 이재명지지자들에게는 보이지 않을 것이나 점차 외통수처럼 몰려서 급기야 개박살 나고서야
그들의 흑역사로 남을 것이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천박한 정치행태에는 울림이 없다.
그러니 그 실체가 드러나면서 사상누각처럼 무너질 것이다.
문제는 이재명탑이 무너지는 것은 상관없으나 민주당이 함께 무너질 것이라
‘당빠’‘과거 애당러’로서의 애증속 탄식은 남는다.
그러니 어찌할 것이냐
민주당내 비겁한 중진들과 천박한 초재선들이 대부분인 현 민주당이
스스로 이걸 이겨 나갈 것이라고는 기대키 어렵다.
이재명이 기소가 되면 정말 당원권 정지가 가능한 민주당인가?
출당이 가능한 민주당인가?
탈당권유를 할 수 있는 민주당인가?
이 썩은 동아줄에 공천권을 비롯해 모든 사활을 건 이재명교 추종자들이?
이재명팔이로 돈을 긁어 모으고 있는 유튜버들이?
그러나, 누구 하나라도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깃발을 들 수 있는 정치인을 정말로 갈망한다.
이재명의 민주당을 억지로 용납하며 정치적 연명의 굴종을 끝내 감수 할 것인가
박차고 나올 것인가에 대한 답을 올바르게 내는 사람이 간절하다.
용기를 좀 내봐라.
분당도 민주당의 역사다. 그리고 그 이합집산을 통해, 끝내 요원해 보이던 민주정권을 3번이나 이뤄냈다.
자발적인 15번째의 당적변경을 간절히 희망한다.
누군가가 겁내지 않고 시작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