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그 이후’를 보는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다이나믹 코리아’에선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 수많은 이슈가 ‘핵관’(핵심관계자)의 입에서 말을 통해 명멸합니다. 쏟아지는 말들 중 옥석을 가리고, 말 뒤에 숨은 속내를 간파해 전해드립니다.
● 윤석열, 김용현과 군에 책임 떠넘기기 전략?
● 한덕수의 해괴한 침묵…국힘 대선판 ‘블랙홀’
● 윤석열, 김용현과 군에 책임 떠넘기기 전략?
▶윤석열
“저는 (군인에게) 절대 실탄을 지급하지 말고 실무장 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입하되 민간인은 피하라고 지시했다. 평화적인 대국민 메시지 계엄이었다. 계엄을 쿠데타, 내란하고 동급으로 얘기하는 것 자체가 법적인 판단을 멀리 떠난 것이다. 과거 쿠데타나, 군정실시 사례를 보면, 계엄령부터 선포한 적은 없다. 먼저 군대를 동원해서 선제적으로 상황 장악을 하고 나서 계엄을 선포한다. 그런데 저는 계엄을 선포하고 난 후에 실무장을 하지 않은 소수 병력 이동시켜 질서유지에 투입하도록 그렇게 조치한 것이다.”
“저도 과거에 여러 사건을 (담당)하면서 12·12 사태, 5·18 사건에 대해 공소장과 판결문을 분석했지만, (검찰은) 비폭력적으로 국회의 해제 요구 즉각 수용 해제한 몇 시간 사건을 공소장에 박아넣었다. 이것을 내란으로 구성했다는 것 자체가 법리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김용현 전 장관이 비상계엄의 취지를 과거와 같은 것으로 오해해서 수만 명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고, 제가 질서유지병력으로 250명 정도만 투입하라고 한 것이다. 민주당 당사와 여론조사 꽃은 처음에 제가 (투입을) 지시한 바도 없고, 3일 밤 그곳들에 병력이 출동한다는 김 전 장관의 이야기를 듣고 거긴 안 된다고 즉각 중지하라고 해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다가 퇴각한 것이다.”
“체포 관련해서 보도가 되길래 김용현 전 장관에게 물어봤다. 수사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위치파악이 가능하냐고 물어보며 명단을 주었더니 경찰청장이 영장과 구체적 혐의 없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는 걸 저도 장관으로부터 들었다.”
“김용현 장관에게는 메시지 계엄이라고 했으나 부대장과 사령관들에게는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조금 있으면 끝날 것이기 때문에. 그들은 쿠데타는 아니지만 군정 등이 실시될 상황이라고 봤기 때문에 저와 김용현 장관의 커뮤니케이션을 넘어서서 어떤 조처를 취하지 않았나 싶다.” –윤석열 전 대통령,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혐의 첫 공판에서
▶지귀연
“언론사의 법정 촬영 신청 2건이 제출됐는데 너무 늦게 제출돼서 재판부가 피고인의 의견을 묻는 절차를 할 수 없어 기각했다. 추후 재신청되면 여러 사항을 검토해서 허가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겠다.” –윤석열 내란 혐의 재판 담당 지귀연 재판장, 공판 초반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피의자 조사가 필요하다. 어떻게든 조사가 필요하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에 대해선 말할 수 없다. (출석요구, 방문조사, 서면조사 등 방법에 대해) 전반적으로 모두 검토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 관계자, 기자간담회에서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어제 첫 내란 혐의 공판에 나온 윤석열이 예상대로 하루종일 망언을 늘어놓음. 기자들이 실시간으로 몇 문장씩 끊어서 전달하는 법정 발언을 실시간으로 접하는 건 불쾌지수가 상당히 높은 ‘고난도의 노동’에 해당. 다만 어제는 첫 공판이어서 뉴스가 쏟아졌지만, 앞으로 재판이 진행될수록 관심도는 점차 떨어질 것으로 예상. 이미 파면됐기 때문에 지켜보는 이들의 긴장도는 그리 높지 않고, 내란 혐의 유죄는 너무 명백해 보이며, 무엇보다 윤석열의 황당한 자기합리화와 태연한 거짓말이 이제는 새롭지도 놀랍지도 않기 때문.
② 재판에서 쉴 새 없이 쏟아낸 윤석열의 워딩을 보면, 헌법재판소 때보다 훨씬 더 공격적이고, 거짓말도 더 노골적으로 구사하고 있음. 탄핵심판에 비해 법정에서 피고인의 반론권이 충분히 보장되는 점을 활용하겠다는 것. 무기징역 또는 사형, 아무리 감형 되더라도 수십년 징역형을 다투는 형사재판인 만큼 사활을 걸어야 하는 측면도 물론 있겠지만, 자신의 법정 발언이 낱낱이 외부로 보도되는 점을 활용한 ‘법정 정치’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임.
③ 윤석열의 이날 워딩 중에는 ‘내가 수사·기소를 많이 해봐서 아는데…’라는 식으로 공소 사실 자체를 얕잡아 보는 발언이 꽤 많았음. 이 대목은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검사나 이를 지켜보는 판사들에게 별로 설득력도 없고 오히려 반감을 부를 수도 있는 포인트. 자신의 행동이 모두 정당했고, 한 점의 실수나 잘못이 없다는 식으로 재판에 임하고 있는 것도 문제. 형사재판은 탄핵심판과 달리, 반성하는 자세나 범행의 고의성, 의도 등을 유심히 보고, 양형에도 반영됨. 아마도 윤석열은 내란죄 형량이 워낙 세기 때문에 양형 참작 사유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차라리 공세적 ‘법정 정치’를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고, 그 결과로 차후 사면을 노리는 게 낫다고 판단하고 있을 것 같긴 함. 윤석열의 평소 성정이 그러하니.
④ 어제 공판에서 나온 윤석열의 발언 중 다소 흥미롭고 주목되는 대목은 바로 ‘책임 떠넘기기’. 탄핵재판 때도 그런 식의 발언이 없지 않았으나, 어제 첫 형사재판 때 발언은 김용현을 비롯해 부하 군인들에게 좀 더 노골적으로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발언을 남발함. 김용현이 오해해서 80년대처럼 군인들을 많이 보내려고 했다거나, 민주당사나 언론사에 군을 보낸 것도 김용현의 단독 범행이라는 취지의 주장. 정치인 체포 시도도 자신과 무관하게 김용현의 ‘위치 파악’ 지시로 둔갑함. 김용현 뿐 아니라, 부대장이나 사령관들이 자신의 뜻을 벗어난 ‘과잉 조처’를 했다는 뉘앙스로 법정에서 주장.
⑤ 윤석열의 주요 재판 전략이 ‘책임 떠넘기기’라는 점은 1차 공판에서 확인이 된 셈. 문제는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간 윤석열의 이 같은 면피성 주장에 대해 앞으로도 김용현이 윤석열을 계속 보호하고 나설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 윤석열 주장대로라면 김용현은 윤석열을 넘어서는 내란 주도 수괴급으로 올라설 가능성도 있음. 재판이 길어지면 김용현이 언제든 태도를 바꿔 ‘배신’할 수도. 김용현의 지시를 받은 사령관들도 마찬가지. 윤석열의 기대와 달리, 자신을 배신할 엄청난 공범과 증인들이 재판 중에 쏟아질 수도
⑥ 1심 재판장인 지귀연 판사는 윤석열을 풀어준 데 이어 첫 공판에 대한 언론사 촬영도 박근혜, 이명박 때 전례와 달리 불허해 특혜 시비에 휘말렸음. 비판이 커지자 지 판사도 이날 재판 시작에 앞서 “촬영신청이 다시 제기되면 허가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해명. 아마도 2차 공판 때는 법정에 앉은 윤석열의 선명한 사진을 볼 수 있을 듯.
● 한덕수의 해괴한 침묵…국힘 대선판 ‘블랙홀’
▶한덕수
“미국이 강경한 무역정책 속에서도 상호관세 및 품목별 관세 부과 등에 대해 유연성을 보이며, 각국의 통상 대응 역량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이 한국을 포함하여 주요 무역상대국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품목별 관세부과, 미·중 긴장 격화 등 위기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이제 미국 정부와 본격적인 협상의 시간에 돌입했다. 정부와 민간의 대응 역량을 총결집해 국익을 지켜나가는데 사력을 다해야 한다.”
“저 또한 그간의 통상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 네트워크 등을 십분 활용하여, 국무위원들과 함께 저에게 부여된 마지막 소명을 다하겠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회의 발언
▶한동훈
“우리 당 후보를 만드는 과정에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켜야 한다. 그런데 모든 뉴스에서 당 경선 얘기는 두 번째로 밀리고, ‘한덕수 총리를 모신다’는 얘기들을 한다. 국민의힘이 대단히 중요한 시기인데, 이렇게 경선의 김을 빼는 것 자체는 해당 행위다. 당의 기득권을 가진 분들의 문제가 심각하다. 이건 ‘못 이기겠다’는 패배주의를 넘어섰다. 승리를 원하는 게 아니라 기득권의 연명을 원하는 것이고, 지지자와 국민을 배신하는 것”
“(한 권한대행의 모호한 처신과 관련해) 경선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나중에 우리 당에서 만들어진 후보와 단일화하는 방식의 꼼수를 택하실 분이 아니다. 그건 누가 보더라도 이상하다. 누가 응하겠나. 그런데 그걸 주위에서 부추기는 기득권 세력들이 있다. 우리 당의 큰 문제이자 패배주의의 발로다. 이기려는 생각이 없는 것 아니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에서
▶나경원
“(한동훈 전 대표는) 도저히 같이 할 수 없는 후보다. 탄핵을 선동한 점을 납득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경선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 제가 도저히 같이 할 수 없는 후보도 있지만 가급적 다른 후보와 이렇게 좋은 자리가 있으면 같이 할 생각이다.”
“(한 대행 차출론에 대해) 오죽 답답하면 한 권한대행까지 끌어낼까 생각한다. 한 권한대행이 통상 위기 해결하는데 집중해야 하는데 우리가 너무 흔들고 있지 않나.”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홍준표
“(한 대행 차출론 관련) 대선을 중립적으로 관리하실 분을 출마시킨다는 것은 상식에 반하는 것이다. 탄핵 당한 정권의 총리를 하신 분이 (대선에) 나온다는 것도 상식에 반한다. 그래서 한 대행 출마 여부에 대한 논쟁에 나는 일체 말을 하지 않았다. 상식에 어긋나는 엉뚱한 짓을 추진하는 사람이 좀 이상한 사람들이다. 몇명만이 아마 (한 권한대행 출마를) 주선을 하고 연판장을 받고 돌아다닌 모양인데, 그 철딱서니 없는 짓 좀 안 했으면 좋겠다. 몇몇 철딱서니 없는 사람들이, 중진 의원들이 설치는 것이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안철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능력이 출중하나 이번 대선에 출마할 때는 아니라고 본다. 전 세계 국가들이 각자도생의 외교전쟁을 하고 있고 미중간 관세전쟁이 심각해 대한민국의 운명이 좌우되는 중대시기이기 때문에 한 대행은 대한민국을 살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한 대행이 (대선에 출마할) 마음의 준비가 덜 됐을 것으로 보여 이번 대선에 나서기는 여러 가지로 힘들 것”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되면 정치 경험이 부족한 검사 2기 정권이 탄생할 수도 있는데 국민이 연이어 검사 정권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부산시의회에서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오늘도 한덕수는 침묵. “(관세 위기 대처에) 마지막 소명을 다하겠다”고 한 국무회의 발언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왔지만, 이 발언은 대선 출마 여부에 관한 확실한 입장 표명은 아님. 5월4일까지가 대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인데, 그 전까지 소명을 다하고, 그 이후엔 사퇴해 출마하겠다는 뜻인지 아닌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모호성을 유지하며 버티는 중. 한덕수를 옹호하는 의원들은 “국익을 위해 한덕수를 흔들기를 멈추라”고 주장하지만, 정말 국익을 위한다면, 공개적으로 불출마를 못박고, 통상 전쟁 대응에 올인하면 됨. 그래야 국민들도 그 진정성을 믿어줄 것. 딴 생각이 있는 게 아니라면 그게 어렵나?
② 한덕수의 이런 모호함은 그 자체로 매우 비겁할 뿐 아니라, 공정한 대선을 관리해야 할 위치에 있는 최고위직 공직자로서는 단 하루도 이런 입장을 유지해서는 안되는 처지.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대통령 궐위 상태의 나라를 이끌어가는 권한대행으로서도 절대 취해서는 안되는 태도. 지금의 모호한 태도와 침묵을 보면, 오히려 한덕수가 5월3일까지 간을 보며 버틴 뒤 막판에 “국민의 부름”, “시대의 요구” 등 해괴망측한 논리로 대선 출마를 택할 가능성이 더 큰 상황.
③ 아마 한덕수의 계산이 이러할 것임. 어제 여론조사에서 한덕수는 홍준표, 한동훈 등을 제치고 김문수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결과를 받았음. 이재명과의 양자대결에서 미세하게나마 보수 주자 중 가장 격차가 적게 나왔다는 점에 대해서도 고무됐을 듯. 한덕수를 지원하는 쪽에서는 한덕수에게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대선 경선에 불참한다는 뜻을 확인했다”고 쉴드를 치는데, 이건 그냥 말장난일 뿐. 지금 중요한 건 국힘 경선이 아님. 한덕수의 전략은 국힘 경선에서 선출된 후보와 단일화를 시도하는 것이기 때문. 한덕수는 그 사이 통상 대응 등으로 지지율을 최대한 끌어올려 ‘대안론’을 형성하려고 할 것임. 그때까지 지지율 올려보고, 아니다 싶으면 “원래 생각이 없었다”고 빠지는 전형적인 ‘간보기’ 행태.
④ 한편으로 한덕수의 이런 행태는 국민의힘 경선을 망치는 블랙홀로 작용하고 있음. 그렇지 않아도 경쟁력이 없는 고만고만한 후보들끼리 격돌하는 판에서, 한덕수의 출마설은 모든 사안을 다 빨아들이는 소모적 화두로 작용. 어제도 국힘 각 잠룡들은 자신의 비전이나 정책을 이야기하기보다, ‘한덕수 출마에 대한 생각이 어떠냐’는 질문을 마주하게 됨. 실제 언론들도 한덕수 출마에 대한 잠룡들의 반응이 주요 뉴스로 다룸. 즉 한덕수가 그나마 있는 국힘 후보들의 존재감과 경쟁력을 망치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뜻.
⑤ 한덕수가 이완규 등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한 사건이 남은 기간 한덕수 지지율 등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큼. 원래 한덕수 쪽은 이완규 지명 등을 통해 도발을 하고, 그 결과 민주당이 자신을 탄핵해 주길 바란 듯. 한덕수는 탄핵을 빌미로 공직을 사퇴하고 대선에 나가는 그림을 그렸던 것 같은데, 민주당이 이에 응해줄 리 없음. 이완규 지명은 그 자체로 여론상 한덕수에게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요소. 그래서 한덕수도 이완규 등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 국회 제출을 밍기적거리고 있는 것으로 보임.
⑥ 또한 한덕수의 무리한 재판관 지명이 실제 결과로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흐르고 있음. 몇몇 변호사들이 낸 이 사건 헌법소원과 효력정지 가처분 사건이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 퇴임일인 18일 전에, 즉 이번주에 나올 가능성 있음. 헌법재판관들은 오늘(15일) 재판관 평의를 열어 이 사안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음. 가처분 사건의 경우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 않고, 정족수도 재판관 9인 중 5명이라, 가처분이 인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솔솔 나오고 있음. 이렇게 되면 재판관 임명 절차는 올스톱. 대선이 끝나면 지명을 철회하는 게 불가피. 그때는 한덕수나 최상목이 아닌 대통령 당선인이 철회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