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 알아도 오늘 시사 끝!
가장 화창하고 따사로운 날씨를 기대했던 지난 주말, 아쉽게도 우리는 4월의 빛나는 햇살을 충분히 누리지 못했습니다. 비가 흩뿌리고, 돌풍에 가까운 차가운 바람이 불었습니다. 말 그대로 을씨년스러운 날씨였습니다. 대한민국 정치와 경제가 처한 상황과 똑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임기를 채우지 못한 대통령이 개선 장군처럼 행세하며 집으로 되돌아가고, 얼마 전까지 여당이었던 정당은 대선을 앞두고 '심판(한덕수)을 용병(후보)으로 데려다 쓰자'고 호들갑을 떠는 중입니다. 윤석열 파면 뒤에도 이어지고 있는 이런 황당한 장면들이 여전히 비현실적이긴 합니다. 그렇더라도, 지금 우리 사회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고 있는 과정에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번 주부터 윤석열의 내란죄 재판이 시작되고, 비정상을 바로 잡기 위한 대선 일정도 본격화합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있던 제자리를 향해 가는 중입니다.
• 토마토픽 : 누누티비 폐쇄 2년…아직 갈 길 멀다
• 오늘의 주요 뉴스 : 친윤계 대표주자? 나경원 윤심 업고 출격
• 여론 포커스 : 국민 68.54% "하남시 시조 변경 반대"
• 프리미엄 레터 : 심판이 선수로? 한덕수의 노욕 어디까지?
‘이슈 그 이후’를 보는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다이나믹 코리아’에선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 수많은 이슈가 ‘핵관’(핵심관계자)의 입에서 말을 통해 명멸합니다. 쏟아지는 말들 중 옥석을 가리고, 말 뒤에 숨은 속내를 간파해 전해드립니다.
● 심판이 선수로? 한덕수의 노욕 어디까지?
● 윤의 '사저정치' 방치…자멸 택한 국민의힘
<주간전망>
● 심판이 선수로? 한덕수의 노욕 어디까지?
① 이번주 정국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 중의 하나는 '한덕수'가 될 것으로 보임. 지난 주말부터 한덕수 추대론이 여권을 중심으로 매우 강하게 형성되는 기류. 국민의힘 주류들이 세게 '푸시'를 하고, 여기에 한덕수의 '노욕'까지 더해지는 모양새. 지금껏 한덕수가 보여준 스탠스를 보면, 출마를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 파면 당한 대통령을 대신해 대선을 관리해야 하는 엄중한 위기 상황에서, 권한대행이 심판복을 벗어 던지고 갑자기 선수로 뛰겠다고 나서는 장면을 보게 될 수도. 미국발 관세 위기 등 떠들었던 것은 대체 어찌 되는 것인지, 정말 대한민국을 얼마나 엉망진창으로 만들겠다는 것인지…아찔하고 아득하기만 한 상황.
② 한덕수는 오늘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할 예정. 출마설에 휩싸여 있는 것 자체가 이미 정국에 엄청난 혼란을 주고 있는 만큼, 오늘 국회에서 확실한 입장을 밝혀야 함. 이번에도 또 노회한 기름장어처럼 애매한 핑계와 말투로 넘어가려 한다면, 사실상 대선을 관리하는 권한대행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봐야. 8년 전 박근혜 파면 뒤 조기대선이 치러질 때 황교안 권한대행은 파면 닷새 만에 불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음. 황교안이 나중에 부정선거론으로 망가지긴 했어도, 요즘 하는 걸 보면 한덕수는 당시 황교안 대행보다 훨씬 더 수준이 떨어지고, 심지어 사악한 기운마저 느껴짐.
③ 지난 대선 때 후보가 없어서 문재인 정권의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을 용병으로 스카우트했던 국민의힘 주류가 이번에는 한덕수를 또 용병으로 스카우트하려고 하는 셈. 반백년 이상 대한민국을 이끌었던 정통 주류 보수정당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당내 책임 있는 의원 및 세력들이 정상적인 리더십을 세우려는 노력보다, 영남과 강남 중심의 기득권에만 집착한 결과임. 스스로의 리더십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외부 인사 끌어다가 '양두구육'하며 뒤로는 자기 잇속 챙기기 바쁜 정당은 언젠가, 아니 조만간 문을 닫아야 하지 않을까 싶음.
④ 국민의힘이 외부 용병을 끌어들이려 했던 사례 중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경우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음. 관료 출신으로서 반기문이나 한덕수 둘 다 진보 정권의 수혜를 입은 뒤 보수 정당 후보로 말을 갈아타려는 형국. 영혼 없는 행보에 유사점이 있음. 한때 보수당의 대안으로 주목받았던 반기문은 귀국해 대권 행보에 나선 지 며칠 만에 지하철 표도 제대로 끊지 못하는 등의 구설수에 오르며 급격하게 추락했음. 평생 양지에 머물며 의전에 익숙한 한덕수 역시 며칠만 현장에 나가 서민 코스프레를 하다 보면, 금방 밑천이 드러날 것. 정치가 그리 간단한 게 아님. 정치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섣불리 대선 판에 뛰어들면 어떻게 되는지는 반기문 뿐 아니라 이수성, 고건, 황교안 등 역대 총리 출신 인사들이 잘 보여준 바 있음. 정치 경험 없이 대선에 뛰어들어 당선된 첫 번째 케이스인 윤석열의 기괴한 반역과 몰락이 갖는 의미 역시 잘 새겨야.
● 윤의 '사저정치' 방치…자멸 택한 국민의힘
① 지난주 금요일 윤석열의 퇴거 장면에서 보듯, 윤석열은 향후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사저 정치'의 강도를 높여가겠다는 태도를 숨기지 않고 있음. 윤석열을 단호하게 손절하지 않는 국힘 지도부의 애매한 스탠스와, 윤석열에 기대어 자신의 정치적 활로를 찾아보려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단체장들이 있는 한 윤석열의 영향력은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 국민의힘이 점차 자멸의 길로 들어서는 중
② 당을 자멸로 끌고 들어가는 대표적 정치인 중 하나가 바로 나경원. 정치적 태세 전환 과정에서 윤석열을 향한 급변침이 너무 심해서 믿기지 않을 정도. 지난주 대선 출마 선언에서도 "간첩"이라는 단어를 6번이나 사용하며 색깔론 공세. “반자유·반헌법 세력에 나라를 넘길 수 없다”는 식의 출마 선언문을 보면, 마치 윤석열이 대필해주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최근 윤석열이 설파 중인 극우 논리와 판박이.
③ 이번 대선을 치르는 국힘의 유력한 시나리오는 '(나경원 vs 김문수) vs 한덕수'임. 사실상 나경원과 김문수, 한덕수 3명이 윤석열의 의중에 따라 물밑에서 이미 원팀을 형성했다는 관측. 당내 경선에서 윤심을 등에 업은 나경원과 김문수가 경쟁. (2인 결선 투표제를 도입했기 때문에, 홍준표나 한동훈은 결선에서 제압이 가능하다고 판단) 이후 최종 후보가 된 김문수 또는 나경원이 당 외곽에 있는 한덕수와 단일화를 시도하는 그림. 물론 그 과정에서 여론의 추이나 한덕수의 지지율 등이 중요 변수로 작용할 예정이지만, 현재로선 이런 구도로 국민의힘이 움직일 가능성이 커 보임.
④ 앞서 언급한 시나리오대로 흘러간다면, 건전한 보수 또는 중도 확장성이 있는 후보들은 경선 과정에서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나가 떨어지게 될 것. 국힘의 극우화도 심해질 것. 사실 지난 주말 오세훈 서울시장의 '불출마' 선언도 이런 기류가 반영됐다고 봐야. 오세훈에게 불리한 경선판이 짜여졌고, 오세훈 처지에서는 어차피 대선 본선 승리 가능성이 없는 상황. 여기서 발을 빼는 게 향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시 다지는 데 유리하겠다고 판단했을 수 있음. 이미 권영세-권성동 등 국힘 지도부와 물밑에서 이번 대선과 내년 지방선거 관련 모종의 교감 및 합의를 보았을 가능성도 있어 보임.
⑤ 윤석열의 '사저 정치'와 별도로, 오늘부터 윤석열의 내란죄 형사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 요란하고 시끌벅적하게 사저로 돌아간 윤석열이 형사재판 때는 지하주차장 이용을 허가 받아 재판 때 모습이 언론에 노출되지 않을 전망. 법원은 또 재판 시작 전 언론사의 법정 내 촬영 신청도 불허했음. 이명박, 박근혜 재판 때는 피고인석에 앉은 모습이 사진·영상으로 공개됐지만, 윤석열을 풀어준 지귀연 재판장은 그 마저도 허락하지 않음. 재판장의 의도나 속내를 알 수 없는 상황.
⑥ 윤석열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되면, 증인 규모나 사건 내용으로 봐서 1심이 2~3년 걸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옴. 신속한 재판을 위해서는 윤석열이 하루빨리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야. 대선이 끝나고 어떤 식으로든 정권이 바뀌면 윤석열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큼. 불소추 특권이 있었던 대통령이 아닌 자연인 윤석열에게 적용할 수 있는 다른 범죄 혐의는 차고 넘침. 1심 재판이 끝까지 불구속 상태로 진행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 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