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그 이후’를 보는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다이나믹 코리아’에선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 수많은 이슈가 ‘핵관’(핵심관계자)의 입에서 말을 통해 명멸합니다. 쏟아지는 말들 중 옥석을 가리고, 말 뒤에 숨은 속내를 간파해 전해드립니다.
● 윤석열과 국민의힘 ‘밀월’…수렁에 빠진 보수
● 국가위기 안중에 없나? 한덕수의 수상한 행보
● 윤석열과 국민의힘 ‘밀월’…수렁에 빠진 보수
▶이철우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을 하며 배신을 너무 많이 당했다. 사람은 충성심을 보고 써야 한다’는 말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이 여러 가지 뜻에서 배신자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관 중에도 배신자가 있다는 생각을 가진 것 같고, 한동훈부터 시작해서 탄핵 (국회 표결에) 들어갔던 사람들, 공직을 맡겼는데 자기를 수사하러 오는 사람들에 대한 윤 전 대통령의 상처가 깊은 것 같다.”
“윤 전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서 우리 당이 승리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윤 전 대통령이 헌재 결정에 상당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구체적인 날짜까지 언급하며 ‘여러 분석을 봤지만 몇몇 헌법재판관이 막판에 결정을 바꾼 것 같다’는 말을 했다.” –이철우 경북지사, 한남동 관저에서 윤석열을 만난 뒤 유튜브 방송과 기자들에게 대화 내용 전해
▶전한길
“윤 전 대통령은 한 치의 흔들림 없는 단단한 표정으로 저를 맞이하셨다. ‘나야 감옥 가고 죽어도 상관없지만, 우리 국민들 어떡하나, 청년 세대들 어떡하나’라고 했다. 지난 겨울 석 달 넘게 수천만 명의 청년들과 국민들이 '탄핵 반대',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외치며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 섰는데 그분들께 너무 미안해서 잠이 오지 않는다고 했다.. (나에게는) 당장 눈앞의 파도를 보지 말고, 파도를 일으키는 바람을 볼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국어 강사 전한길씨, 윤상현 의원과 한남동 관저를 다녀온 뒤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0명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왜 조기 선거를 하게 됐느냐 하는 그 배경을 분명하게 알면 저렇게 많이 나올 수가 없다. 상황 인식이 기본적으로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덕수 대선 후보 추대론’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에 후보감이 없고 친윤 쪽에서 하나의 궁여지책으로 생각하는 게 한덕수 총리 같다. 한 총리야말로 이번 계엄하는데 직접 당사자 아닌가. 대통령이 파면 선고를 받은 이런 상황에서 무슨 면목을 갖고 대통령 출마를 할 수 있겠나. (김문수 전 장관에 대해서도) 갑자기 여론 조사상 자기 지지도가 높으니까 그걸 믿고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김 전 장관을 후보로 내세워서 국민의힘은 절대로 승리를 할 수 없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이양수
“1차 경선에서 국민여론조사 100%를 한 것은 민심 반영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요청이 많아, 민심 눈높이에 맞는 후보를 4인 경선으로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결정했다. 4인 경선과 2인 경선에서 선거인단 투표 50%, 국민여론조사 50%를 반영하는 것은 당원과 민심을 고루 반영하겠다는 의지다. (2인 경선 실시 이유에 대해선) 국민적 관심을 제고한다는 차원에서 2인 경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결선투표를 통해 50%의 지지를 얻어야 그 후보가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고 민주적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는 차원이다.” –이양수 국민의힘 사무총장, 당 비대위에서 경선안을 확정한 뒤 기자들과 만나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윤석열의 관저정치가 예상대로 노골화하고 있음. 또한 대선 경선 일정을 확정한 국민의힘 전반의 행보를 보면, 출마를 준비 중인 후보들 중 상당수가 ‘윤심’ 경쟁에 나서는 한편, 당 지도부 역시 ‘윤의 의중’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경선 룰을 설계했음. 이번 대선을 앞두고 사실상 윤석열과 국민의힘의 ‘밀월 관계’가 형성됐다고 봐야. 이런 경선 룰과 후보들 면면으로 봤을 때 국민의힘이 탄핵의 강, 윤석열의 수렁에서 벗어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 보임. 여기에 한덕수가 던진 ‘이완규 폭탄’까지 더해지면서, 이번 대선은 철저하게 윤석열 심판 프레임으로 치러질 수밖에 없음. 국민의힘은 희망이 없는 수준을 넘어, 돌이킬 수 없는 분열과 파행을 피하기 어려워 보임.
② 윤석열이 대선에 개입해 그 스스로 이슈의 주인공이 되면 사실상 국민의힘 처지에서 이번 대선은 ‘파장’임. 하지만 나경원, 이철우를 비롯해 윤심을 얻으려는 개별 잠룡 및 정치인들의 움직임은 줄을 잇고 있음. 국힘 주변에서는 윤심의 최종 낙점을 받을 수 있는 후보자로 김문수와 나경원, 그리고 한덕수 정도가 거론되는 중. 윤석열은 파면 뒤 관저로 찾아온 나경원에게 출마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스팔트가 밀고 있는 김문수와 경쟁 구도를 형성한 뒤 훗날 단일화 등 연대를 염두에 둔 수순이라는 분석도 나오는 중. 1차 경선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4강 후보가 김문수, 홍준표, 한동훈, 오세훈 정도로 꼽히는데, 이런 분위기라면 경선 종반에 낙선한 ‘친윤 후보’들이 윤심이 낙점한 후보에게 지지를 몰아주는 ‘몰빵’을 할 가능성이 커 보임.
③ 어제 확정된 국민의힘 경선 룰이 그나마 중도확장성을 가진 한동훈이나 오세훈에게 매우 불리한 구도로 짜였다는 점도 국힘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 절망적인 대목. 윤석열은 탄핵에 찬성한 한동훈과 오세훈은 절대 불가 입장. 1차 경선 생존자 4명 중 바로 후보를 뽑는 게 아니라 2인 결선투표를 간다는 것은 결국 ‘친윤 후보’들이 똘똘 뭉쳐 한동훈이나 오세훈이 되는 것 만큼은 절대로 막겠다는 노골적 의도라고 할 만. 사실 2인 결선 투표는 지금껏 보수당 경선에서 한 번도 도입된 적이 없는 기형적이고 이례적인 방식임. 결국 권영세와 권성동 등 당 지도부도 ‘탄핵 찬성파’는 절대 안된다는 윤석열의 의중과 궤를 같이 하고 있는 셈.
● 국가위기 안중에 없나? 한덕수의 수상한 행보
▶총리실
“트럼프가 통화 중 한덕수 권한대행에게 대선에 나갈 것인지 물었다. 이에 한 대행은 ‘여러 요구와 상황이 있어서 고민 중이다. 결정한 것은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즉답을 피했다. 특정 선택지에 무게를 두기보다는 대화를 매끄럽게 이어나가는 수준에서 짧게 문답이 오갔다.” –중앙일보가 ‘관련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으로 인용해 보도한 내용 (*총리실은 부인하지 않음)
▶황우여
“(한덕수 대행 출마설에 대해) 본인이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번) 주중에는 결정해야 할 것이다. (후보 등록 기간이 지난 뒤에도 출마할 수 있게 '경선 특례'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은 고려하는 것이 없다. 본인으로서도 준비 기간이 없기 때문에 그냥 (대선) 열차에 빨리 타야 한다. 그래야 당의 지원도 받을 수 있다. 공정한 절차 안에서, (한 대행이) 만약 뜻이 있다면 속히 들어오는 게 맞다.” –황우여 국민의힘 대선경선 선거관리위원장,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김윤덕
“저는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본다. 한 대행 본인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얘기한 적은 없다. 어떤 꿍꿍이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국민의힘과 교감을 나눴고, 더 심하게 생각한다면 윤 전 대통령이 상왕 노릇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회입법조사처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지명에 대해) 헌법학계와 전문가 등을 상대로 유권해석을 두루 실시한 결과 압도적인 다수로부터 한 권한대행의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은 권한을 넘어선 위헌, 위법행위라는 의견을 받았다.” –국회입법조사처, 우원식 국회의장의 유권해석 요청에 대한 답변서에서
▶정성호
“(한덕수의 헌재재판관 지명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헌법재판소를 통한 쿠데타를 일으키려고 하는 게 아닌가. 일각에서는 헌법 84조 해석과 관련해 수사·기소가 아니니까 재판을 진행시키려고 하는 게 아닌가 의심하는 분도 계신다. 헌법 84조를 ‘진행되는 재판은 할 수 있다’고 이상하게 해석해서 그렇게 할 수도 있는 거 아니겠냐.”
“대통령 권한대행이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대선을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지 않느냐. 도저히 해서는 안 될 자기 권한 밖의 행동까지 했는데, 여기에서는 (대선 관리) 배제해야 되는 게 아닌가. 결국 탄핵밖에는 없는 것이다. 부득이하게 그렇게 갈 수밖에 없는 게 아닌가.” –정성호 민주당 의원,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공정한 선거 관리의 역할에 그쳐야 할 한덕수가 ‘이완규 폭탄’을 던지더니, 그 이후로도 수상쩍은 행보를 계속하고 있음. 외부에서 거론되고 있는 ‘출마 가능성’에 단호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뭔가 지금의 상황을 즐기는 듯한 분위기. 어제 중앙일보가 보도한 ‘트럼프가 한덕수에게 출마하냐고 질문했다’는 것도, 사실 둘 사이의 대화이기 때문에 한덕수 쪽에서 언론에 흘렸을 가능성이 99%임. 트럼프와 통화 직후에도 “트럼프가 한 대행의 영어에 ‘Beautiful English’라고 했다”는 보도도 총리실에서 언론에 알린 것임. 대체 이런 엄중한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인간에 온통 ‘잿밥’에만 정신이 쏠려 있는 셈.
② 사실 트럼프가 한덕수에게 ‘출마할 거냐’ 물어본 것도 대단히 부적절한 질문이자, 외교적 결례에 가까움. 또한 한덕수는 공식적인 국가 수반들 간 대화인 만큼 영어가 아닌 통역을 통해 의사소통을 하는 게 정상. 그런데도 ‘잿밥’에만 관심이 있다 보니, 자신과 나라가 얼마나 무례한 질문을 받았는지도 모른 채, 자신을 둘러싼 가십성 이야기를 언론에 흘려 관심을 끄는 것에만 열중하고 있는 것. 자신이 전화 통화를 통해 천문학적인 청구서를 받아 들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어 보임. 권한대행으로서 최소한 전화 통화 뒤 여야 대표들을 불러 설명이라도 해야 하는 것인데, 누구 말대로 자기가 정말 대통령인 것으로 착각하는 모양.
③ 한덕수의 모호하고 황당하며 심지어 위헌적인 행동이 이어지면서, 민주당 내부 분위기도 점차 험악해지는 중. 민주당 중진 정성호 의원은 여태껏 당내 강경파와 입장을 달리해 온 합리적 온건파이자, 중도파로 분류. 그런 정성호가 오죽하면 ‘대선 관리에서 배제해야 하고, 그러려면 탄핵을 해야 한다’고 주장을 했을까 싶음. 최상목은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 3명 중 2명이라도 임명해 탄핵 심판 개시라도 할 수 있게 했지만, 한덕수는 아예 3명 모두 임명을 거부해 탄핵 심판 자체를 못하게 하려 했던 인물. 이젠 ‘내란 동조세력’이라고 부를 수 밖에 없는 한덕수가 남은 대행 기간에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큰 상황. 민주당으로선 대선이 코 앞이라 탄핵을 실제 결행하는 걸 마지막까지 꺼리겠지만, 혹시라도 한덕수가 탄핵을 유도할 만한 또다른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은 있어 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