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그 이후’를 보는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다이나믹 코리아’에선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 수많은 이슈가 ‘핵관’(핵심관계자)의 입에서 말을 통해 명멸합니다. 쏟아지는 말들 중 옥석을 가리고, 말 뒤에 숨은 속내를 간파해 전해드립니다.
● 한덕수에 최상목까지…낯뜨거운 고위공직자들
● 윤석열과 결별 안하면, 그 무엇도 할 수 없다
● 한덕수에 최상목까지…낯뜨거운 고위공직자들
▶한덕수
“피신청인(한덕수)의 ‘후보자 발표’는 공권력 행사가 아니다. 내부적 ‘의사표시’에 불과한 후보자 발표라는 절차가 당사자의 권리 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처분이라거나, 공권력 행사에 해당되지 않는다.” –한덕수 권한대행, 김정환 변호사 등이 낸 ‘재판관 지명 행위’ 헌법소원 및 가처분신청 사건 관련 헌재에 낸 의견서에서
“미국 정부가 한국 등 동맹국과 우선적으로 협상한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 우리가 부담할 관세 등을 최소화하고 양국 간 상호 이익을 증진하기 위한 협상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한·미간 조선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조선업 재건의지를 강력히 밝히고 있다. 우리 조선업은 높은 기술력과 숙련된 인력, 선진 인프라 등으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만큼, 한미간 협력 강화는 양국의 상호 이익을 증진하며 우리 조선 산업의 재도약을 이끌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한덕수 권한대행, 울산 HD현대중공업을 방문하고
▶최상목
“(12·3 비상계엄 이후에 휴대전화 교체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 (유심칩을 교체한 적 있느냐는 추가 질문에도) 없다. (12월7일에 최 부총리가 휴대전화 기기 변경을 했다는 이동통신사 자료가 공개되자) 고장이 났기 때문에 (휴대전화 기기를 바꾼 것은) 맞습니다만, 계엄 이후인지는 (잘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휴대전화 기기 과거 것을 다 가지고 있다. (위증 논란이 일자) 정확히 날짜를 기억을 못 했습니다만 휴대전화 기기 고장이 나서 고장 난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고 새 휴대전화를 쓰고 있다. 제가 위증할 의도는 없었다. 날짜를 정확히 기억을 못 했다. 그 부분은 오해를 드려서 제가 그 부분은 수정을 하겠다. 오해를 불러일으켜서 그 부분은 송구하게 생각을 한다.”
“(미국 국채 투자 논란과 관련해) 소극적 포트폴리오 추천을 받아 작년 8월 미국 국채를 매입했다. 2018년 민간인 때부터 갖고 있던 외화 예금을 미국 국채로 전환한 것이다. 환율 변동과는 관련이 없다. 제가 꼼꼼히 챙기지 못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부장관(최상목) 탄핵소추사건 조사 청문회’에서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여전히 대선 출마에 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사실상 노골적인 대선 행보를 지속하고 있음. 특히 한덕수는 15일 광주의 자동차생산업체를 방문한 데 이어 다음날인 어제는 울산 HD현대중공업을 방문. 권한대행이라는 타이틀을 이용해 이틀 새 영호남을 종횡무진 누비는 체력을 시연. 마치 총선이나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이 지역을 순회하며 사실상의 간접 선거운동을 하는 듯한 모습을 연상케 함. 두 일정 모두 총리실의 주간 일정에는 없었던 것들이라, 대선을 겨냥한 급조된 행보라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
② 한덕수의 행보에는 또다른 문제점이 있음. 한덕수는 14일부터 열리고 있는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석하지 않고 있는데, 국회에 아무런 양해를 구하지도 않았음. 또한 어제는 세월호 11주기를 맞아 전국 곳곳에서 기억식이 열리고 있었지만, 방문은커녕 추모 메시지도 내지 않았음. 민주당 경선 주자 3명이 나란히 참석한 기억식에 한덕수의 이름표가 붙은 의자는 비어 있었음. 행정부 최고 수반으로서 기억식을 보듬을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대권행보에만 골몰하는 모습이 국민들 눈에 어떻게 비칠지 생각했어야.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정치적으로 봐도 정도가 아닌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데, 아무리 비판을 해도 한덕수는 최근 붙여진 별명 ‘기름장어’처럼 자유롭게 잘 지내고 있음.
③ 민주당은 이런 한덕수를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보는 중. 국회 대정부질문에 나오지 않아도, 별다른 비판이 없음. 평소 같으면 한덕수의 행태를 비판하며 대선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채근했을 것임. 또한 이완규 헌법재판관 지명 등을 거론하며 탄핵을 압박했을 수도 있음. 하지만 정작 민주당은 한덕수를 자유롭게 풀어놓고 ‘로우키’로 대응 중. 민주당 처지에서 보면, 한덕수가 국민의힘 경선을 거의 ‘예선전’ 수준으로 만들어놓고, 흥행조차 방해하니, 이토록 고마운 ‘엑스맨’이 또 있을까 싶을 것임.
④ 어제는 한덕수가 헌재에 낸 의견서가 화제를 모음. 자신이 이완규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할 때 스스로 “지명한다”는 워딩을 썼는데, 의견서에는 두 후보자 지명 행위가 ‘단순한 발표에 불과’하다고 주장. 즉 ‘후보자 발표’는 ‘지명’과는 달라서 공권력 행사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헌법소원 및 효력중지 가처분 신청 사건이 각하돼야 한다는, 사실상 말도 안되는 말장난. 윤석열이 티브이에 나와 ‘비상계엄’을 선포해놓고, 금방 끝났으니 경고성이라고 우기는 것과 매우 비슷한 느낌. 이 정도면 최고재판소인 헌재를 심각하게 모독하고 조롱하는 행위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
⑤ 한덕수의 이런 궤변에도, 다행히 헌법재판소는 어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림. 이제 본안 결정이 나올 때까지는 재판관 임명과 관련된 모든 절차는 중단됨. 내일(18일)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더라도, 남은 7명의 재판관들이 논의해 본안 판단을 내릴 것으로 예상. 이번 가처분 결정의 논리를 보면, 본안에서도 무난하게 인용이 될 것으로 전망. 헌재가 대선 전까지 결론을 내리지 않으면, 새로 선출된 대통령이 기존 지명을 철회하고 새롭게 재판관을 지명할 수도 있음. 어느 쪽이건, 한덕수 권한대행은 이번 가처분 결정으로 자신이 행한 '월권'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함. 외부에서 딱히 책임을 물을 방법은 없지만, 대선 출마를 노리는 한덕수 입장에서는 어쨌든 상당한 치명상이라고 봐야.
⑥ 한덕수 만큼은 아니지만, 한때 권한대행이었던 최상목의 황당한 활약도 만만치 않음. 어제 국회 청문회 거짓말 또는 동문서답 답변들은 듣는 국민이 민망한 수준. 계엄 이후 휴대전화를 교체하지 않았다고 뻔뻔하게 우기다가, 막상 서류를 내밀자 “바꾸긴 했는데, 시점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변. 불과 넉달 전의 일을, 그것도 자신의 신상에 관해 매우 중요한 사안도 기억하지 못하면서 나라 경제를 이끄는 경제부총리직을 계속 수행할 자격과 능력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자문해봐야. 사실상 위증이자, 새빨간 거짓말인데, 5분 만에 탄로날 거짓말을 저렇게 태연하고 뻔뻔하게 하는 것 자체가 공직자로서의 본분과 책임감을 내팽개친 행위임. 윤석열과 한덕수, 최상목. 참 기막히게 잘 어울리는 트리오임.
● 2. 윤석열과 결별 안하면, 그 무엇도 할 수 없다
▶홍준표-오세훈 회동
“오세훈 시장이 (대선 불출마로) 못하게 된 공약을 홍준표 전 시장이 꼭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약자와의 동행이 홍 전 시장에게 제일 어울리지 않나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유승민 전 의원과 연대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유 전 의원뿐 아니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한 분 한 분 만나겠다. 야권에 있는 분들도 같이 의논하고 동참할 방안을 모색하겠다. (오 시장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하지만 두 분은 대학 선후배 관계고 누구보다 친밀감을 나타냈다.” –홍준표 국민의힘 경선 후보와 오세훈 서울시장의 만남 뒤 홍 후보의 비서실장인 김대식 의원의 설명
▶한동훈
“(당내 배신자 프레임에 대해)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민심이 '윤심'보다 딱 5천만 배 더 중요하다. 그럼 계엄을 저지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건가. 그런 말을 하는 분은 국민과 당원, 지지자를 배신하는 것이다. 정치인이 누구에 대한 의리를 먼저 생각해야 하나. 대한민국인가 아니면 윤석열 개인인가?” –한동훈 국민의힘 경선 후보, KBS 라디오에 출연해
▶안철수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당이 민심과 좀 더 멀어진 것이 현실이다. 최근 대통령을 옹호했던 분들은 책임을 더 크게 느껴야 한다. 국민이 분노하는 사이 오히려 더 당당해진 분도 있다. 출마선언문을 뒤져 봐도 반성과 사과가 없는 분이 대다수다. 민심 공감 능력이 떨어지니 결국 당 전체가 국민의 외면을 받는 것” –안철수 국민의힘 경선 후보, 자신의 페이스북에
“탄핵에 찬성한 분들이 이번 경선을 통과하고, 본선에 가면 이길 확률이 있다.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한 이는 많은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얻어 당선되기는 힘들다.” –안철수 후보, TV조선 유튜브에 출연해
“중도에서 한 표를 더 가져오는 사람이 이길 수밖에 없다. 중도 확장성이 선거 승패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오 시장과) 뜻을 같이했다.” –안철수 후보, 오세훈 서울시장과 오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민주당 경선이 전혀 주목받지 못하는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경선 주자들 사이에 논의되는 여러 합종연횡 행보가 주목받고 있음. 특히 불출마 선언을 하기는 했지만, 한때 당내 유력 잠룡이었던 오세훈 서울시장을 끌어들이려는 경선 후보들의 경쟁이 치열. 오 시장은 자신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주요 후보들을 두루 만나며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특정 후보를 지원하는 형태로 ‘몰빵’할 것 같지는 않음. 오 시장이 맹렬히 경선을 준비하다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불출마’를 했는데, 정치권에서는 ‘한덕수 변수’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음. 오 시장의 불출마 배경에 윤석열 부부와 당내 친윤계 주류들의 압박이 있었을 거라는 추측임.
② 국민의힘 경선에 주자들도 많고 이런저런 변수도 있어서 계속 관심을 받을 전망이지만, 정작 이번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으로 꼽히는 사안은 전혀 해결되지 않았음. 그건 바로 ‘윤석열 탄핵의 강을 어떻게 건널 것인가’ 하는 문제. 이게 해결되지 않으면 그 어떤 대선 캠페인도, 그 어떤 정치활동도 사실상 무의미하게 됨. 현재는 윤석열의 내란과 탄핵에 대한 당의 통일된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고, 후보들도 각자 탄핵에 대해 생각이 다 다른 상황. 국민들에게 설명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지 않고서는 대선을 치를 수 없음. 또한 대선이 본격화하더라도 그 어떤 합종연횡도, 그 어떤 빅텐트도 가능하지 않음. 가장 중요한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고 허송세월만 하고 있는 셈.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로서는 매우 고마운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