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그 이후’를 보는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다이나믹 코리아’에선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 수많은 이슈가 ‘핵관’(핵심관계자)의 입에서 말을 통해 명멸합니다. 쏟아지는 말들 중 옥석을 가리고, 말 뒤에 숨은 속내를 간파해 전해드립니다.
● 헌재 결정도, 출마도, 한덕수는 셀프 ‘입틀막’
● 국힘 때리기에도…이재명 ‘나홀로’ 공약 독주
● 헌재 결정도, 출마도, 한덕수는 셀프 ‘입틀막’
▶노종면
“(한덕수 권한대행의) 탄핵 사유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입장을 유보하고 있는 것은, 인내하고 자제하는 과정으로 이해해주셨으면 한다. 이미 헌법재판소라는 헌법기관의 공식 결정으로 두 번이나 한덕수 권한대행의 정치 행위에 대해 위헌이라는 판단이 나오지 않았나. 기존에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비롯한 3명의 후보자들에 대한 임명을 하지 않은 부분도 위헌 판단을 받았고, 이번에 임기가 끝나는 두 헌법재판관 후임을 지명한 행위에 대해서도 헌재가 (위헌이라는) 분명한 입장을 발표했다.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사유가 차고 넘치는 건 분명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내하고 스스로 지금 본인의 잘못과 하자를 치유하길 촉구하는 그런 과정으로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 당 원내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김민석
“정부청사에서 공정선거와 과도기 국정을 챙겨야 할 한덕수 대행의 마음이 콩밭에 갔다. 헌법을 무시하고, 목에 힘주고 대통령 행세를 하고, 월권과 알박기 인사를 하고, 국회를 피해 선거운동을 다니고, 관세협상의 국익을 팔아 자기장사를 하고, 트럼프 통화로 언론플레이를 한다. 윤석열 잔여 내각인 한덕수 대행의 임무는 충실한 예비협의로, 미국의 의도와 전략을 파악하고 잘못된 주장에 반론하되 국익을 해칠 불가역적 협상은 피해야 한다.”
“한덕수 대행은 대행으로서 대선 관리와 관세협상 예비협의에 전념할 거면 당장 불출마 선언을 하고, 출마할 거면 당장 대미관세협의에서 손을 떼야 한다. 국익과 국민을 노욕의 장난감으로 여기지 말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 출마하든 망가지든 본인의 자유지만 헌법 파괴와 국익 파괴는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 정부서울청사 본관 앞에서 1인 시위를 열어
▶이준석
“(범보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반 이재명 빅텐트론’에 대해) 묻지마식 통합은 언제나 국민에게 심판의 대상이 됐다. 빅텐트는 허상에 불과하다. 빅텐트와 관련해 언급되는 인사의 면면을 보면 다 대통령이 되고 싶은 사람들인데, 이들이 경선을 한다면 후보는 나오겠지만, 서로 돕진 않을 것이고 전혀 감동도 느껴지지 않는다.”
“과거의 일에 대해 선악의 잣대를 들이대는 게 법률가들이다. 그런 분들이 대통령이나 여당 대표, 야당 대표를 했으니 상대를 감옥에 집어넣거나, 내가 감옥에 가지 않기 위해 법 기술을 동원하는 게 대한민국 정치의 8할, 9할이 됐다. 이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법률가들이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에 들어오는 걸 막아내야 한다.”
“탄핵 과정에서 대구와 경북 고양이들한테 가장 깊게 각인된 것은 ‘튀지 말자, 눈에 띄지 말자’는 입장이었다. (대구경북 정치인들이) ‘비만 고양이’를 넘어 ‘비겁 고양이’가 된 것 같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 대구경북 중견언론인모임 토론회에 참석해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한덕수의 어제 일정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만전을 기해달라”는 당부를 한 게 전부. 차마 전날과 그 전날처럼 전국을 휘저으며 ‘예비 선거운동’에 나서기는 민망했었나 싶음. 하지만 한덕수는 자신의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지명’에 대해 헌재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것과 관련해 일언반구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음. 자신의 부적절한 ‘월권’ 행사 탓에 정국이 뒤집어졌고, 그에 따른 국민적 우려도 컸음. 해당 현안에 대해 최고재판소가 판단 결과를 내놓았으면, 그에 대해 사과를 하든지 해명을 하든지, 어떠한 입장을 내놓고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고 밝히는 게 공직자로서, 그리고 정부 수장으로서 도리이자 기본 자세. 국무총리의 업무를 수행할 때는 아무런 존재감조차 없던 한덕수가 권한대행을 하면서는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은 하고 있는’ 형국.
② 한덕수는 또한 ‘하지 말아야 할 말은 하고, 꼭 해야 할 필요한 말은 절대로 하지 않는’ 정반대의 태도를 취하고 있음. 대선 관리와 관세 협상에 관여할 거라면, 지금이라도 불출마 선언을 해서 오해를 씻어내야 하고, 출마를 할 생각이면 당연히 당장 모든 일에서 손을 뗀 뒤 출사표를 던지고 정치권으로 떠나는 게 마땅함. 이 당연하고, 상식적이며, 국민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한덕수는 갖추지 않고 있는 것. 막판까지 ‘간을 보겠다’는 태도로는 대선에 나가더라도 결코 성공할 수 없고, 결국 출마하지 않고 공직자로 남더라도 평생의 공직생활에 먹칠을 할 만큼의 불명예를 뒤집어 쓰게 될 것.
③ 한덕수와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헌법재판소의 가처분 인용 등에도 불구하고 왜 한덕수 탄핵을 추진하지 않고 “보류하겠다”고 선언한 것인지 잘 알고 있을 것. 국정을 책임지는 한덕수의 탄핵을 추진하는 것 자체로 역풍을 맞을 게 뻔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은 민주당 처지에서 한덕수가 저런 어정쩡하고 모호한 상태로 남아서 시간을 끌어주는 게 너무나 고마울 것.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한덕수가 민주당으로부터 모종의 약속(대가나 혜택)을 받고 저렇게 버티고 시간을 끌며 민주당을 위한 ‘엑스맨’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음. 오죽하면 이런 해석까지 나올까 싶음.
④ 한덕수의 의뭉스러운 행보로 최대 수혜를 얻고 있는 이는 단연 이재명 전 대표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정치적으로 쏠쏠한 이익을 챙기고 있는 두번째 수혜자는 이준석으로 보임. 이준석의 이번 대선 목표는 ‘이재명 후보 지지율 40% 아래로 방어 및 자신의 지지율 15% 이상’이라고 함.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모르겠으나, 어쩌면 이준석 지지율 15%가 불가능한 수치가 아닐 수도 있음. 지금처럼 한덕수가 국힘 경선 훼방을 놓으며 ‘예선전’ 수준으로 격하시키고 있는 와중에 이준석이 시나브로 지지율을 아주 조금씩 올리고 있음. 한덕수 붙들고 국힘 주류들이 딴생각 하면서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동안, 이준석이 중도보수층의 마음을 잡으려고 동분서주하고 있다는 뜻
⑤ 더구나 이준석은 컨텐츠의 정치적 올바름을 떠나, 최소한 선거에 있어서 만큼은 그 전략이 탁월함. 이준석은 지난 총선 때 딱 한번 헛발질을 해 죽다가 살아났는데, 그게 바로 이낙연과 연대. 이준석은 절대로 빅텐트 근처에는 기웃거리지도 않을 것임. 국힘이 정신 못차리고 있는 와중에 이준석은 보수의 본산인 TK에 거의 상주하다시피 하고 있음. 현장에서 구르면서 보수층에게 착실히 포인트 적립 중. 과거 총선 때 동탄에서 성공했던 모델. 더구나 시간은 젊은 이준석 편.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훗날 이준석이 보수를 통째로 집어 삼킬 수도.
● 국힘 때리기에도…이재명 ‘나홀로’ 공약 독주
▶이재명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임기 내 건립하고, 국회 본원과 대통령 집무실의 세종시 완전 이전도 사회적 합의를 거쳐 추진하겠다.”
“수십만 청년들을 병영에 가둬놓는 전통적인 것도 중요하겠지만, 과연 효율적인가 생각이 든다. 청년들을 전문 부사관으로 복무하게 하고, 그 사람들을 전문 무기 장비 체계 운영자나 개발자로 특화하면 훌륭한 직업으로 변할 수 있지 않는지 생각한다. 징병제의 장점과 모병제의 장점을 섞어 선택적 모병제로 운영하는 게 맞겠다고 생각한다.”
“(김경수·김동연 후보의 증세론에 대해서는)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손쉽게 증세 얘기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세금 문제는 매우 예민하고, 국가 재정도 어렵지만 개별 기업이나 우리 국민도 다 어렵다. 우선은 국가 재정을 효율적으로 재편성하는 데서 가능성을 찾아야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이재명 민주당 경선 후보, 대전에 있는 국방과학연구소를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권성동
“(이재명 후보가 '수사와 기소는 분리해야 한다'고 한 것에 대해) 자신을 수사한 검찰을 둘로 찢어버리겠다는 보복 예고다. (이 후보가 ‘인생사에서 누가 저를 괴롭혔다고 보복한 적이 없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인간 이재명의 삶 자체가 보복인데도 보복이 없었다면서 전국민을 대상으로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다. 보복과 거짓말의 돌려막기, 이것이 바로 이재명 정치의 본질이다. 소년공 이재명의 보복 본능은 정치 입문 이후에도 계속됐다. 성남시장 시절 자신의 형 부부에게 했던, 필설로 옮기기 힘든 그 악행이 보복이 아니면 무엇인가. 2023년 9월 본인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민주당 일부 의원이 검찰과 암거래를 했다는 짐작만으로 비명횡사 공천을 했다. 이것은 정치보복이자 숙청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당 비대위 회의에서
▶김문수
“이재명을 꺾으려 출마했다. 제가 경기도지사를 할 때 이재명은 성남시장이었다. 형님이 자기를 반대한다고 해서 정신병원에 감금하려 했고, 형수한테도 입에 담을 수 없는 쌍욕을 했다. 만약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전 국민을 정신병원에 감금시키려 할 것이다. 제가 국민과 함께 힘을 합쳐 반드시 이런 독재를 막아내겠다.” –김문수 국민의힘 경선 후보, 당 경선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안철수
“이재명의 전체주의, 퍼주기 독재를 막고 국민통합과 시대교체를 반드시 이루어야 한다. 깨끗한 안철수가 범죄 혐의자 이재명을 제압하겠다. 중도층의 표심을 얻어 승리해 대한민국을 더 강하고 바른 나라, 안전한 나라로 만들겠다.” –안철수 국힘 경선 후보, 당 경선 미디어데이에서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주목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독주체제’를 갖춘 이재명은 따박따박 대선을 겨냥한 공약을 내놓고 있음. 민주당이 첫 지방 경선을 충청권으로 설정하고, 이재명 역시 충청권을 처음 방문해 지역균형발전 관련 공약을 제시하는 것도 사실상 대선 본선을 염두에 둔 일정이라고 할 만. 즉, 경선에 어울리지는 않지만, 당과 후보 전체가 벌써부터 이재명의 대선을 겨냥한 행보를 함께 하는 듯한 느낌임. 이준석이 지금 가장 필요한 지역이 TK이듯, 확실한 대선 승기를 선점하려는 이재명에게는 충청이 가장 필요한 지역.
② 이재명의 첫 타깃은 지역적으로는 충청이지만, 이념적으로는 이전부터 스스로 강조해왔듯, 중도보수가 1번 타깃임. 김동연과 김경수가 증세 주장을 하고 나선 데에 반해 이재명은 ‘국가재정 효율화’를 먼저 거론하며 증세론에 선을 그음. 어제 대선에서 선택적 모병제를 비롯한 국방공약을 우선 제시하고 나선 것도 중도층 및 보수적 남성 청년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임. 지금껏 나타나는 여론조사의 추이를 보면, 이재명의 이런 우클릭 전략은 꽤나 쏠쏠한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임.
③ 대선 주자들이 넘쳐나는 국민의힘의 경우, 후보들은 현재로서는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는 공약이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공간을 전혀 마련하지 못하고 있음. ‘절대 1강’이 없는 올망졸망 후보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당내 상대 후보를 견제하는 데 에너지를 더 쏟아야 할 판. 정책을 제시할 시간이나 여유 자체가 없는 형편. 다만, 국힘 후보들은 아직까지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당내 1위 후보가 아닌 전체 1위 후보인 이재명 공격에 집중하는 중. 다만, 각 후보들이나 국힘 지도부까지 가세해 이재명을 타격하는 게 이제는 매우 익숙한 풍경인 데다, 타격하는 내용 자체도 새로운 게 없어서 임팩트는 현저하게 떨어지는 느낌. 이재명은 그간 수많은 수사와 기소, 재판, 그리고 여러 차례의 큰 선거를 거치며 노출되지 않은 약점이 없고, 사생활의 사각지대조차 존재하지 않는 상황. 수많은 검증 탓에 비호감도가 커졌을 순 있지만, 반대로 더 뒤질 게 없다는 점은 이번 대선에서 상당한 장점이 될 수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