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나믹 코리아’에선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 수많은 이슈가 ‘핵관’(핵심관계자)의 입에서 말을 통해 명멸합니다. 쏟아지는 말들 중 옥석을 가리고, 말 뒤에 숨은 속내를 간파해 전해드립니다.
● 김·안·한·홍 4강 격돌 확정…2강 싸움 변수는?
▶안철수
"저를 4강에 올려주신 것은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라는 국민의 기대와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그 뜻을 깊이 새기고,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모아 반드시 승리하겠다. 우리는 이길 수 있다. 그리고 반드시 이길 것. 남은 기간 동안 변함없는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 –안철수 국힘 경선 후보, 4강 진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준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는)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폭거와 더불어, 한동훈 (전) 대표가 사사건건 반대하고, 어깃장 놓고, 깐죽거렸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는 어떤 일이 있어도 협력하고 같이 가야 되는데, (한전 대표가) 철없이 어깃장이나 놓고 그러니 (윤 전 대통령이) 화가 안 났겠냐. (비상계엄은) 그 돌파구로, 자폭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얼마나 심적 고통이 컸겠냐. 제가 당시에 당대표를 했으면, 절대 계엄도 오지 않고 탄핵도 오지않았다. (한동훈 후보는) 배신자 프레임에 갇혀서 헤어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이 20년간 키운 사람이고, 윤 전 대통령 시절에 ‘황태자’라며 법무부 장관과 당 비상대책위원장도 했다. 그런 분이 그런 식으로 하면 안된다.” –홍준표 국민의힘 경선 후보, 유튜브 ‘고성국 티브이’(TV)에 출연해
▶민주당 진상조사단
“한 보도에 따르면 홍준표 전 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한 핵심 인물인 최모씨가 지난 14일 출국해 현재 말레이시아에 머무르고 있다고 한다. 최씨는 지난 2021년 대선 경선과 2022년 대구시장 선거 당시 명 씨에게 홍준표 후보 관련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비용 4천여만원을 대납한 의혹을 받고 있다. 그 대가로 대구시 공무원에채용됐다는 의혹도 있다. 범죄 의혹이 있는 자들을 출국하게 놔두는 것이 대한민국 검찰인지, 대한민국 경찰인지 국민들께서 묻고 계신다. 수사기관이 범죄 혐의자들이도망가도록 방조하고 명태균 게이트 수사를 뭉개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조사단은 명태균 특검법을 다시 대표 발의해 통과시킬 것” –민주당 명태균게이트 진상조사단,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권성동-이양수
“다 알다시피 대통령께서는 탄핵 인용 결정으로 이미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간 상태다. 이미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간 상태에서 자꾸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고 왈가왈부하는 건 더불어민주당의전략이라고 저희는 그렇게 보고 있다. (탈당 요구) 그런 부분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는 자체가 어떤 불순한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거기(윤석열 출당·제명)에 대해 당내에서 논의한 바 없다.” –권성동 국힘 원내대표, 당원내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분열하면 망한다. 예전 대선을 보면 어느 당이든 분열한 쪽이 다 졌다. 통합을 하는 쪽이 항상 이긴다. 국민의힘이라고 하는 것이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은 당이다. 윤석열전 대통령이 뭔가를 하시지는 않고 제가 보기에는 재판에 집중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다. 대선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지 않으리라고 본다.” –이양수 국민의힘 사무총장,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결국 국민의힘 대선의 4강 후보가 추려짐. 예상대로 김문수와 홍준표, 한동훈이 안착. 그리고 안철수가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림. 나경원은 살아 남으려고 내란수괴에 의지한 채 극우로 치달으며, 심지어 드럼통까지 들어갔는데 낙마. 수도권 중진으로서 좋은 기반을 송두리째 날리고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은 셈. 이번 나경원의 탈락에는 며칠 사이 보였던 윤석열의 행태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임. '윤 어게인' 신당 창당 선언 해프닝이나, 전광훈의 대선 출마 및 윤석열 영입 선언, 그리고 전날 윤석열이 법정에서 보여줬던 여러 비상식적 모습이 부각. 결과적으로 윤이 '낙점'했다고 하는 나경원에게 오히려 역효과를 냈을 것으로 추정.
② 이번 1차 경선 결과를 통해 국민의힘 지지층과 보수층의 표심을 명확하게 분석하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음. 4명이 어떤 순서로 어느 정도 득표를 했는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 우선, 김문수와 홍준표가 압도적 득표를 한 게 아니고 4명이 큰 차이 없이 안철수가 비교적 선전했다면 보수지지층이 그래도 어느 정도 생각을 바꾸고 있다는 징후. 당내 반탄 및 친윤계에게 일정 부분 경고를 날린 것으로 해석해도 무방. 특히 안철수는 토론회 등 경선 과정에서 한동훈보다 훨씬 더 윤석열 출당과 탄핵의 강에 대한 선명한 입장을 밝히면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음. 윤석열이 싫고 보수 괴멸에 대한 위기감을 느낀 중도보수층에게 상당히 소구했을 가능성이 있음.
③ 반면 경선 결과, 김문수와 홍준표가 너무 많은 표를 가져가 나경원이 상대적으로 불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 이런 경우라면 국민의힘이 여전히 아스팔트 보수세력에게 포위돼 있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음. 경선 결과가 원칙적으로는 비공개라고 하더라도 통상 다음날 쯤엔 비공식적으로 구체적인 결과 수치가 흘러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보면 당심의 흐름을 좀 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듯.
④ 이제 남은 2강 싸움은 당원투표 50%, 여론조사 50%으로 결정. '찬탄 2 vs 반탄 2'의 구도가 형성. 2강 싸움 역시, 결국 핵심은 국민의힘 지지층과 보수세력이 ‘윤석열 탄핵의 강’을 얼마나 건널 수 있느냐의 문제. 윤석열을 버릴 것이냐 끌어안고 갈 것이냐의 화두를 놓고 당 안팎에서 치열한 내부 투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 일단 정치권에서는 한동훈이 무난히 2강에 안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음. 나경원이 아닌 안철수가 올라오면서 '찬탄 세력'의 표가 분산되어 한동훈에게 불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아 보임. 2대 2의 확실한 대결 구도가 형성되면서 보수층 내에서도 '찬탄 세력'이 가져올 수 있는 파이가 커진 측면이 있기 때문. 정치적 정당성으로도 찬탄이 명분이 있으므로 시간이 흐를수록, 한동훈-안철수 쪽이 점차 유리해질 것.
⑤ 나머지 1명이 김문수냐 홍준표냐의 문제인데, 둘 다 최근 약점이 크게 부각되며 확실한 '1강'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음. 경선 초기 확실한 1강이었던 김문수는 시간이 흐를수록 중도 확장성의 한계가 부각되면서 지지율이 뒷걸음질 치는 중. 홍준표는 노련하고 경험이 많긴 하지만 최근 '키높이구두 질문 논란'에서 보듯 대중에게 빈축을 사며 헛발질 중. 홍준표도 2강 안에 들 수 있다는 보장이 없음. 좀 더 지켜봐야 하는데, 아마도 남은 변수는 윤석열이 추가 액션을 하는지, 그리고 검찰 수사가 어떻게 되는지, 또한 한덕수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등이 될 것으로 보임.
⑥ 이번 경선 결과를 받아 든 권영세-권성동 투톱은 한동훈-안철수 찬탄 세력을 저지하기 위해 뭔가를 도모할 것. 윤석열 쪽도 마찬가지. 어제 권성동 원내대표와 이양수 사무총장의 발언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해석이 가능. 윤석열을 출당 시키자는 주장에 확실히 선을 그으면서, 여전히 당내 영향력이 강한 아스팔트 세력을 껴안고 가려는 태세. 2강 경선에서는 당원 투표가 50%이기 때문에 이들을 무시할 수 없다는 계산. 김문수나 홍준표 쪽으로 표를 몰고, 이후 한덕수를 끌어들여 경선 흥행을 노리려는 전략일 수도. 하지만 이게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 쌍권이 윤석열을 확실히 당에서 분리해내지 못할 경우, 윤석열은 대선판에서 끊임 없이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려 들 것이 분명하고, 이는 쌍권이 원하는 방향은 아님. 자칫하면 짧은 대선 기간 동안 국민의힘은 아무것도 못할 것이고, 역대 최악의 성적을 거두며 추락할 수 있음. 최소한 대선 뒤 당이 쪼개지는 ‘폭망’의 상황을 맞을 수도.
⑦ 당내 역학 관계와 별도로 홍준표를 겨냥해 진행 중인 검찰의 명태균 게이트 수사가 변수가 될 수도 있음. 경선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검찰이 정치적 오해를 사지 않겠다는 이유로 수사에 소극적으로 임할 가능성이 크지만, 이미 검찰 수사는 내부적으로 상당 부분 진행돼 있어 관련 내용들이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흘러나오고 있음. 이는 김문수에게 유리한 대목. 한편, 홍준표가 당내 최종 후보가 되지못하고 중간에 탈락한다면, 이후 검찰 수사의 칼날을 피해 가기는 어려울 듯.
● 역대급 ‘빌런’ 한덕수, 이젠 장외 플레이까지
▶한덕수 추대
“이제는 보수의 이념을 바탕으로 우리 안팎에 몰아친 시련과 갈등을 지혜롭게 헤쳐나갈 인물로 한덕수 총리를 국민 후보로 추천한다. 지금의 난국을 타개할 유일한 지도자로 한덕수 총리를 지지한다.” –한덕수 대행을 지지하는 '21대대통령국민추대위' 출범식 성명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오늘 회견을 당연히 알고 있다. 오늘 회견 내용에 대해 공식적으로 총리실에 보고할 예정이다. 40일의 전쟁이다. 짧은 시간 동안 퇴보(진보) 세력과 보수 세력간의 싸움이다. 적진 앞에서 분열이 일어나면 다 지게 돼 있다. 빅텐트 안에 다 모아질 것이고, 안 들어오면 들어오게끔 종용할 것이다. 여러분 생각보다 세력이 훨씬 크다. 한 권한대행이 100% (대선에) 나올 거라고 확신한다. 5월4일쯤 액션이 있을 거라 확신하고 근거가 있지만 노코멘트 하겠다.” –한덕수 국민추대위 박성섭 공동위원장, 출범식 뒤 기자들에게
▶성일종
“대한민국 혼돈의 질서를 마감하고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는 데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적임자다. 국민들이 시대에 필요로 하는 요구에 대해 어느 누구든 잘 마무리했다고 한다면, 역사적 책무를 회피해서는 안 된다. (한 대행 탄핵론에 대해서는) 국가를 그리 생각하고, 국가의 큰 여러 기관들이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것을 고민해왔다고 한다면 한 권한대행을 87일 동안 직무 정지시켰던 것부터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진성준
“한덕수 국무총리를 지체없이 직무 정지시킬 것을 공개 제안한다. 탄핵소추를 즉각 추진하자. 한 총리는 파면된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과 선거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할 자신의 본분과 책임을 망각했다. 42일밖에 남지 않은 대통령 선거를 중립적으로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최고 책임자가 엉뚱하게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 법률안 거부권을 비롯해 무제한으로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 막대한 국익이 걸려 있는 관세 협상과 관련해서도 굴종적 자세로 국익을 팔아넘기려 하고 있다. 한 총리의 행태는 헌법 위에 군림하는 제왕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위헌·위법 행위는 차고 넘친다. 때를 놓치면 돌이킬 수 없는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 당과 국회가 결단해야 한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권성동
“민주당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사유가 없음에도 자신이 있다면 (탄핵소추를) 하길 바란다. 원래 민주당은 나라가 어떻게 되든, 민생이 어떻게 되든 관심이 없다.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만 살리면 되고, 집권만 하면 된다는 생각 외에 없어서, 한덕수 권한대행에 대해서도 계속 겁박하고 협박하는 것이다. 겁박에 그치지 말고 실행하길 바란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당원내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계엄사태의 한복판에 있는 장본인이다. 통상적인상식으로 생각할 것 같으면 한 총리는 대통령 후보가 될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본인이 지금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은 주변에서 자꾸 부추기는 사람이 있으니까 ‘행여나’ 하는 생각을 하는 것. 내가 아는 한 총리는 사람이 그렇게 비합리적인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후보로 나갈 결심을 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한덕수가 공정하고 상식적인 임시 관리자의 역할을 포기한 지는 오래 전이지만, 이렇게까지오랜 기간 동안 다방면에 걸친 ‘빌런’ 역할을 할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함. 도저히 대선에 출마할 ‘정당성’ 자체가 없는 국무총리가 ‘출마 카드’를 접지 않고 암약하면서 정치적 혼란과 퇴행을 부추기고 있고, 경제분야에서도 만만치 않은 불안감을 조성 중. 재계와 정치권에서는 한-미통상 협상 과정에서 한덕수가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무슨 성급한 ‘짓’을 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한 상황. 존재감을 최대한 드러내지 않은 채 있는 듯 없는 듯 선량한 상황 관리가 최우선이어야 하는 위치인데, 자신이 마치 정국의 ‘키맨’이자 국가 지도자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듯. 노욕의 무서움이란…
② 급기야 한덕수는 국민의힘 내부 부추기는 세력에 더해, 노회한 정치인들이 가끔 쓰는 외곽조직 우선 띄우기 수법으로 대선 출마 ‘간보기’에 돌입. 통상 이런 외곽조직이나 추대모임을 출범시킬 때, 해당 정치인들은 “나는 관여한 바 없다”,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는 식으로 피해가는데, 한덕수 역시 이 추대모임에 대해 선을 그은 채 분위기를 관망하는 중. 하지만 이 모임의 핵심 인물이 한덕수와 연락도 하고, 출범식을 하는 걸 알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봐서, 한덕수는 이런 출범식 소식을 듣고 전혀 말리거나, 부정적 의사 표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임. 어쩌면 적극적으로 원했을 수도. 조기 대선 관련 현재는 심판 역할인데, 장외에서는 선수복을 만지작거리며 등판 시점을 보는 중. ‘간덕수’의 거듭되는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행태를 비판하는 것도 이젠 지칠 대로 지쳐가는 중.
③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원장이 공개적으로 한덕수 탄핵을 주장하는 것도 아마 지칠 대로 지쳐서 그랬을 것. 전략적으로는 탄핵을 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지만, 한덕수의 행태 자체는 그냥 두고 보기 힘든 수준이어서, 정치적 화풀이를 하는 수준. 민주당의 한덕수 탄핵을 간절히 바라는 권성동이 “할 테면 해보라”고 부추기고 나섰지만, 권성동 뜻대로 사안이 흘러갈 리 없음.
④ 진성준의 화풀이성 탄핵 주장과 별도로 아마도 이재명 후보와 그 대선 캠프에서는 ‘한덕수의 끝까지 버티기’를 응원하며 최대한 시간을 끌어주기를 바라는 이들도 상당수일 것. 한덕수의 거취를 둘러싼 문제와 관련해 지금은 ‘정치적으로 올바른 주장’과 ‘실리적으로 도움이 되는 상황’이 정반대이기 때문. 이완규를 지명하는 월권을 저지르고, 출마를 저울질하며 공정한 선거관리자의 의무를 내팽개친 한덕수를 당장 탄핵하고 멈춰 세우는 것은 정치적으로 올바른 주장임. 하지만 민주당 처지에서 실리를 따진다면, 한덕수가 버티고 그를 지렛대 삼아 내란옹호 세력과 그 후보들이 여전히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지지층을 붙들고 있는 상황이 대선 승리에는 도움이 될 것. 그야말로 웃픈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