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나믹 코리아’에선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 수많은 이슈가 ‘핵관’(핵심관계자)의 입에서 말을 통해 명멸합니다. 쏟아지는 말들 중 옥석을 가리고, 말 뒤에 숨은 속내를 간파해 전해드립니다.
● ‘찬탄이냐, 반탄이냐’…국힘, 복잡한 함수 풀이
● 이재명 재판 속도 내는 대법원, 속내는 뭘까?
● ‘찬탄이냐, 반탄이냐’…국힘, 복잡한 함수 풀이
▶홍준표
“(한덕수 대행의 출마 변수 관련) 출마하고 안 하고, 나는 한 권한대행 문제는 고려의 대상 자체에 넣지 않는다. 우리당 경선(후보 등록)이 끝났고 본선에서 한 권한대행의 무소속 출마 여부는 고려 대상에서 빼고 생각을 한다. 한 권한대행을 잘 안다. 지금 대통령 권한대행 역할로 정신이 없을 것이다. 한 권한대행 추대위라고 보니 전부 민주당 사람들이던데, 민주당 사람들이 우리 당 잘 되라고 했겠나. 나는 이재명 후보와 단일화 하려는 것이구나 생각했다. ‘빅텐트’를 치려면 가장 중요한 사람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다. 이 후보가 어제 전화가 왔다. ‘빨리 경선을 끝내라’ 이야기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경선 후보,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에서
▶한동훈
“( 2차 경선과 관련해) 당원들의 숫자가 굉장히 많아져고 당원들의 수준이 높으시기 때문에 당심과 민심은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제가 64%로 당대표에 당선될 때도 정확하게 당심과 여론조사 민심은 같았다. 열심히 해서 4명 선거에서 반드시 과반 이상 득표를 해서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고 4월29일부터 우리 당이 곧바로 본선 체제로 이재명 민주당을 상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 –한동훈 국민의힘 경선 후보,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안철수
“김문수, 한동훈, 홍준표 후보에게 제안한다. 우리 누구도 윤 전 대통령의 탄핵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국민 앞에 솔직히, 진심으로 사과하자.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은 보수 전체의 뼈아픈 역사다.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과거의 실책을 외면하지 않고 직시해야 한다. 이재명을 이기고자 한다면 먼저 우리 스스로부터 달라져야 한다. 탄핵의 강을 넘어야 비로소 국민의 길, 이기는 길이 열린다.” –안철수 국민의힘 경선 후보,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준석
“나를 정치적 살인하려 했던 사람들한테 희대의 가스라이팅을 받아서 ‘이재명을 막으려면 함께 해야지’ 정도의 아주 간단한 정치 논리에 호응한다면, 내가 무슨 정치를 해온 건가. (국민의힘은) 나를 죽이려 했던 원수다. 대선 완주가 아니라 당선되겠다. (한덕수 차출론이 윤심 아닌가 하는 질문에) 3년 동안 윤심에 의해 진행된 일 중 정상적인 일이 없었다. 윤 전 대통령이 그 수준의 정치력으로 뭘 도모하든지 간에 의미는 없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손학규
“우리나라 위기에 대응하는 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금 거론되고 있는 어떤 후보자보다도 경쟁력이 있다. OECD 대사도 하고 주미대사도 하고 경제부총리, 국무총리를 했다. 미국의 전 세계에 대한 도전, 트럼프와 우리나라에 관계된 것에 대응할 능력이 충분히 갖춰져 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이 관세전쟁이다. 중요한 것은 한 대행 자신의 의지다. 우선 그분이 확실하게 '대선에 나서서 나라를 구하겠다' 이런 의지를 갖고 그걸 표명을 하는 것이 첫째고, 두번째는 국민의힘에서 그분을 제대로 받아들일 여건이 돼 있는가 그게 문제다. 이분이 나서서 ‘내가 나를 버리겠다', '내 권력이 아니라 우리나라 정치 체제 권력 구조를 바꾸는 데도 내가 역할을 하겠다', '우선은 통상 관리, 외교 관리부터 하겠다', '3년 과도 정부로 개헌을 하겠다' 그러면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도울 자세가 돼 있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국민의힘 2차 경선은 여러 변수들이 작용하는 매우 복잡한 함수 풀이가 될 전망. 최종 2강을 예측하는 일이나, 최종 후보가 누가 될 것인지를 예측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뜻. 우선 ‘찬탄2 vs 반탄2’의 구도로 짜인 점이 주목받고 있으나, 실제 2강 싸움의 양상은 찬탄과 반탄의 싸움이 아닌, 찬탄끼리, 그리고 반탄끼리 누가 자기편 표를 많이 가져오는가의 싸움이 될 전망. 즉 최종 2강에 들기 위해서는 찬탄 쪽 지지층을 겨냥한 ‘한동훈 vs 안철수’의 싸움. 반탄 쪽 지지층을 겨냥한 ‘김문수 vs 홍준표’의 싸움이 진행된다는 뜻.
② 각 후보들도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탓에, 안철수와 한동훈은 ‘윤석열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는 주장을 좀 더 선명하게 제기할 것으로 보임. 특히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아스팔트 보수 등을 의식해 약간 주저하고 있는 한동훈에 반해, 안철수가 부쩍 선명한 메시지를 내면서 치고 나가는 형국. 더구나 한동훈의 경우 윤석열과 똑 같은 ‘정치 초보에 검사 출신’이라는 약점을 안고 있음. 현재로선 한동훈이 안철수에 비해 압도적으로 유리해 보이지만, 한동훈이 계속 수세적인태도를 유지한다면 그나마 있던 찬탄 쪽 지지층을 안철수에게 많이 빼앗기게 될 것이고, 그 결과로 김문수와 홍준표에게 1,2위를 내주는 상황을 맞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음.
③ 더구나 1차 경선과 달리 2차 경선은 100% 여론조사가 아니라, 당원 50%, 여론조사 50%로 치러지는 변수가 있음. 1차 경선 때보다 아스팔트 보수의 영향력이 훨씬 클 수밖에 없음. 또한 국민의힘 친윤 주류 의원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면서, 조직표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 안철수 뿐 아니라 한동훈도 모든 걸 걸고 ‘탄핵의 강 건너기’ 캠페인을 벌이고, 국힘이 건강한 보수당으로서 되돌아오길 바라는 세력들을 최대한 이번 경선에 끌어들여야 함. 안철수와 한동훈이 경쟁을 하면서도, 둘이 함께 ‘중도보수의 파이’를 키워야 할 공동 과제를 안고 있다는 뜻임.
④ 김문수와 홍준표는 친윤계와 친윤석열 세력, 그리고 아스팔트 보수의 지지를 끌어와야 하는 처지. 이들 세력이 줄곧 지켜보고 있다가 2차 경선 막판이 되면 한동훈을 저지할 수 있는 특정 후보 1인에게 쏠릴 가능성이 있음. 흐름을 보면, 김문수가 다소 주춤하는 사이 홍준표가 다 따라잡은 형국. 홍준표는 쉴 새 없이 말을 쏟아내 언론의 주목을 끌어내는 데 달인인 반면, 김문수는 임팩트 있는 발언을 하는 데 매우 취약해서, 언론 노출에도 한계를 드러내는 중. 시간이 충분하다면 홍준표의 역전은 따놓은 당상 같은데, 시간이 부족해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아직은 오리무중.
⑤ 이와 함께 김문수-홍준표가 장외에서 대기 중인 한덕수에 대해 어떤 스탠스를 취하는가 하는 점도 아스팔트 세력의 선택에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임. 김문수는 한덕수와 차후 단일화 경선에 열려 있는 태도를 보이는 반면 홍준표는 철저하게 한덕수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음. 오히려 홍준표는 자신이 본선에 진출할 것을 염두에 두고 한덕수가 아닌 이준석에게 공을 들이고 있음. (*이준석에게 공들이는 게 대선 본게임을 치르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겠으나, 이준석이 이번 대선에서는 이런 ‘빅텐트론’에 응할 리가 절대로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헛물켜기에 가까움) 한덕수가 출마 결심을 굳히고, 한덕수 지지층이 일단은 모두 김문수 쪽으로 이동하고, 나경원까지 김문수 쪽에 가세한다면, 홍준표가 2강에 들지 못할 수 있음.
⑥ 어제는 한덕수도 모자라, 손학규까지 등장해 한덕수 대망론을 띄우고 나섬. 장이 섰으니, 장돌뱅이 경력이 화려한 ‘올드 보이’들이 기웃거리는 것은 어쩔 수 없어 보이나, 참 보기는 좋지 않음. 자신의 등장 자체가 이제는 자신이 지원하려는 사람에게 플러스가 아닌, 마이너스가 된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지…그저 안타까울 뿐.
● 이재명 재판 속도 내는 대법원, 속내는 뭘까?
▶대법원
“2025도4697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피고인 이재명)에 대하여 전원합의체 속행기일이 4월24일로 정해졌다.” –대법원 공지문
▶신동욱, 주진우
“대법원이 이재명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한데 이어 사건 속행 기일을 내일 열겠다고 밝혔다. 국민적 관심사와 사회적 파급 효과를 감안해 대선 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사실상 드러낸 것이다. 이 후보의 사법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사법적 중립성과 공정성 차원에서도 늦었지만 최선을 다해 빨리 판결을 내려주기를 촉구한다.” –신동욱 국민의힘 대변인, 논평을 내어
“정치의 시간표와 사법부의 시간표가 각각 돌아가는 것이 삼권분립이다. 대법원은 파기자판(원심 파기 후 하급심으로 돌려보내지 않고 대법원에서 자체적으로 판결하는 것)을 통해 유죄인지 무죄인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유죄 취지 파기환송이라면 적어도 대통령이 되면 하던 재판이 멈추는지는 명확히 결정해 줘야 한다. (이는) 대법원의 주요 심리 대상이다.” –주진우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청래
“극히 이례적인 (대법원의) 속도전에 국민들 시선이 곱지 않다. 서부지법폭동 때는 공개적 분노나 비판 없이 차분하던 사법부가 이상하다. 정치적으로 중립이어야 할 대법원이 결과에 무관하게 대선판에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서고 싶은가? 나는 심각하게 보고 있다.”
“대법원은 헌법 정신을 지켜야 한다. 국민이 투표로 뽑는 대통령을 대법이 흔들려 한다면 용서치 않을 것이다. 순천자는 흥하고, 역천자는 망한다.” –정청래 국회 법사위원장, 자신의 페이스북에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이재명의 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을 다루는 대법원의 태도와 속도가 예상을 크게 벗어날 만큼 이례적인 것은 맞음. 이재명이 대법원에 검찰 상고이유서에 대한 답변서를 낸 지 하루만에 기다렸다는 듯이 소부에 배당하고, 다시 조희대 대법원장이 직접 전원합의부에 회부하고, 회부 당일에 합의기일을 열고, 다시 이틀 만에 2차 합의기일을 여는 것. 대법원 역사상 이런 속도는 없었음. 통상 대법원 합의기일은 한 달에 한 번 열렸기 때문.
② 이런 속도전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것은 객관적 사실인데, 그 의도나 속내를 알 수 없다는 게 문제. 몇 가지 경우의 수가 있음. 첫째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선거법 재판의 6·3·3(1심 6개월, 2심 3개월, 3심 3개월) 원칙을 공개적으로 강조한 만큼, 약속을 지킨다는 차원에서 단순히 서두르는 것일 수도 있음. 선거 일정과 상관 없이 대법원은 재판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있다는 단순 알리바이 차원일 가능성. 3개월 원칙을 지키더라도, 6월 말이 마지노선이라, 대선은 그 전에 끝남
③ 두번째 경우는 이재명이 유력 대선주자인 만큼, 유죄이든 무죄이든 대선 전에 사법부가 최종 판단을 내려줘야 한다고 조 대법원장이 마음을 굳혔을 가능성도 있음. 1심과 2심 판단이 정반대로 바뀐 만큼 대법원이 갈래를 타줘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다만 이 경우에도 무죄이면 그걸로 정리되는 것이고, 유죄 판단을 하더라도 사건을 2심 재판부로 돌려보낼 가능성이 99%. 이재명 후보가 타격은 입겠지만, 이 역시 대선 전에 이재명 후보에 대한 유죄가 확정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움.
④ 세번째는 대선까지 남은 시간이 물리적으로 40여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법원이 향후 제기될 수 있는 헌법 84조 논란에 대비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음. 만약 이재명 후보가 당선돼 대통령에 취임한다면 대통령의 형사불소추특권을 규정한 헌법 84조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음. 이 문제가 헌법재판소로 갈 수도 있겠지만, 그 전에 대법원 역시 이런 경우 재판을 계속할지 말지 여부에 대해 입장 정리를 해 둘 필요가 있음. 이 과정에서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사이에 권한이나 주도권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음. 이재명 후보에 대한 재판을 신속하게 전원합의체로 넘겨 진행하면서, 대법관 전체의 의견을 조율할 필요성이 있었을 수도.
⑤ 대법원의 속내가 무엇인지 알 길은 없으나, 분명한 것은 대법원이 이재명 재판을 통해 이번 대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려 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임.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은 일. 대선 전에 이재명 무죄 판결을 한다면, 일방적으로 이재명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게 됨. 반대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을 하는 것 역시 대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낳게 됨. 평소에 재판 늦기로 유명한 대법원이 이재명 사건을 신속 재판의 첫 사례로 내세운다면,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이 대법원의 진정성을 믿어 주지 않을 것. 어떤 식으로든 대법원이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결과는 피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