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그 이후’를 보는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다이나믹 코리아’에선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 수많은 이슈가 ‘핵관’(핵심관계자)의 입에서 말을 통해 명멸합니다. 쏟아지는 말들 중 옥석을 가리고, 말 뒤에 숨은 속내를 간파해 전해드립니다.
● 한덕수와 단일화 수용? 국힘 경선 결국 예선?
● ‘윤석열 사단’의 무리수…검찰 최후의 날이 온다
● 한덕수와 단일화 수용? 국힘 경선 결국 예선?
▶한동훈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한 다음 본선 승리를 위해 모든 사람들과 함께 할 것이다. 특히 한덕수 총리님과 저는 초유의 계엄 상황을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수습하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댔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고 꽃피우겠다는 생각이 완전히 같다.” –한동훈 국민의힘 경선 후보,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가 이기기 위해서는 뭐든 해야 한다. 치열하게 토론하더라도 힘을 합쳐서 이겨야 한다는 데에선 김문수 후보나 저나 똑같은 생각일 것이다. (다만) 보수를 대표하는 우리 정당에서 치열하게 경선하는 과정에서 미리 그것(한 대행과 단일화)을 앞장서서 이야기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 대행을 개인적으로 잘 알고 있다.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분이다. 우리 당의 치열하고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돼야 할 경선을 흐려지게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 입장은 지금도 같다.” –한동훈 후보, 채널A스튜디오에서 열린 김문수 후보와 '1대1 맞수 토론'에서
▶홍준표
“한덕수 권한대행이 출마한다면 ‘반 이재명 빅텐트’ 단일화 협상의 길은 열어놓겠다. 당내 찬탄(탄핵 찬성), 반탄(탄핵 반대)을 가리지 않고 모두 함께 가겠다. 계엄 사태는 탄핵으로 정리됐고, 우리는 지금 대선 승리 목표만 남아있다. 당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도 함께 데리고 가겠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하고 반이재명 단일화에 나선다면 한 대행과도 함께하겠다.” –홍준표 국민의힘 경선 후보, 자신의 경선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문수
“한덕수든 김덕수든 무조건 다 합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를 이겨야 한다. 우리가 이 후보를 꺾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의회·국회 독재에 대통령 독재까지 합쳐져 국민들이 도저히 살 수 없다. 국민 중 정치적으로 (이 후보를) 반대하는 사람은 전부 정신병원에 갇힐 우려가 있다.” –김문수 국힘 경선 후보, 채널A스튜디오에서 열린 한동훈 후보와의 '1대1 맞수 토론'에서
▶안철수
“지금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경선이 한창이지만, 정작 이슈의 중심은 따로 있다. 바로 한덕수 대행의 출마 여부다. 한덕수 대행은 탄핵당한 윤석열 정부의 유일한 국무총리였다. 국정 실패·계엄·탄핵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 대행의 출마는 국민의 상식과 바람에 반하는 일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트럼프 정부와의 통상 전쟁에 대응해야 할 중대한 시기다. 명분도 결단도 없이 떠밀리듯 나서는 출마는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당내 일부 정치세력들이 자신의 이해관계만을 앞세워 출마를 부추기고 있지만, 부디 출마의 강을 건너지 말아달라. 지금 우리가 건너야 할 강은 탄핵의 강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경선 후보,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원식
“국회의장으로서 권한대행께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과 권한대행의 권한이 동일하다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발상이다. 권한대행께서는 대정부질문 국회 출석 답변과 상설특검 추천 의뢰 등 해야 할 일과 헌법재판관 지명 등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잘 구별하시기 바란다. 12·3 비상계엄의 여파가 여전하다. 파면당한 대통령을 보좌한 국무총리로서, 권한대행으로서 책임을 크게 느껴도 족한 때다. 이럴 때 대통령을 보좌했던 국무총리로서 권한대행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잘 처리해야 한다고 하는 것을 국민을 대표해서 국회의장이 말씀드리는 것” –우원식 국회의장, 국회 본회의에서 한덕수 대행에게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국민의힘 경선 주자들과 한덕수 권한대행의 태도를 보면, 한덕수의 행보가,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서 벗어나, 점차 출마 쪽으로 향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음. 대통령이 파면당한 정부의 2인자의 대선 출마라는 게, 도의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심지어 수학적으로 계산을 해봐도 가능하지 않은 일임. 이 정부에서는 윤석열의 ‘계엄 선포’처럼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실제 눈앞에 펼쳐지는 일이 잦음. 한덕수의 출마도 또 그런 경우일 수 있겠음.
② 한덕수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며 찬성하는 태도를 보였던 김문수 외에 어제는 홍준표와 한동훈마저 태도를 바꿔 한덕수의 출마를 전제로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놓음. 급박한 경선판에서 2강에 들고, 최종 후보로 선출되려면 한덕수를 지지하는 보수층의 표심을 끌어와야 하는 급박한 사정이 작용했을 수는 있지만, 이는 정치의 정도는 아님. 불과 전날까지만 해도 한동훈은 언론 인터뷰에서 한덕수 출마에 대해 “거칠게 비유하자면 테마주 주가조작 같은 것”, “(한덕수 출마 거론 자체가) 해당 행위라고 본다”고 비판한 바 있음. 홍준표 역시 ‘한덕수 차출론’을 두고 앞서 “철딱서니 없는 짓”, “비상식적”이라고 비판했음. 표가 아무리 급하더라도, 하루 아침에 태도를 180도 바꾸면서, 국회의원 배지도 아니고, 나라의 대권을 달라고 할 염치가 있는 것인지…
③ 이제 국민의힘 경선에서 안철수만 ‘나홀로’ 한덕수의 출마 자체를 강하게 반대하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음. 나머지 3명의 행태가 워낙 비정상적이고, 오락가락 중심을 잡지 못하다 보니, 한때 유치하고 ‘간만 보는’ 듯한 느낌을 줬던 안철수가 가장 ‘멀쩡한 후보’로 보이는 게 지금 국힘의 현실임. 4명의 후보 중 3명의 후보가 사실상 한덕수와 그 지지 세력에게 구애를 하고 있고, 경선이 중반에 이르기까지 온통 이슈를 당내 후보가 아닌 외부의 한덕수가 잡아먹고 있으니, 이번 조기 대선은 해보나마나인 듯. 당적도 없는 한덕수가, 국민의힘과 보수정치 전체를 망치는 중.
④ 한덕수는 어제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자신의 출마와 관련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음. 오죽하면 ‘점잖고, 신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작정하고 쓴소리를 했을까 싶음. 원래 시정연설을 시작하기에 앞서 연설자는 국회의장 등과 사전 환담을 하는 게 관례인데, 한덕수는 국회의장의 이런 환담 요청도 거부했다고. 아마 한덕수도 자신의 ‘전략적(?)’ 침묵이 떳떳하지 못하다는 것을 의식은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음. 다만 왕성한 노욕이 그런 부끄러움과 수치심을 압도하고 있는 상태로 보임.
● ‘윤석열 사단’의 무리수…검찰 최후의 날이 온다
▶전주지검
“항공사의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인) 서씨 채용의 실체는 일각의 주장과 달리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회사 업무에 적합한 임직원을 채용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 가족의 태국 이주 지원을 위한 부당한 특혜 채용이다. 고발 사실을 중심으로 절제하면서도 철저한 수사를 진행했다. 사건의 의미 등을 고려해 공무원 신분인 문 전 대통령 및 뇌물 공여자만 공소제기함으로써 기소권을 절제하여 행사했다. 이 사건의 핵심은 문 전 대통령이 자신의 포괄적 권한 행사를 통한 정치적·경제적 혜택을 기대한 정치인이자 공공기관장, 기업가인 이 전 의원이 지배하던 항공업체를 통해 자녀 부부의 태국 이주를 지원하는 특혜를 제공받은 것이다.” –전주지검, 문재인 전 대통령을 기소하며 설명자료를 내어
▶문재인
“(검찰이 자신을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한 것에 대해) 터무니없고 황당한 기소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기소와 탄핵에 대한 보복성 조치다.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는 것을 넘어, 검찰권이 얼마나 어처구니없이 남용되는지 밝히는 계기로 삼겠다. 수사권 남용 등 검찰의 불법행위에 대해 형사고소하겠다. 검찰을 개혁하는 기회로 여기겠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 전 대통령 입장을 전함
“검찰의 질의서를 받고 변호인을 통해 4월말까지 제출하겠다고 알리고 질의답변서를 작성 중이었다. 검찰은 이런 사실을 알고도 자신들이 짜 맞춰 놓은 가공의 사실에 기반해 위법한 ‘벼락 기소’를 했다. 전직 대통령에게 진술권, 반론권의 기회조차 부여하지 않은 채 기소하는 것 자체가 정치검찰이 공소권을 남용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측, 검찰 기소에 대해 언론에 전한 입장
▶강유정(이재명 캠프)
“검찰에 의한 전 정부 탄압이자 정치보복이 명백해 보인다. 검찰은 범죄의 정황이 뚜렷한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은 불기소하고, 윤석열의 구속취소는 항고도 포기했다. 그런 검찰이 전 정부 인사에 대해서는 기소권을 남용하고 있다. 검찰은 사회 질서 유지의 최후 보루여야 한다. 있는 죄는 덮고, 없는 죄를 만들며 권력을 남용하는 정치 검찰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 검찰은 부당한 기소를 즉각 거두길 바란다.” –강유정 이재명 캠프 대변인, 논평을 내어
▶국민의힘
“성역 없는 수사로 권력범죄의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고 심판대에 올린 수사팀의 노력과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 법원이 국민의 기대치에 맞는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주기를 기대한다. 문 전 대통령과 민주당 역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정치적 수사와 경거망동을 멈추고 다가올 법의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일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 논평을 내어
▶토마토레터의 관전평
① 검찰의 갑작스럽고 기습적인 문재인 전 대통령 기소는 그야말로 충격적. 뇌물죄를 적용한 것 자체도 그렇고, 시점도 매우 악의적임. 검찰의 기습 기소로 문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여섯번째로 재판에 넘겨진 사례인데, 사실상 검찰이 죽음으로 몰고 간 노무현 대통령 사례까지 포함하면,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까지 모조리 법정에 서는 불행한 역사를 쓰게 됐음. 공교로운 건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이 모두 윤석열 사단에 의해 기소됐다는 점. 다만, 이번 문재인 전 대통령 기소는 다른 사례와 달리 혐의가 분명하지도 않은 사안에 대해 정치적 목적이 도드라져 보이는 기소라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할 수 있음.
② 검찰이 딸 문다혜씨나 옛 사위는 기소하지 않고,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서만 ‘뇌물죄’를 적용한 것은 다분히 정치적 의도와 노골적 망신주기를 노린 것으로 볼 수 있음. 사실 수사를 3년5개월이나 끌 사안도 아니었고, 그 오랜 시간 수사를 해놓고 정작 기소할 때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단 한 번도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 전주지검이 기소를 하면서, 전주지법도 아니고, 그렇다고 문 전 대통령의 거주지인 양산을 관할하는 울산지법도 아닌, 서울중앙지법에 기소한 것도 다분히 의도적. 이 역시 향후 재판 과정에서 언론 보도를 최대한 끌어내기 위한 또다른 망신주기의 일환. 검찰은 “해당 사건이 청와대를 중심으로 발생했다는 판단에 따라” 중앙지법에 기소했다고 하는데, 지금 청와대에 뭐가 남아 있다고…참으로 치졸하고 비논리적 설명이 아닐 수 없음.
③ 이번 검찰의 기소는 그 자체로 ‘해체 수준’의 개혁이 필요한 검찰의 현 주소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만. 박영진 전주지검장은 전임 지검장이었던 이창수 서울지검장과 함께 검찰 내 ‘윤석열 사단’의 핵심 중 한명으로 분류. 이창수 후임으로 전주지검장으로 낙점된 것도, 결국 전주지검에서 진행 중이었던 이번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투입된 것으로 봐도 무방. 어쩌면 이번 기소가 윤석열 사단의 마지막 ‘몸부림’일 수도 있겠음. 다만 윤석열 사단이 아닌 다른 대다수 검사들은 이번 기소 사실을 접하고 기겁을 했을 것으로 보임. 그렇지 않아도 윤석열 정부 3년 동안의 ‘패악질’ 때문에 조직의 존망이 위태로운 상황인데, 윤 사단의 마지막 자살골로 수술대에 오르는 수순이 좀 더 확실해지고 앞당겨 질 게 분명해 보이기 때문.
④ 이재명 후보는 아마 대선 과정에서 검찰개혁을 메인 테마로 삼지 않을 것이고, 이 문제에 대해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쓰지 않을 것임. 하지만, 그 속내로 보면, 누구보다 검찰개혁 또는 검찰해체에 이를 갈고 있을 것임. 아마도 이재명이 집권한다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할 것이고, 검찰은 사실상 기소청 수준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큼. 그 사이 검찰이 이런저런 수사와 항명을 통해 저항을 하겠지만, 일을 추진하는 속도와 기세는 이재명이 과거 문재인 대통령보다 훨씬 강력한 스타일. 더구나 의회의 구성 자체도 민주당이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고, 이번 문 전 대통령 기소로 민주당 내부에선 그 누구도 검찰개혁 및 해체에 속도조절을 주문하는 사람은 없을 것으로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