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배송 1박스 문 앞으로 배송완료했습니다."
1주일에 2~3번은 이 문자를 받게 됩니다. 쿠팡에서 주문한 제품이 도착했다는 알림문자입니다. 쿠팡이 없을 때 어디서 먹거리와 생활용품들을 샀는지 기억조차 나질 않습니다.
로켓배송으로 유통 업계 1위에 올라선 쿠팡은 이제 신세계와 롯데 등 유통 대기업들이 따라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 주차장에 주차된 쿠팡 택배 차량. (사진=뉴시스)
쿠팡의 성공에는 이른바 '쿠팡맨'이라고 하는 택배노동자들의 공도 크다고 할 수 있죠. 그 어느 곳보다 빠르게 물품을 배송하고 반품 접수도 빨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쿠팡과 택배노조가 '클렌징' 제도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클렌징 제도는 쿠팡이 세운 회수율을 채우지 못할 경우 택배 대리점의 배달구역을 회수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배달 구역이 회수되면 택배 기사는 해당 지역에서 더는 배송 업무를 할 수 없게 돼, '상시 해고'와 마찬가지라는 것이 택배노조 측의 주장입니다.
택배노조는 지난달말부터 쿠팡의 물류배송 자회사 쿠팡로지스탁스(CLS)에 클렌징 제도를 폐지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클렌징 제도로 인해 최근 분당 대리점에서 4명, 울산 택신 대리점에서도 택배 기사 7명이 해고당했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입니다.
택배기사가 주 60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이나 주말·명절근무 등 초과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 주장의 배경입니다.
쿠팡은 애초에 '클렌징 제도'라는 것 자체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택배노조의 허위 주장에 대해 형사 고소 등 법적 조치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택배 노동자가 없이는 쿠팡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택배노동자들에게 무리한 근로조건이라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수준으로 낮춰야 할 것입니다.
쿠팡이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 로켓배송할 수 있는 그날이 오기까진 더 갖춰야 할 것이 많아 보입니다.
유태영 기자 t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