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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진출 확정부터 봄 배구 준비, 첫 PS 출전까지 모든 과정 즐거웠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배구 여자부 미들 블로커 정호영(22·정관장)은 생애 첫 V리그 포스트시즌을 떠올리며 아쉬움과 즐거움을 동시에 드러냈다. 인도네시아 청소년 체육부 산하 '스포츠 기금 및 경영관리기관'(LPDUK) 초청으로 동료들과 함께 인도네시아에 도착한 정호영은 18일(현지시간) 공동취재단과의 인터뷰에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플레이오프(PO) 진출 확정부터 봄 배구 준비, 첫 포스트시즌 코트를 밟기까지 모든 과정이 즐거웠다"고 돌아봤다. 정관장은 2023-2024시즌 후반기 맹렬한 기세로 3위로 도약, 7시즌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에 올랐다. 2019-2020시즌 프로에 입문한 정호영은 개인 첫 봄 배구를 치렀다. 하지만, 정관장은 PO에서 흥국생명에 1승 2패로 밀렸다. 정호영은 PO 1차전에서 무릎을 다쳐 2, 3차전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당시 정호영은 3차전을 앞두고 고희진 감독에게 "뛸 수 있다"고 강하게 요청했지만, 고 감독도 강하게 만류했다. 정호영은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코트 위에서 힘을 보태겠다. 그땐 감독님도 나를 말릴 수 없을 것"이라고 챔피언결정전 코트를 누비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지만, 정관장의 봄 배구는 PO 3차전에서 끝났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과정은 즐거웠다. 정호영은 "정규리그 막판 7연승을 달리며 팀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고, 몸 상태도 좋아 하루빨리 첫 봄 배구를 만끽하고 싶은 마음으로 결전을 대비했다"고 회상했다. PO를 앞두고 정관장은 흥국생명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에 대비하는 '앰프 훈련'도 했다. 정관장은 훈련 코트 주변에 대형 앰프 4개를 설치해 흥국생명 응원가를 크게 틀어 놓고 훈련했다.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이 관중 가득한 야구장에서 훈련하는 것처럼 응원 분위기 적응에 나선 것이다. 효과는 확실했다. 정관장 선수 대부분이 포스트시즌이 처음이라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관중 응원에 주눅이 들거나 혼란을 겪는 일은 없었다. 정호영은 "코트 위에선 관중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데, PO 땐 확실히 달랐다. 팬들의 응원 소리가 정말 컸다"면서 "그래도 앰프 응원 소리에 잘 적응된 덕에 크게 흔들리진 않았다. 오히려 앰프 응원(데시벨)이 더 큰 것 같았다. 마음을 다잡는 데 도움이 됐다"라고 돌아봤다. 너무 들떴던 탓일까. 정호영은 PO 1차전에서 예상치 못한 부상을 당하며 봄 배구를 제대로 만끽하지 못했다. 그는 "포스트시즌을 준비하면서 정말 재밌었다. 컨디션도 나쁘지 않아서 기대를 많이 했다. 모든 게 잘 될 것만 같은 느낌에 들떠 있었는데, 그럴 때 조심했어야 했다"며 "아니나 다를까, 1차전이 끝나고 뼈에 멍이 들어서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첫 봄 배구라서 이렇게 마치고 싶지 않았지만 아쉬웠다"라고 돌아봤다. 그래도 PO는 정호영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그는 "봄 배구가 어떤 무대인지 한 번 경험했으니 이젠 긴장할 일은 없을 것 같다"며 "한 번 포스트시즌 분위기를 만끽하니까 또 하고 싶고, 더 큰 무대(챔피언결정전)에 오르고 싶다는 욕심도 생기더라. 이번 봄 배구가 결과는 아쉽지만 즐거웠고, 내게는 좋은 동기부여가 된 것 같아 좋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활짝 웃었다. 정호영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는 20일 예정된 인도네시아 올스타팀과 친선경기 일정을 마치면 바로 국가대표팀에 합류해 오는 5월 열리는 2024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를 위한 담금질에 들어간다. 정호영은 "지금 우리 대표팀 선수들에겐 승리가 가장 큰 약인 것 같다. 자신감을 되찾고 좋은 경기를 하고 오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새 대표팀 사령탑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정호영은 "인도네시아에 오기 전에 한 번 만나고 왔는데 섬세하고 따뜻한 분인 것 같다. 확실한 강단이 있는 분 같은데 기대가 된다"라고 전했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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